[정태화 칼럼]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가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불우체육인을 돕기 위한 ‘체육인 행복나눔’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96회 강릉전국체전을 계기로 지방 체육인들과 스포츠 동호인, 일반 관람객들이 대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더욱 고무된 모습이다.

다양한 계층서 관심 가져 … 전국 확산 청신호
국가대표 선수의 다양한 스포츠 용품 구비 필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동안 제96회 전국체육대회의 주 무대가 된 강릉종합경기장. 전국 17개 시‧도 홍보관들이 늘어서 있는 본부석 입구 맞은편에 유독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 있었다. 반팔 T셔츠, 핸드볼 공, 바람막이 점퍼, 썬 캡, 양궁 화살, 배드민턴 라켓 가방 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들이 전시된 대한체육회 홍보관.

‘운동선수‧은퇴선수를 위한 또 하나의 시작! 대한체육회가 함께 합니다’란 현수막이 내걸린 대한체육회 홍보관에는 이들 스포츠 용품들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시도 유니폼을 입은 체전 참가 선수, 임원을 비롯해 스포츠 동호인 자켓을 걸친 시민, 부부가 함께 경기 관람을 나온 시민 등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었다. 바로 대한체육회가 ‘체육인 행복나눔’의 핵심인 ‘불우 체육인 돕기’를 실천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스포츠 용품 바자회 현장이다.

강릉전국체전 기간 동안 계속된 이번 바자회는 스포츠 스타들과 경기단체, 지방체육회에서 기증한 스포츠 용품 1,500여점 가운데 지난 6월 보훈의 달에 실시한 첫 바자회에 이어 두 번째. 첫 바자회에서 팔다 남은 갖가지 스포츠 용품 600여 점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판매가 안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날 전시된 용품들도 세계 스포츠 강국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인해 기증한 물품들이거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하는 용품들이었다.

부부와 함께 바자회 현장을 찾아 V 티셔츠, 골프 모자 등을 산 김근섭 교사(56‧강원예술고 체육교사)는 “스포츠만큼 우리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킨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나라를 빛내고 은퇴한 선수들이 생계가 막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하고 왔다”고 말했다. 강원대에서 축구부 주장으로 활약한 체육인이기도 한 김근섭 교사는 즉석에서 정기후원제인 CMS에 가입하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불우체육인들을 돕는데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원 도청 공무원으로 역시 부부와 함께 나온 한 시민은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가 직접 사인한 배드민턴 라켓 가방을 고른 뒤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으로 세계 최고 선수인 이용대 선수의 사인이 든 가방을 구입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용대 선수의 배드민턴 라켓 가방을 구입했다는 또 다른 시민은 “친구가 너무 좋아해서 하나 더 사러 왔다”며 같은 가방을 2개씩 구입하기도 했다.

또 강원SNS서포터즈로 활동하는 김윤환씨는 ‘권총 황제’ 진종오 선수가 사인한 나이키 신발, 핸드볼 공,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남녀 금메달리스트인 구본길, 김지연의 사인이 든 펜싱 마스크 등 38만원 상당 물품을 구입하며 “가능하면 어렵게 살고 있는 강원도 선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편 이번 바자회에 나온 스포츠 용품 상당수가 반팔 제품인데다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헛걸음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도체육회 직접 방문해 CMS 가입 유도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 대국민 홍보도 나서

대한체육회는 ‘체육인 행복나눔’의 전국 확산을 위해 전국체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용품 바자회에 그치지 않고 정기후원제도인 CMS 확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미 전국체전이 시작되기 전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에 CMS 이체 신청서를 10부씩 보내 협조를 요청한데 이어 체전기간동안 직접 강릉종합운동장내에 있는 시도체육회를 일일이 방문하며 발품을 팔았다. 시도체육회 선수, 임원들에게 직접 ‘체육인 행복나눔’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도체육회에서는 최소인원만 자리를 지킬 뿐 대부분 경기장에 나가 있어 관계자들을 만나기 어려워 몇 번씩 방문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성과는 다소 미흡해 CMS 출금이체 신청서는 총 31건에 그쳤지만 앞으로 시도체육회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루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는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의 방향 설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를 겸한 인지도 조사를 병행 실시했다. 총 1,090명이 응답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다’고 응답한 인원이 646명으로 ‘알고 있다’의 444명에 견주어 20% 정도 높았다. 앞으로 더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들에게까지 홍보 확대의 필요성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은퇴 선수 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취업지원 서비스가 제일 좋다는 응답이 439명으로 가장 많았고 맞춤형 직업훈련이 좋다고 응답한 인원은 362명, 은퇴 전에 미리 진로계획을 수립해 은퇴 후 삶을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찾아가는 운동선수 진로교육에 좋다고 응답한 인원은 289명으로 가장 적었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