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안용갑의 와인이야기] “와인 병의 바닥이 안쪽으로 깊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이야기이다. 병이야 사람이 만들기 나름이지 병 모양이 와인의 질을 좌우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을 ‘Pushup’ , ‘Punt’ 등으로 부른다. 원래 이 구멍은 병을 불어서 만들 때 병의 모양이 형성되고 나서 끝 부분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부분이 테이블에 상처를 줄까 우려해서 안쪽으로 집어넣으면서 생긴 것이다. 이렇게 만들면 병을 세웠을 때 안정성이 있다. 샴페인의 경우는 강한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구조가 된다. 펀트가 깊을수록 좋은 와인이란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다.

병 바닥을 이렇게 푹 들어가게 만들면 부피가 줄어든 만큼 병을 더 크게 만들어 동일한 용량의 다른 병보다 훨씬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와인의 품질과는 무관하다. 질 나쁜 와인을 만들면서 제병업자에게 병 바닥을 깊게 파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될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인데도 이를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 병 바닥에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와인 따를 때 침전물이 오히려 더 흐트러져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 안용갑 힐링포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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