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푸드로그 - 피자 #1 [윤현탁 칼럼]

공대생 마케터 윤현탁l승인2016.10.02l수정2016.10.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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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내가 가장 사랑하는 피자는 토핑이 없는 치즈피자이다. 치즈피자는 도우, 토마토소스 그리고 치즈를 각각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메뉴이다. 여기에 토핑 하나정도 추가를 하여 즐기는 것까지는 내 혀를 즐겁게 하는데 충분하다. 반면 다양하고 화려한 토핑을 자랑하는 피자들은 토핑을 즐기다보면 정작 피자의 기본재료에 대해 놓칠 때가 많다. 토핑은 Topping일 뿐인데, 굴러온 돌이 박혀있는 돌을 빼는 식이다. 화려함에 빠져 기본을 빼먹는 내 혀를 원망할 때가 있다. 필자도 미국식 피자로 피자를 배웠고, 슈퍼슈프림과 같은 다양한 토핑과 약간은 짭조름한 염도가 있는 피자를 밥먹듯 시켜먹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20대 초반 유럽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올 기회가 있었고, 베네치아를 방문했을 때 길을 잃고 2시간 헤맺던 적이 있다. 허기져 이젠 탈출구를 찾는 것보다 굶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시 되어 레스토랑을 찾기를 30여분… 이때 발견한 피자집에서 먹었던 머쉬룸 피자는 아직까지 머리속에 있다. 도우와 토마토소스, 치즈 그리고 버섯이 토핑으로 어우러진 이 피자는 나에게 새로운 피자의 세계를 제시해주었다. 그동안 내가 알고 먹었던 피자와 전혀 상반된 특징을 가진 이 새로운 피자는 엄청난 황홀경을 남겼다.

그 이후로는 피자의 기준이 바뀌어 이태리 피자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이태리피자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2006년이 넘어서야 주변에서 이태리 정통피자를 표방한 레스토랑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고, 비로소 화덕에 구운 얇은 도우의 피자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피자에 대한 자부심은 이탈리아와 미국 모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피자라는 새로운 음식 카테고리를 창조했고, 미국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산업구조 아래 고기토핑이 특징인 미국식 피자로 리부트하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누가 원조라고 논쟁하는 것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각각의 피자가 전달하는 경험이 명백하게 틀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피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도우의 품질에 따라 맛이 좌지우지된다는 점일 것이다. 485도의 고온의 화덕에서 구운 도우의 쫄깃함과 폭신함은 혀를 즐겁게 할뿐만 아니라 건강함을 느낄 수 있는 담백함으로 피자를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 반면 미국식 피자는 도우의 크리스피함과 자극적인 토핑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두꺼운 도우를 기반으로 한 시카고식 또는 얇지만 바삭한 뉴욕식 모두 페퍼로니, 간 소고기 등의 토핑으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미국사회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식 피자는 기본적으로 미국산업시스템에 최적화된 대량생산, 장거리 유통에 적합할 수 있도록 재료가 가공된다. 따라서 토마토 또한 1차 가공되면서 가열과 살균과정을 거친 후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로 이동하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재료는 유통기한을 유지하기 위해 염분을 기본적으로 첨가하게 된다.(많은 가공식품은 유통기한 보존을 위해 일정한 염 또는 산 등이 투여된다. 이런 부분이 미국산 가공식품이 짜다고 느끼는 이유가 될 것이다.) 반면 이태리 피자의 토마토는 법적으로 가공하지 못하도록 정해져있다. 피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토마토는 가열이 되어 요리가 되기 때문에 생토마토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피자를 먹었을 때 진함은 덜할 수 있지만 신선함과 건강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사실 한국식 피자도 피자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불고기피자, 포테이토 피자 등 기존의 미국식 피자의 토핑 세계를 새롭게 정의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식 피자는 크게 사랑받으며 90년대와 2000대에 외식과 배달시장을 이끄는 하나의 큰 축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밝지만은 않다. 갈수록 높아지는 프리미엄 피자 가격은 외식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기 시작했고, 다양해진 외식문화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만족기준이 높아지고, 정통식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한국식 피자는 조금씩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도우를 이루는 밀가루와 같은 기본 재료와 아이덴티티를 부여해줄 수 있는 토마토 소스의 재정의를 통해 리부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태리 피자를 거쳐, 정통 미국식 피자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고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미 고객의 니즈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먼저 변화를 취하는 자가 선점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Let’s start!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한국하인즈 마케팅 팀장

공대생 마케터 윤현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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