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신수식의 세상읽기] 2017년 2월 28일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부지교환계약을 체결하였고 한미가 2017년 5~6월에 실전배치할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중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태도가 강하게 표출되는 모습이다. 중국이 사드한반도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미국의 MD체제의 일환으로 보고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MD강화를 들고 나온 것, 한국과 일본에 MD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 등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의 소비자와 기업·언론·정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사드부지제공회사인 롯데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과 교역, 관광, 문화 등을 중심으로 강한 경제적 보복과 압박에 나서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에 러시아, 북한과 함께 외교적, 군사적 연대를 강화하는 여러 가지 행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중국의 일련 행동에 대해 우리정부는 필요한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정쩡한 발언과 태도를 되풀이 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대한민국정부의 모습에서 주권국가다운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난 3월 2일에 발생한 중국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마비사태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공격이었던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도 다운돼 지금까지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또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징동닷컴에서 운영해오던 롯데마트관이 갑자기 폐쇄됐고 롯데면세점웨이보에는 중국을 떠나라는 수많은 중국인네티즌의 협박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롯데뿐만 아니라 삼성과 현대와 같은 다른 기업으로 보복과 압박이 전이 또는 확대될 가능성에 주시하는 상황이다.

중국정부가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국의 전체관광객 50%에 달하는 중국관광객의 차단은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KBS보도에 따르면 중국관광당국인 국가여유국이 베이징에 주요 여행사들을 불러 모아 앞으로 한국행 여행상품을 아예 판매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 이미 한국행 단체여행을 20% 축소시킨데 이어 한국관광산업에 대한 보복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이와 같은 전방위 압박에 대해 롯데는 물론 다른 기업, 한국정부도 별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사드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의 조치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대책을 적시에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경제보복조치가 본격화 된 시점에서 대책마련이 너무 늦었을 뿐만 아니라 뽀족한 대응방안도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롯데도 계약 이후 사드관련 진행상황은 사실상 롯데와 무관한 일이라며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 등 대응조직을 꾸리지 않고 조용히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도이다. 외교부도 한중 양국관계 발전과 국민간 우호증진에 도움되지 않는 언행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드관련 중국내 여러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의 외국기업 대중국투자진출을 환영하며 법에 따라 진출기업의 합법권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언급한 중국발언에 유의하고 있는 소극적 태도만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배치부지를 확정하고 한미양국이 배치관련절차에 속도를 내자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 결합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2월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외교차관급 회담을 열어 한반도 사드배치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였고 같은 날 북한의 리길성 외무성부상이 방중하여 중국-러시아-북한이 다시 뭉치는 모양새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북한 외무성부상의 방중이 북한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이는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데다 국제제재로 중국에 의한 석탄수입중단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고립상황의 북한에게는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동북아정세는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을 끌어들인 것으로 북방3국협력구도 재구성에 나서는 형국이다. 냉전체제구도로 복귀는 결국 한반도를 국제분쟁의 한 복판으로 만드는 결과이며 21세기 글로벌시대에 결코 대한민국에 유리하지도 적합하지 않는 동북아국제관계의 상황인 것이다.

중국 외교부도 3월 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을 엮어 한미 사드배치결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으며 이러한 국제상황은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도발로 국제고립상황에서 지지세력이 필요한 북한으로서는 그리고 사드의 주된 표적인 북한으로서는 최고의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관점에서 사드한반도배치에 대한 보복과 압박에 나선 중국의 태도에 대해 엄중하게 비판하고자 한다.

첫째, 중국이 사드한반도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유효탐지거리 2,900㎞가 넘기에 중국 북동부지역의 군사기지를 감시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미동맹이라는 상황에서 미국의 MD체제의 위협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중국도 장거리탐지레이더로 한반도전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사드한반도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주장하는 바이다. 중국의 사드배치반대논리라면 우리도 중국의 장거리레이더탐지기지에 대한 반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야산(雙鴨山)의 항공우주관측제어소 부근의 신형전략경보레이더 탐지거리가 5,500km에 달하며 방향전환이 가능해 한반도는 물론 러시아의 시베리아에 있는 미사일기지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궤도로 발사되는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 대형X밴드위상배열 레이더와 S밴드, P밴드 원거리조기경보레이더시스템 구축, 2∼4개의 탄도미사일 조기경보위성 발사 등 3가지 측면에서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사드한반도배치의 목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감시 및 요격에 있는데 스스로 자국의 안보를 위한 군사적 노력은 모든 국가들의 태도고 행동으로 한국의 사드배치결정도 이러한 관점에서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드한반도배치결정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국 자신들의 관점에서만 이 문제를 다루겠다는 논리는 결코 정당하지도 또 옳지도 않는 행동으로 비판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국제관계는 상대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상호관계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상호 간 관련 국가 모두에게 최선의 방안을 찾기는 불가능하기에 상대방 국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사드문제로 인해 보여주고 있는 중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사드한반도배치의 목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감시 및 요격에 있는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에 대한 대북제재에 나서야 할 중국이 정작 제대로 된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매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 결과가 오늘날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할 때 그 책임의 한 중심에 중국당국이 있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대북제재는 결국 의도하지 않은 북한체제붕괴로 이어져 대규모 북한난민유입사태를 촉발할 것을 우려하여 중국이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넷째, 주한미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요격용 미사일인 사드의 한반도배치에 나서는 것이 사드한반도배치의 핵심인데 미국에 대한 조치는 없고 모든 책임을 한국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서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드한반도배치는 주한미군이 미국에서 가져와 직접 운용하는 것으로 당사자인 미국이 책임 국가인 것이다. 한반도에 사드배치보다 중국에 더 큰 군사적 위협인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SBX·Sea-Based X-Band Radar)를 일본해상에 미국이 이미 2017년 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배치했다. 이 SBX레이더는 최대탐지거리가 4,800㎞에 달하며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도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 대부분 지역을 감시할 수 있지만 중국은 일본과 미국에 대해서는 SBX레이더배치에 대해 단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상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은 세계적인 강대국이며 유엔 안보리상임이상국으로써 국제관계행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국가이기에 주한미군의 사드한반도배치문제를 중국보다 약한국가인 한국에게 일방적으로 자국이익중심으로 압박이나 보복적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국제정치와 국제관계적 관점에서 관련 국가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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