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도전과 과제 [강동형 칼럼]

강동형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l승인2017.07.05l수정2017.07.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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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과 한반도 사드 배치 딜레마
문대통령, 협상가로서 국제무대 첫선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디어파인=강동형의 시사 논평] <우리>와 <그들>은 왜 갈등하는가. 6자회담에서 6자는 남과 북,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6개국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한민국일 수도 있고, 한미일 3개국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을 제외한 5개국이 모두 <그들>이다. 6자는 국제무대에서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최선은 이기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이견을 하나로 묶기는 어렵다. 국제정치무대는 바로 <우리>와 <그들>간의 이견과 갈등을 완화하고 조정하는 자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정치, 다자외교무대에 첫 선을 보인다.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먼저 남북 대결국면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대한민국이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대북제재 일변도에서 대화를 병행하게 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양국 정상이 우의를 다지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통상문제가 남아 있지만 경제 문제는 군사 안보 문제와는 다르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여력이 있다. 뜨거운 감자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SHAAD)는 우회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5일 다자간 외교무대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다. 발걸음은 무겁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우리는 이에 대응해 한미 무력시위를 하는 등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을 제외한 <그들>과의 첫 대면이다. 협상의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도발은 우리에게 협상력을 제고할 때도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떻게 대응해 국면을 유리하게 만드느냐는 오롯이 문 대통령의 몫이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이번 G20 정상회의의 주제는 상호 연계된 세계구축(Shaping an Interconnected World)이라고 한다. 테러와 난민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정책, 보호무역과 금융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문 대통령의 구상에 회원국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게 당면 과제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구적문제인 테러와 난민문제에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가장 큰 난제는 역시 사드해법을 찾는 일이다. 중국, 러시아와 어떤 해법을 찾느냐가 중요하다. 사실상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미국과의 회담과 중국과 러시아와 회담은 다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4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기선제압에 나섰다. 공동성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한미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부분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카드를 내 보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정인 특보를 통해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면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천명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사드문제를 의제 올리지 않은 이유가 보다 선명해 졌다. 북핵문제 해결을 통해 사드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와 사드 문제를 분리 대응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공통분모를 찾아라.
우리와 그들간의 협상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이 있다면 우리는 그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북핵문제와 관련, 모든 나라가 북한이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또 모든 나라는 국가 이익을 위해 경제성장을 원하고 있다. 두 가지 공통 분모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사드배치는 전략적 국익이라는 말만 있을 뿐 공통분모가 없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국의 국익과 전략적 국익은 무엇인가. 미국은 동북아에서 중국과 패권다툼을 하고 있다. 패권유지가 전략적 국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 핵을 인정해서는 안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도 용인할 수 없다. 사드배치도 해야 한다. 국익의 차원으로 좁히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고,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려고 한다. 한국기업의 대미투자를 환영한다. 늘리는 것도 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으로서 더 바랄 것이 없다.

일본은 북핵문제에 있어서 3자에 속하지만 그들은 이를 매개로 국내정치에 활용하고 자신들의 전략적 국익을 극대화 하려고 한다. 사드를 배치하고, 한일 군사정보 교류를 하고, 더 이상 위안부할머니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중국은 어떤가. 미국과 역내 패권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 사드가 자신들의 전략적 국익을 침해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제성장도 이어가야 한다. 러시아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제3자에 속한다. 중국과 북한과의 우의를 다지며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

북핵과 관련해 중요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북핵문제의 키를 쥐고 있다. 그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다는 이유로 한반도에 배치된 무기체계가 사드다. 한반도 사드배치 책임에 중국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북핵과 사드문제 분리 대응을, 협상은 공정하게
냉엄한 현실 인정하고, 최선으로 신뢰 구축해야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대한민국을 둘러싼 최대 현안은 북핵 중단과 한반도 사드배치다. 그러나 사드는 북핵문제에서 파생된 문제다. 본질은 사라지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북핵 문제 해법에 집중하고 사드문제는 분리대응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 다행이 한미 정상화담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길을 텄다. 이제 중국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엄중한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성급한 대응은 금물이다. 사드문제만 해도 미국에 즉흥적으로 배치를 약속한다거나 중국에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중국이나 러시아과 협상을 할 때, 미국이나 일본을 설득할 때도 우리의 권리와 주권, 국익과 전략적 국익을 얘기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협상가의 태도가 아니다. 중국이 사드가 전략적 국익을 해친다며 말하는 것도 사드에 관한한 양보가 없다는 선언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중국을 설득하는 방법은 우리의 주권과 권리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략적 국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인내를 가지고 설득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과의 협상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사드배치가 왜 필요한 것인지 질문하고, 구체적인 답도 받아야 한다. 단순히 북핵과 미사일 방어 등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중국과 러시아도 설득시킬 수가 있다. 아울러 우리의 협상 방향은 누가 봐도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을 수 있다.

한반도 사드배치가 우리와 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 북한의 도발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켜 주는가. 사드배치는 황금률에 합당한가, 배치되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미국인가 일본인가. 아니면 중국인가 러시아인가. 우리나라인가, 북한인가. 어느 나라도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설사 대답을 한다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행복을 주느냐고 물으면 머뭇거릴 것이다. 그럼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략적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물으면 미국과 일본은 그렇다고 쉽게 말 할 수 있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반대로 한반도에 사드배치를 하지 않으면 모든 나라의 안전과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전략적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물으면 러시아와 중국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사드배치는 그들의 국민의 안전과 행복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그야말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는 그들의 전략적 국익이다. 이는 동북아내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 해결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드문제를 북핵과 연계하면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사드문제는 사드 그 차체로 풀어야 한다.

전략적 국익을 설득하는 중요한 덕목은 신뢰다. 진정성 있는 설득과 인내가 필요하다. 또한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결국 황금률인 선을 위해 노력하는 길 밖에는 답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취해야할 자세는 오직 하나다.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동북아 평화를 위해 우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공한 협상가가 될 수 있다.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최대 공약수를 찾아 공조할 건 공조하고 필요하다면 경제 분야에서 양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국민들도 첫술에 큰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사드보복을 철회하는 가시적인 조치가 있으면 하는 희망사항은 있다. 하지만 북핵과 사드문제를 분리하는 것 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통해 많은 나라들과 의미있는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강동형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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