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류트(lute)는 16~18세기까지 유럽에서 유행한 기타 비슷한 현악기다. 현은 6, 8, 10, 13줄 등 다양하며, 이탈리아식과 독일식이 있다. 연주자를 루티스트(Lutist), 혹은 루트니스트(Lutenist)라 하며, 제작자는 루티어(Luthier)라고 한다.

우드는 현재 아랍국가에서 연주되며, 유럽식 류트도 우드와 마찬가지로 배(pear) 모양의 몸체와 뒷면이 구부러진 목에 줄감개집이 있고, 복현은 공명판에 붙어 있는 기타형의 접착식 줄받침에 연결되어 있다. 유럽식 류트는 공명판에 크고 둥근 울림구멍이 있으며 그 둘레에 장미 무늬를 장식했다. 류트는 현이 앞판과 나란히 목까지 연결된 모든 줄울림악기의 총칭으로 사용해 인도의 시타르도 류트로 분류한다. 류트 중 활로 켜는 악기를 피들이라고 한다.

류트의 기원은 중국 비파의 원조인 사산조페르시아의 바르바트(barbat)다. 류트는10세기 아랍 현악기 우드(Al'ud, oud)에서 유래했으며, 아랍과 북아프리카를 거쳐 13세기 스페인인들과 십자군전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유럽에 전파했다. 유럽의 초기 류트는 아랍의 우드처럼 깃털로 만든 피크로 4현을 튕겨 소리를 냈다. 14세기 중반까지 겹줄이었고, 15세기에는 피크보다 손가락으로 튕기는 것이 더 유행해 지판에 움직일 수 있는 거트 현 줄받이(fret)를 붙여 5현이 되었다. 16세기 초 르네상스시대에 나온 6현(최고음 현은 홑줄)인 류트로 근대 류트 형태가 완성되었고 류트용 곡들이 나왔다. 연주법의 체계가 잡혔고, 곡은 tablature(류트 현을 나타내는 가로선 위에 표시하는 기보법) 악보에 나타냈으며, 가로선 위에 씌어진 글자나 모양은 지판 위 어떤 줄받이를 누르는가와 오른손으로 어떤 현을 튕겨야 하는가를 나타낸다. 류트는 8, 10줄로 늘었고 제조 기술의 발달과 균형잡힌 음색으로 널리 보급되며 루이 밀랑, 존 다울랜드 같은 작곡가들의 활약과 바흐가 류트 조곡을 쓰며 독주, 가곡반주, 합주음악 등 폭넓고 고상한 음색의 악기로 자리잡으며 17세기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1600년 이후 프랑스 류트 연주자들이 새로운 조율법을 도입했고 베이스현들이 추가되며 전체 음역이 넓어짐에 따라 머리와 목도 더 넓어졌다. 18세기 하이든 작곡 이후 건반악기가 유행하며 류트는 인기가 떨어지며 소실되었다. 그러나 줄리앙 브림, 발터 게르비히 같은 20세기 미국과 영국 류트 연주자들이 류트와 그 레퍼토리를 소생시켜 현대에도 명맥이 유지된다.

기타의 사촌 ‘류트(lute)’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lute’와 ‘oud’는 아랍어 ‘al-ud(wood)’에서 유래한 말이다. ‘ud’는 페르시아어 ‘rud(string, stringed instrument, lute)’가 아랍어화해서 ‘ud’가 됐다고 Eckhard Neubauer는 최근 조사에 의거해 주장했다. 아랍어 ‘al-ud(wood)’는 고 프로방스어 ‘laüt’가 됐고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leüt’로 변형되며 중세 프랑스어 ‘lut’로 변화하여 최종 ‘lute’로 정착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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