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의증 사망, 유가족은 두 번 웁니다 [윤금옥 칼럼]

윤금옥 손해사정사l승인2018.10.23l수정2018.10.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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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손해사정사 윤금옥의 숨은보험금찾기] 식당 일을 8시쯤 마치고 귀가하던 P씨는 불안한 마음에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남편이 새벽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에 술 때문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날 오후 통증이 심하다며 전화가 왔던 것이다. 밀린 일 때문에 먼저 나오기 눈치가 보여 증상이 심하면 동네 병원이라도 가보라고 무심하게 전화를 끊었던 것이 여간 마음에 걸려 퇴근길에 전화를 걸었으나 수 차례 전화에도 받지 않자 평소 잘 타지 않던 택시를 잡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P씨는 문 앞에서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남편 L씨가 거실 바닥에 엎드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다잡고 119에 신고를 하고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여 상태를 살폈으나 이미 심장이 멎어 있는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대학병원의 응급실로 이송을 했다. 가족들의 간절한 바램에도 응급실에 도착한 남편은 15분여 간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심장마비로 가족의 품을 떠나고 말았다. 흉통을 호소하고 불과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응급실에서 L씨를 최초로 진료한 담당 의사는 망인의 사체 검안서의 최종 사망원인을 ‘급성심근경색 의증’으로 기재했다. 이미 심정지 상태에서 이송된 환자였기에 진단을 위한 충분한 검사가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L씨가 병원에 도착하여 시행한 조치와 검사라고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잠시 심박이 재개되었을 때 심전도 검사와 혈액검사뿐이었다.

슬픔도 잠시, 남은 가족과의 생계를 걱정할 수밖에 없던 P씨는 남편 앞으로 가입돼 있던 보험내역을 살필 수밖에 없게 됐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그 동안 많은 보험가입을 권유 받았으나 다 거절하고 20년 가까이 유지하던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에 약 1천만원 정도의 급성심근경색 진단비가 가입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체검안서와 응급실 기록 등을 준비하여 보험금 청구를 했으나 남편을 허망하게 보낸 슬픔도 채 가시기 전에 보험회사로부터 들려온 보험금 부지급 통보에 다시 한번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 부지급 사유로는 충분한 검사를 통해 확정 진단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러한 사례는 진단비와 관련된 분쟁 사례 중 생각보다 꽤나 잦게 발생한다. 급성심근경색이라는 질병의 특성 때문인데 증상이 발현되고 빠른 시기에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급성’이라는 단어처럼 혈전이 혈관을 막는 순간 심장 근육이 괴사되기 시작하여 빠르게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L씨의 경우도 평소에 심장질환으로 별도의 치료를 한 이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흉통을 호소한지 불과 10여 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급성심근경색의 확진이 아닌 의증(의심 소견)이라 하여 보험금 지급을 받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이미 사망한 환자의 진단명을 확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검이 유일하다. 물론 시체의 해부를 통한 병리학적 소견의 경우 사망원인을 규명하는데 유력한 방법이라 하겠으나, 부검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여러 가지 한계가 있으며 타살 가능성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오로지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알기 위해 시체를 해부해야 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통념상 수긍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한 법률규정을 해석한 사례도 있다.

L씨의 경우 비록 직접적인 심장질환의 치료 이력은 없었으나 급성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 온 사실이 있었다. 극심한 통증과 응급실 내원 시 시행한 혈액검사 상 일부 이상 소견이 확인되어 그를 통해 급성심근경색 의증으로 최종 판단한 담당주치의의 소견이 보험금 지급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었다.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WHO에서 정한 기준 중 2가지 이상 충족해야 확진을 내릴 수 있다는 일반 의학계의 진단 근거가 있는 만큼, 질병의 특성 상 확진 검사 시행 전 사망하여 의증 소견이 최선인 상황에서 환자의 과거력, 사망 직전 상태, 검사 시행 여부 등을 고려하여 판단을 내려야 하겠다.

▲ 천율손해사정사무소 윤금옥 대표

[윤금옥 손해사정사]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손해사정전공
-한국손해사정사회 정회원
-한국손해사정사회 업무추진본부 위원
-경기도청 학교피해지원위원회 보상위원
-INSTV(고시아카데미) 강사
-대한고시연구원 강사, 한국금융보험학원 강사

-자격사항 : 3종대인손해사정사,4종손해사정사,신체손해사정사,개인보험심사역(APIU)

윤금옥 손해사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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