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는 그래도 가장 오염이 않된 곳이 바다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인간의 먹거리 해결에 최대 보고인 바다의 오염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 주범이 플라스틱과 비닐이다. 이늘은 썩지 않고 바다에 떠 다니면서 부서지면 어류들에게는 플랑크톤처럼 보인다. 이들은 먹은 어류들은 기형이 되고 죽음으로까지 이르며 미세 분자들이 일으킨 오염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플라스틱은 유기 화합물을 열과 압력으로 만드는 고분자화합물로 합성수지라 한다. 종류는 열로 재가공 가능 여부에 따라 열가소성수지와 열경화성수지로 나뉜다. 열경화성 수지는 불용성에 열에 용해되지 않으며 페놀 수지, 푸란 수지, 아미노플라스틱, 불포화산의 폴리에스테르 수지와 알키드 수지, 에폭시 수지, 폴리우레탄, 실리콘 등이 있다. 열가소성 수지는 용융과 고체화를 반복적으로 가능하고, 셀룰로오스 유도체, 첨가중합체(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비닐, 아크릴, 플루오로카본 수지 등), 축합중합체(나일론, 테레프탈산 폴리에틸렌) 등이 있다. 그외 수지는 기름에 녹거나 변형된 수지, 카세인과 리그닌 같은 플라스틱, 종이와 직물의 접착제와 첨가제로 사용된 수지 같은 특수 용도의 합성품 등이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 석탄, 천연 가스, 셀룰로오스 등을 원료로 분자의 그물구조와 긴 사슬을 형성하는 공정인 중합반응으로 만드는데 취입성형, 압연, 열경화가공, 사출성형, 회전성형, 진공성형, 압력에 의한 적층가공, 주조 등으로 만든다. 플라스틱은 일정 온도에 유연해지며 틀로 눌러 어떤 모양도 만들며 녹슬거나 썩지 않는다. 가볍고 튼튼하고 어떤 색도 만들 수 있으며,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열에 약하고 썩지 않아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 플라스틱은 쇠나 목재 섬유 등을 대체하여 일용 잡화, 가구, 건축 재료, 전기 부품, 차량과 선박의 부품 등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인다.

역사를 보면, 1846년 크리스티안 쇤바인이 폭발성과 탄성이 큰 질산섬유소(니트로셀룰로오스) 합성에 성공했다. 이어 1862년 영국의 Alexander Parkes가 질산섬유소로 파크신 물질을 개발했다. 이는 단단하고 탄성도 있어 성형이 쉬우나 건조하면 줄어 들었다. 1869년 미국의 존 하이어트는 당구공 재료인 코끼리 상아가 너무 비싸 대체 물질로 질산섬유소를 연구했다. 어느 날 피부약 재료 캠퍼팅크를 질산섬유소에 넣었더니 질산섬유소가 녹아 최초의 천연수지 플라스틱 셀룰로이드가 탄생했다. 이 물질은 열로 어떤 모양도 만들 수 있었고, 열이 식으면 상아처럼 단단하고 탄력있는 물질이었다. 그러나 잘 깨져서 당구공으로는 부적합했고 틀니, 단추, 만년필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합성수지 원료의 최초 플라스틱은 1907년 벨기에 출신 미국인 리오 베이클랜드가 발명한 베이클라이트이다. 베이클랜드는 기존 절연체를 대체할 신 물질 연구 중 독일 화학자 아돌프 폰 바이어의 1872년 논문에서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키면 나뭇진 같은 것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에 착안해 베이클라이트를 만들었다. 이는 천연 원료없는 최초의 합성수지로 단단한 절연성에 부식되지 않는다. 또한 여러 첨가물로 가공하면 다양한 복합재료가 만들어졌으며 열과 압력으로 만든 뒤에는 다시 열을 가해도 물러지지 않는 열경화성 수지에 값싸고 내구성도 뛰어나서 각종 전자제품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1922년 독일 화학자 Hermann Staudinger가 플라스틱이 수 천 개로 연결된 분자사슬인 고분자로 구성됐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로 개발됐다. 1933년 플라스틱 폴리에틸렌(PE)이 재발견됐다. 폴리에틸렌 제품은 포장용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선용 피복재료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는 우연히 독일 한스 폰 페치만이 발견했다. 그는 실험튜브에서 밀랍 성분의 잔여물을 발견했고 그것이 가변성을 지니고 있어 얇은 필름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라 여겼다. 그러나 당시 실용성이 없어 잊혀졌다. 1933년 영국 임페리얼화학공업사의 에릭 포셋과 레지널드 깁슨이 실험 중 이 물질을 발견했다. 1937년 미국 듀퐁사의 월리스 캐러더스가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대표적인 물질인 합성섬유 나일론을 개발했다. 나일론은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질긴 기적의 실'로 불리는 발명이었다. 듀퐁사는 나일론 스타킹을 만들어 첫 판매 당일 미국 전역에서 400만 켤레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금은 방수, 방풍 기능 덕에 낙하산과 텐트 등 군용 제품과 어망이나 로프 같은 산업용 제품은 물론 각종 의류, 생활용품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BBC는 플라스틱 발명 후 현재까지 약 91억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는데 그 중 9%만 재활용 되고 나머지 69억톤은 쓰레기가 되었다고 한다. 69억톤 중 소각된 12%를 제외한 79%는 땅과 바다에 쌓여있다. 2050년에는 지금보다 1.5배 더 많은 약 132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에 매립될 예정이고 지금도 태평양에는 한반도 7배 크기의 쓰레기섬이 떠 다니고 있다. 

널리 쓰이나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plastic)’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plastic’은 ‘plássein(to mold, form)’에서 유래한 고대 그리스어 ‘plastikós’가 라틴어 ‘plasticus(capable of being shaped or molded)’가 된 후 최종 ‘plastic’이 됐다. plastic은 원하는 모양으로 쉽게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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