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운현궁 양관] 19세기 말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해 건립된 고종의 사가이자 흥선대원군의 대저택 운현궁.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이 씨 왕가의 상징 운현궁은 축소되고, 그 너머 운현궁에서마저 떨어져 나간 곳에 마지막 왕조의 흔적이 남아있다. 

▲ 운현궁 / 서울특별시 중구 삼일대로464(운니동 114-10)

종로구 운니동의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해방 후 운현궁의 일부를 사들여 대학캠퍼스로 사용하다 쌍문동으로 이전, 지금은 기타 교육 시설이 남아있다. 운현궁 일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던 양관 역시 캠퍼스의 일부가 됐다.

▲ 양관에 딸린 옛 초소

일제강점기 초, 조선총독부는 친일 귀족들에게 작위와 함께 서구식 대저택을 지어주었고, 이 씨 왕가의 땅 운현궁에도 선물을 빙자한 감시처를 세웠다.
흥선대원군의 장손이자 고종의 조카인 이준용이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운현궁을 계승하게 되자 조선총독부는 이준용에게 공작 작위와 함께 양관 건립을 제안했다.

▲ 이준용(이준公 1870~1917) 흥선대원군의 장손이자 고종의 조카

고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운현궁 내 선대의 사당을 허물고 들어선 양관은 당시 일본 최고의 건축가로, 일제강점기 가장 화려했던 용산 총독 관사를 설계한 가타야마 도쿠마(片山東熊)의 작품이었다.

▲ 가타야마 도쿠마(片山東態) 일본 메이지 시대 궁정 건축가. 용산총독관사(1909년)를 설계

사적 제275호인 운현궁 양관은 석재 혼용의 벽돌조 2층 구조로 완벽한 좌우 대칭의 프렌치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다. 정면 4개의 발코니는 2연 아치로, 2층 중앙부는 쌍 이오닉 아치로 처리되었다. 특히 지붕은 피라미드형과 중앙의 돔 지붕, 이 씨 왕가를 상징하는 배꽃 문양의 철재 장식 등은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 1912년경 건립. 300평에 달하는 석재 혼용의 벽돌조 2층. 완벽한 좌우 대칭의 프렌치 르네상스 양식
▲ 4개 발코니는 2연 아치(좌) / 2층 중앙부는 쌍 이오닉 아치로 처리(우)
▲ 실제 벽면은 후퇴시켜 강한 음영처리 유도(좌) / 이씨 왕가를 상징하는 배꽃문양의 철재 장식 설치(우)
▲ 이준용 사후 아들 이우 왕자에게 계승

목재며 조명기구 등 당시 일본에서도 고급 건축에 사용되던 자재들을 수입해 꾸며진 양관 내부. 동화에나 나올법한 화려한 궁전풍으로 실제로 양관은 멋진 드라마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낭만스러운 풍경 뒤엔 일제의 회유 속에 스러져간 마지막 왕조의 슬픈 역사가 새겨져 있다.

  - <운현궁 양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624189
  ☞ 유튜브 : https://youtu.be/gwDZVISYMK0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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