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안용갑의 와인이야기] “오래된 와인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에 따라서 오래된 것을 최고의 덕으로 알고 있다. 자연과학이 와인에 적용되기 전에는 와인의 양조와 보관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와인은 수확 다음에 해 여름을 넘기지 못하였고, 이런 와인은 오래 될수록 값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몇몇 유명한 샤토에서 나오는 와인은 1년, 2년 더 오래 보관을 해도 맛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좋아지니까. 문학작품 등에서 가을의 수확을 찬미하면서 와인은 오래되어야 하고 그래야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사실을 미사여구를 동원해가면서 찬사를 늘어놓게 된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와인은 1년이 안되어 소비된다. 왜냐면 일상적으로 마시는 평범한 와인은 오래 두어 봐야 맛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로제는 나오는 순간부터 6개월이 가장 마시기에 좋은 시점이다. 이 시점이 지나면 신선한 향과 맛이 사라지며, 색깔도 변하기 시작하면서 맛이 변한다.

화이트 와인은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최고의 맛과 향을 유지할 때는 수확 후 1년 이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값싼 레드 와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정말 좋은 와인은 영 와인(Young wine)으로 신선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맛으로 돈도 얼마 안들이고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와인은 오래 될수록 부드러워지고 복합적인 향이 나오면서, 뭔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여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은 부정할 수는 없다. 이들 와인은 오래됨에 따라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라서 특별하게 취급된다.

먼저, 옛날부터 이름 난 좋은 포도밭에서 나온 비싼 포도를 사용하고, 오크통에서 얼마 동안 숙성되면서 그 비용이 더해진다. 그래서 오래된 와인으로 고급품이라면 값이 비쌀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를 조심스럽게 맛보게 되며, 그 명성을 우러러 보게 된다.

▲ 안용갑 힐링포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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