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디어파인=강동형의 시사 논평] 더불어민주당 후보경선 토론회에서 또다시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 카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안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중도하차에 따른 반사이득과 새누리당을 포함한 대연정 발언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로 페이스메이커에서 일약 2위 대선주자로 발 돋음 했다.

문제는 대연정이 안지사의 주장처럼 사회통합과 쟁점법안을 포한한 개혁입법을 처리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가 여부다.

대연정 필요여부는 국회의석 분포를 따져보면 알 수 있다. 15일 현재 국회 정당별 의석분포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94석, 국민의당 38석, 바른정당 33석, 정의당 6석 등 순이다. 무소속은 7명이다. 집권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과 손을 잡으면 된다. 두 당의 의석수는 159석으로 과반수가 넘긴다. 국민의당과 연대해도 국정운영에는 무리가 없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그러나 안후보의 주장처럼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180석이 필요하다. 국회선진화법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과 무소속 13석을 더해도 180석에 미달한다. 결국 탄핵정국에서 한배를 탄 바른정당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의당과 바른정당의 도움만 이끌어 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까지 대연정의 대상으로 삼을 이유는 없다.

어느 당이 집권을 해도 협치와 연정은 필요조건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파는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 못지않게 대연정을 전제로 대선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연정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다른 당의 후보가 주장해야 설득력이 있다.

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을 책임져야 할 자유한국당(새누리당)까지 연정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나 이재명 후보가 발끈 하고 나선 건 무리가 아니다. 안 지사가 어떤 의도를 갖고 얘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대통령 탄핵에 공동책임을 져야할 정당까지 연정에 포함시키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안 후보의 대연정 카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신의 확장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현실을 무시한, 허구로 논리적이지 않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안 후보의 대연정 발언은 결국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메랑이 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조사(3월 2주차, 조사기간 3월 7일~9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61%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바른정당 지지자 33%, 국민의당 지지자 14%, 자유한국당 지지자 12%에 의지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지지율은 15%에 그쳐 바른정당 지지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안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반사 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대연정 카드는 그의 향후 정치 행보에 악영향 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21세기 정치는 보수냐 진보냐의 대립구도 보다는 대화와 타협, 상생과 포용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는 까닭이다. 문제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당내 경선이다. 지지자들의 반목이 깊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지 않도록 안 후보의 수위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 칼럼에 인용된 여론조사 및 그 밖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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