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절두산 순교성지] 강변북로와 지하철 2호선이 만나는 합정동에서 강변 쪽에 자리 잡은 절두산. 누에가 머리를 높이 든 형상의  누에머리를 닮아 잠두봉으로 불렸던 이곳은 옛 한강 나루터였던 양화진의 이름난 경승지였다.

그러나 천주교 박해가 극에 달했던 조선말, 수천 명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지로 변했고 이후 참수형으로 목 잘려 죽은 곳이라는 지역 주민들의 말에 따라 절두산(切頭山)이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

1966년 병인양요 100주년을 기념하여 천주교측에서는 잠두봉을 중심으로 절두산 순교자 기념관을 건립하고, 주변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성역화하였다. 지하 2층, 지상 1층에 연면적 3,382㎡인 기념관은 순례 성당과 순교 성인 28위 성해를 모신 지하 묘소, 그리고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많은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교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절두산에 들어설 성당 설계에는 대지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이 적용됐고 설계공모 당시 성당 건축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건축가 이희태의 설계안이 채택되었다.

▲ 건축가 이희태(1925~1981) / 혜화동 성당, 아현동 성당 및 국립극장, 경주박물관 등 종교건축과 문화시설 설계
▲ 절두산 봉우리 중심에 성당 / 성당 동북측 경사지에 기념박물관 배치

기념관은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장엄하게 세워졌는데 원반 모양의 지붕은 옛날 선비들이 의관을 갖출 때 머리에 쓰던 갓을, 구멍이 뚫려 있는 벽은 순교자들의 목에 채워졌던 목칼을, 그리고 지붕 위에서 늘어뜨린 사슬은 족쇄를 상징한다. 

▲ 갓 모양의 지붕과 순교를 상징하는 6m의 높이의 종탑을 올린 성당
▲ 성당과 기념관을 잇는 외부 발코니로 동선 확장 / 전통적인 지붕과 1층의 필로티(벽체없는 1층 기둥)
▲ 쌍으로 된 열주를 외부로 노출한 기념박물관

특히 순교지에 세워진 만큼 성당은 일체의 부대시설과 장식을 배제한 채 성당 본연의 기능을 위한 공간으로만 구성됐다.             

▲ 포물선형의 성당에 하나로 이어진 신자석과 제대
▲ 28위의 순교성인 유해를 모신 제대 아래 지하 성해실

1984년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hannes Paulus Ⅱ)가 이곳을 다녀간 뒤 순례자들의 발길이 더욱 끊이지 않고 있으며, 1997년 11월 7일에는 유서 깊은 양화나루, 잠두봉 유적이 문화재법에 의거하여 문화재위원회에서 국가 사적 제399호로 지정되었다.

스스로 교리를 깨치고, 수많은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신앙을 지켜낸 것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한국 천주교.
순교지 절두산에 세워진 성당과 박물관은 한국 천주교인들이 숨결이 살아있는 순교한 교회사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그 역사를 생생히 증명하는 우리가 소중히 보존해야 할 유산일 것이다.

 <절두산 순교성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http://tv.naver.com/v/236312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 다음 TV팟(http://tvpot.daum.net 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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