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舊 인천대화조] 인천 중구 관동 1가. 지명이 말해주듯 이곳은 영사관, 경찰서, 우체국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던, 개항기 일본 조계지의 중심가였다. 이곳 개항장 부근에 남아있는 일본식 건물 한 채가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은 120년 세월을 넘어 카페로 변신했지만 이곳은 가난한 조선인 인부들이 드나들던 개항 시절의 하역회사 사무소 겸 주택으로 사용한 건물 대화조였다. 120년 전 일본의 도시형 점포주택 일본식 상가 겸용 주택인 마치야(町家, 정가) 형태의 목조건물이다.
2011년, 인천의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던 지금의 카페 주인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옛 건물은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반적인 마치야 건물은 1층에 상점(영업장), 2층에 주거공간을 배치하는 지상 2층 구조이지만 이 건물은 한 층을 더 설치하여 1층에 사무실, 2~3층에 주거공간을 배치한 지상 3층 규모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현존하는 지상 3층 규모 마치야 건물은 인천 지역에서 이 건물이 유일하며, 전국적으로도 그 예가 많지 않다.
“원래는 1932년 일본항공지도에 이 집이 나와 있었어요. 그 시대에 맞게 공사(리모델링) 준비를 했었는데 한 문화재 위원이 이 집이 1890년대 일본 엽서에 나와 있다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왕이면 리모델링이 아니라 예전 (일본 주택인) 마찌야 양식으로 원형복원을 하자 그렇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듣고 보니까 1890년대 일반 주택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고 특히 이 집은 (2층 마찌야로는 드물게) 3층 구조거든요.”
- 백영임 대표 / 2011년 舊 대화조 매입
건립 시기가 1930년대로 추정됐던 대화조는 그보다 40년이나 앞선 19세기 말, 이곳 풍경이 담긴 사진엽서에서 발견됐고, 1910년대에 작성된 조선총독부 기록에도 대화조의 소유자로 나와 있어 보존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다.
그리고 인천 개항장 일대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 마찌야는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리모델링이 아닌 복원으로 방향이 잡혔다. 벽체 철거 중, 대화조의 오랜 내력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문고리가 굉장히 오래된 문고리에요. 1920년대 독일산 문고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게 나오면 그거 그대로 사용했어요. 그다음에 이 집 창고에서 나온 금고는 여기 인테리어로 복원을 했고요. 또 3층에 올라가시면 벽에 낙서한, 그 당시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여기서 일을 했었거든요. 그 낙서한 모습들도 그대로 남겨놨고요.”
- 백영임 대표 / 2011년 舊 대화조 매입
인천시가 개항장 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면서 주요 관리 대상 건축물에 올랐지만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던 대화조.
다행히 개인의 노력과 신념으로 그 역사를 제대로 찾았고 앞으로 개항장의 오랜 유산으로 그 이름을 이어갈 것이다.
<舊 인천대화조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402004
유튜브 : https://youtu.be/EGBPQUwSPCY
※ 영상기록 <서울 시간을 품다> ‘舊 인천대화조’ 편은 2015년 5월 25일에 방송되었습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