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舊 인천대화조]  인천 중구 관동 1가. 지명이 말해주듯 이곳은 영사관, 경찰서, 우체국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던, 개항기 일본 조계지의 중심가였다. 이곳 개항장 부근에 남아있는 일본식 건물 한 채가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은 120년 세월을 넘어 카페로 변신했지만 이곳은 가난한 조선인 인부들이 드나들던 개항 시절의 하역회사 사무소 겸 주택으로 사용한 건물 대화조였다. 120년 전 일본의 도시형 점포주택 일본식 상가 겸용 주택인 마치야(町家, 정가) 형태의 목조건물이다.
2011년, 인천의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던 지금의 카페 주인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옛 건물은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舊 대화조(大和曺) / 등록문화재 제567호
▲ 일본의 도시형 점포주택 마찌야

일반적인 마치야 건물은 1층에 상점(영업장), 2층에 주거공간을 배치하는 지상 2층 구조이지만 이 건물은 한 층을 더 설치하여 1층에 사무실, 2~3층에 주거공간을 배치한 지상 3층 규모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현존하는 지상 3층 규모 마치야 건물은 인천 지역에서 이 건물이 유일하며, 전국적으로도 그 예가 많지 않다.

“원래는 1932년 일본항공지도에 이 집이 나와 있었어요. 그 시대에 맞게 공사(리모델링) 준비를 했었는데 한 문화재 위원이 이 집이 1890년대 일본 엽서에 나와 있다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왕이면 리모델링이 아니라 예전 (일본 주택인) 마찌야 양식으로 원형복원을 하자 그렇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듣고 보니까 1890년대 일반 주택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고 특히 이 집은 (2층 마찌야로는 드물게) 3층 구조거든요.”
                                   - 백영임 대표 / 2011년 舊 대화조 매입

건립 시기가 1930년대로 추정됐던 대화조는 그보다 40년이나 앞선 19세기 말, 이곳 풍경이 담긴 사진엽서에서 발견됐고, 1910년대에 작성된 조선총독부 기록에도 대화조의 소유자로 나와 있어 보존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다.

▲ 1880년대~1890년대의 관동로(좌로부터 구 청국영사관, 대화조, 구 일본영사관 정문)

그리고 인천 개항장 일대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 마찌야는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리모델링이 아닌 복원으로 방향이 잡혔다. 벽체 철거 중, 대화조의 오랜 내력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 복원 전 대화조 1층 평면도(좌) / 2층 나무벽체에 적힌 대화조(大和租) 이름(우) / 1901년, 1902년 오사카상선 주식회사 안내포스터(아래)
▲ 갈대를 엮어 쓴 마찌야의 전통적인 천장 마감

“문고리가 굉장히 오래된 문고리에요. 1920년대 독일산 문고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게 나오면 그거 그대로 사용했어요. 그다음에 이 집 창고에서 나온 금고는 여기 인테리어로 복원을 했고요. 또 3층에 올라가시면 벽에 낙서한, 그 당시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여기서 일을 했었거든요. 그 낙서한 모습들도 그대로 남겨놨고요.”
                                    - 백영임 대표 / 2011년 舊 대화조 매입

▲ 한국인 노동자들이 벽에 낙서한 모습
▲ 2층의 테라스를 없애고 눈썹지붕 올림
▲ 1층에 미찌야의 전통을 따라 외부 격자창 설치

인천시가 개항장 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면서 주요 관리 대상 건축물에 올랐지만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던 대화조.
다행히 개인의 노력과 신념으로 그 역사를 제대로 찾았고 앞으로 개항장의 오랜 유산으로 그 이름을 이어갈 것이다.

 <舊 인천대화조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402004
  유튜브 : https://youtu.be/EGBPQUwSPCY

※ 영상기록 <서울 시간을 품다> ‘舊 인천대화조’ 편은 2015년 5월 25일에 방송되었습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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