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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 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울맹학교·서울농학교]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듣지도 못하며
할 수 있는 게 없는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아이도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대한민국의 기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부모의 고백 중

조선시대의 중심, 경복궁 끝자락을 따라 이어진 골목 끝에는 특별한 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듣지 못하거나, 앞을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서울농·맹학교.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교육기관의 시작은 일제강점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근대적 고아원을 빼앗고, 조선 초, 서민 치료를 위해 만든 의료기관의 이름을 본 따 설립한 ‘제생원’. 일제는 이곳에 장애인 교육을 위한 ‘맹아부’를 추가로 만들었다. 선정을 가장한 외국인에게 보여주기 식의 불순한 계기였지만 한국 특수교육이 움트는 순간이기도 했다.

1913년 청각장애(농:聾) 11명, 시각장애(맹: 盲) 16명, 총 27명으로 시작하여 설립과 동시에 수화교육을 시행하였다.

1911년 일종의 구제기관인 제생원 설립
1911년 일종의 구제기관인 제생원 설립
1913년 장애인 교육을 위해 제생원 맹아부 신설
1913년 장애인 교육을 위해 제생원 맹아부 신설
1924년 수화 보급을 위한 수화 강습회 개최(좌) / 1930년 청능 및 발성 훈련 시행(우)
1924년 수화 보급을 위한 수화 강습회 개최(좌) / 1930년 청능 및 발성 훈련 시행(우)

장애를 이겨낸 세계적 인물, 헬렌 켈러의 방문은 장애인의 교육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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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삼중고 맹아원에 개선
성모 맞은 맹아원의 정경
- 『동아일보』 1937. 7. 16

전란 속에서도 맹아 교육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1945년 광복 후, 국립맹아학교로 교명 변경 / 1950년 6·25전쟁으로 부산 및 제주도로 피난
1945년 광복 후, 국립맹아학교로 교명 변경 / 1950년 6·25전쟁으로 부산 및 제주도로 피난

1959년 서울맹학교와 서울농아학교로 분리되면서 본격적으로 각 장애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을 시행하였다.

본격적으로 각 장애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 시행
본격적으로 각 장애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 시행

독립한 서울농아학교는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 씨를 기리기 위한 사당, 옛 선희궁 터에 자리를 잡았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 남아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선희궁 터(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2호/1975년 지정)
선희궁 터(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2호/1975년 지정)

그 뜻을 담아 한때 ‘서울선희학교’라 불리던 학교는 2002년 이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펴다 선宣, 복스럽다 희喜 → 복을 널리 펴는 곳 선희宣禧
펴다 선宣, 복스럽다 희喜 → 복을 널리 펴는 곳 선희宣禧

2008년 학교 담장에는 학생들의 희망이 새겨지기도 했다.

서울맹·농학교. 무려 100년이 넘는 세월 속에 우리나라 특수교육의 산 역자이자 중심으로서 제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

-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naver.me/xznPPqtG
☞ 유튜브 : https://youtu.be/49_fN2tosLg?si=gJy2h6tG0xrWZAZw●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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