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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남산제1호터널] 길이 1,530m, 너비 10.8m, 왕복 4차로, 강북 도심과 강남을 잇는 주요 교통로의 시작! 바로 남산1호터널이다. 1996년부터 서울시는 '혼잡세' 개념으로 지나는 차마다 통행료 2천 원을 받았는데 오는 15일, 도입 27년 만에 통행료가 일부 사라지게 된다. 남산1호터널 공사의 목적은 단순히 교통 소통만의 문제는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그 탄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광복 후,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서울. 그러던 1968년 1월.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벌어졌다.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 31명 청와대 습격(경향신문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 31명 청와대 습격(경향신문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남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이듬해 당시 서울시장이 발표한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 ‘서울시 요새화 계획’.
그 중심엔 ‘남산’이 있었다.

제14대 서울시장 김현옥, 1969년 ‘서울시 요새화 계획’ 발표
제14대 서울시장 김현옥, 1969년 ‘서울시 요새화 계획’ 발표

시 남산을 관통하는 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2호터널의 경우는 교통의 목적은 전혀 없었고 1호터널과 2호터널을 서로 교차시킴으로써 교차시킨 공간에 교통광장과 벙커 같은 것을 조성해 전쟁 수행을 위한 기능을 담으려 했다. 터널 속, 약 30~40만 명이 쉴 수 있는 넓은 지하광장. 전쟁 시에 대규모의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지하 공간, 방공호였다.

약 23,000㎡ 규모의 지하 대피소
약 23,000㎡ 규모의 지하 대피소

이른바 ‘남산요새화’를 계획하였으나, 교차점은 물론 지하광장도 만들지 못했는데 터널 공사에 대한 경험 부족(공사비, 기술적 문제)과 반대여론으로 폐지되었다. 결국 2호터널이 1호터널 아래를 지나가는 것으로 변경됐다.

1969년 3월 13일 공사 시작, 최초로 국내기술과 국내자재로 시공된 한국 최대 규모·길이 터널
1969년 3월 13일 공사 시작, 최초로 국내기술과 국내자재로 시공된 한국 최대 규모·길이 터널

록 요새화 계획은 백지화됐지만 남산1호터널은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1970년 8월 15일 개통
1970년 8월 15일 개통
개통 당시 통행료
개통 당시 통행료

요새화 대신 남산1호터널이 만든 변화는...

남산터널 관통으로 숨통 트인 서울(경향신문 1970.3.18)
남산터널 관통으로 숨통 트인 서울(경향신문 1970.3.18)
1980년대 이후 서울시내 교통량 급증, 1989년 남산1호터널 쌍굴 확장
1980년대 이후 서울시내 교통량 급증, 1989년 남산1호터널 쌍굴 확장

무엇보다 남북 간선도로망의 중추로 떠오르며 주로 동서로만 발달했던 서울 발달의 판도를 바꿨다. 강남지역의 개발을 촉진시키며 서울 남북발전의 계기가 되었다.

강남지역 개발 촉진
강남지역 개발 촉진

전쟁으로부터 서울과 시민을 지키기 위해 계획되었던 남산1호터널.

수십 년의 시간 속에 모습은 변했지만 여전히 서울과 시민을 지키는 든든한 통로로
내일의 발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디어파인

- <남산제1호터널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naver.me/GxNckEVJ
유튜브 : https://youtu.be/wRPCwzobujo?si=7oJuITrTb_wklpqM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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