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실 숨기고 성관계, 상대에 대한 불법행위책임 성립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8.07.11l수정2018.07.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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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혼인빙자간음죄라고 들어보셨나요?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에 대해 처벌하는 죄로 형법 제304조에 규정되어 있었는데,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을 받아 효력을 상실하게 된 죄입니다.

형법 제정 때부터 성적 자기결정권이 약한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규정된 죄로, 성 개방 의식이 확산돼 개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결정할 성적 사생활을 국가가 법률로 통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비범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2009년 11월 26일, 헌법재판소가 2008헌바58결정에서 ‘혼인빙자간음죄 조항은 남성만을 처벌 대상으로 해 남녀평등에 반할 뿐 아니라,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여성의 성적(性的) 자기결정권을 부인하고 있어 여성의 존엄과 가치에 역행하는 법률’이라 하여 위헌판결을 내림으로써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위 죄가 사문화되었지만 이러한 피해를 입은 여성은 상대방 남성에 대하여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최근 기혼남성이 혼인 사실을 숨기고 미혼여성을 만나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라고 판단한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씨는 혼인하여 배우자와 자녀를 두고 있었음에도, B씨에게 2017. 5. 15. 인스타그램 쪽지로 연락을 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두 사람은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B씨는 2017. 5. 27. A씨와 처음으로 대면을 하게 되었는데, 당일 A씨의 차량 안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함께 골프 여행을 다니면서 수차례 더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A씨는 카카오톡으로 B씨에게 결별을 통보하였고, B씨는 A가 기혼자임을 숨겼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A씨가 B씨에 대하여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미혼 여성에게 있어서 상대방이 기혼자인지 여부 등은 교제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고 전제한 후, “B씨가 A씨를 처음 만난 날 A씨에게 유부남인지, 결혼했던 적이 있는지, 아이가 있는지를 물어보았으나, A씨는 결혼한 사실이 없고, 유부남이 아니다. 아이도 없다고 대답하며 적극적으로 B씨를 기망하여 B씨와 성관계를 가졌다.” 며, “A씨의 이러한 행위는 B씨의 성적 자기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기혼사실을 모르고 불륜행위를 저지른 경우, 불륜행위의 상대방이 결혼 사실을 속인 기혼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를 인정하여,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불륜행위의 상대방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 및 헌법 제10조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되는 기본권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기준으로 삼아 상대방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할 것입니다.

또한 위 사안에서 미혼여성 B의 경우, 기혼남성 A가 유부남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으므로, B는 기혼남성 B의 아내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B의 아내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은 미혼여성 B가 A가 유부남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행위를 한 경우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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