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의 전환과 비핵화 전망 [이성우 칼럼]

이성우 정치학박사l승인2018.11.26l수정2018.11.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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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디어파인=이성우의 세계와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남북한 모두의 궁극적 이상이라고 하지만, 탈냉전 이후 현실 국제정치의 흐름은 남한은 흡수통일을 정책목표로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북한은 체제생존을 확보해야하는 위기 속에서 북한에게 개혁개방은 위험한 선택이었다. 소련의 붕괴와 함께 탈냉전이 시작된 1990년대 초반 이후 북한은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핵 개발”을 선택했다. 북한의 생존전략으로서 핵개발을 설명하는 이론은 국제정치이론으로 “비대칭균형”이다. 문제의 핵심은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외교적 고립과 국가경제의 피폐로 인민의 상다수가 아사하는 국가위기 상태에서 북한은 남한과 재래식 군비경쟁을 지속할 국력도 이를 추진할 의지도 고갈된 상태에서 “핵 개발”을 유일한 대안으로 선택했다. 이와 동시에 북한 지도부는 “선군정치”와 “병진노선”과 같은 정치구호를 통해 고난의 행군에도 주민들의 반대와 비판을 완화하고 지지와 협조를 동원하여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였다.

25년여에 걸친 북한의 핵개발 노력은 2017년 말 6차 핵실험 성공선언과 노동 14호 대륙간 탄도탄 발사 실험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북한이 미국과 양자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갖는 의미의 “game changer”를 손에 쥐게 되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을 무시하고 북한의 붕괴를 기다리던 전략적 인내의 종료를 의미하는 점에서 game changer인 것이다.

2018년에 3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지만 미국의 중간선거이후로 예정되었던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후속조치가 지연되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소강상태를 맞이하고 있고 부정적인 전망도 다수 제시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유일한 대안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이다. 현재의 소강상태를 돌파하고 협상을 통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첫째, 비핵화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과 북한의 신뢰 확보이다. 역사적으로 전쟁 이외에는 상호 접촉이 없었던 미국과 북한이 대화와 협력을 통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맞교환하기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확보되어야 한다. 비핵화 과정에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것은 외교적 승인 그리고 불가침과 체제보장과 같은 soft power의 성격을 가진 무형물의 소극적 부작위임에 반해, 북한이 미국에 제공하는 것은 핵의 포기와 검증 그리고 미사일 해체와 같은 hard power의 성격을 가진 유형물의 적극적 포기이다. 유사한 성격의 자산을 거래하는 경우보다 다른 성격의 자산을 거래하는 과정에 거래비용이 높은 만큼 상호신뢰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하는 단계적 제재완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완화된 협상의 자세를 보여줘야 북한의 핵 포기과정을 출발시키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의 결산을 의미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비핵화에 따른 한반도 현상변경에 따라 주변국들은 기득권의 상실에 대하여 민감한데 그 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민감하다. 중국은 비핵화 이후에도 한반도 북단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친미정권이 한반도를 주도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불안감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일관성이 부족한 대응으로 나타난다. 중국은 과거 6자회담구조에서는 미국에게 미·북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양자구도로 북핵문제의 해법을 모색하자 중국은 다시 6자회담의 다자구도를 요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이라고 언급하면서 비핵화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의 소극적 대처는 미중무역 분쟁에서 미국에게 적극적으로 대응을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셋째, 우리 내부의 남남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북한문제는 국내선거에서 항상 진보와 보수로 진영을 나누어 이른바 최소승자연합(minimum winning coalition)을 결성하는 유발성 이슈로 활용되어 왔다. 이미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북한 퍼주기’의 친북프레임으로 몰아 보수성향의 유권자를 결집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비핵화를 향한 대북정책 그리고 궁극적 지향점인 통일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달성되어야 한다는데 진보와 보수가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선거도 원칙을 지키면서 여야가 경쟁해야하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비핵화의 정책수단으로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압박을 선택하더라도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선거전략은 여론의 준엄한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 이성우 박사

[이성우 박사]
University of North Texas
Ph. D International relations
현)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이성우 정치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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