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말 목구두/ 장화인 부츠는 갑혁(upper)이 발목이상 또는 장딴지 이상의 목이 긴 신발로 때로는 구두 위에 신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주로 가죽이나 천, 비닐로 만들며 신발의 개폐부분은 지퍼나 버클, 단추, 고리 끈으로 여미며, 구두 뒤축과 앞모양이 다양하다.

부츠의 용도는 패션, 방한, 방수, 스포츠, 안전 등 다양하다. 부츠는 높이와 기능과 용도에 따라 나뉜다. 높이에 따른 분류는, 보통 knee high boots 이하는 middle boots, 그 이상을 long boots(knee high boots)로 부른다. 앵클부츠(ankle boots)는 발목까지 오는 부츠이고, 반부츠(half boots)는 mid-boots 또는 buskin으로 불리며 종아리의 반(20~30츠) 정도 높이의 장화이다. 종류로는 인디안부츠, 웨스턴 부츠(카우보이 부츠) 등이 있다. 니하이부츠는 35~38cm에서 무릅까지의 긴 장화로 종류는 다음과 같다. stretch boots는 합성피혁으로 잘 늘어나 발에 꼭 맞게 신을 수 있다. 헷시안 부츠(Hessian boots)는 뒷꿈치는 하이힐이나 cuban heel이 있는 무릎길이의 장화로 18세기 초 독일 헤시안 병사들의 구두이다. 웰링턴 부츠는 부츠의 각부가 바지의 아래에 오게 해서 신는다. 싸이하이(렝스)부츠<thigh high(length) boots>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부츠이다.

기능성으로 분류하면, 운동부츠, 워크부츠, 승마부츠 그리고 애프터 스키부츠 등이 있다. Work Boots는 엔지니어 부츠, 페코스 부츠 등 작업용 혹은 거기에서 발전한 것을 통칭하고 방수성이 높아 트래킹에도 이용된다. After ski boots는 스키장까지의 왕복이나 방한용이다. 승마용 부츠 종류는, 앵클 부츠(ankle boots)는 남화로 여자용은 앵클 애놀 부츠(ankle anole boots), 남자용은 차카 부츠(chukka, chukker boots)라고도 한다. 차카 부츠(chukka ; 폴로 경기 1라운드)는 폴로 게임에서 유래했는데 1898년 영국에서 등장하고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다. 조드풀(jodhpur, 죠프부츠)은 복사뼈 위까지의 부츠로 발목에 가는 스트랩 버클이 있는데 1890년대 영국에서 등장했고 인도의 조드퍼스 기병대가 사용하며 유래되었다. 앵클부츠와 비슷하나 발목 옆선에 고무 소재를 붙여 신축성을 준 디자인 부츠는 첼시(Chelsea)부츠라 한다. 

용도에 따른 종류는 다음과 같다. 웰링턴(wellington) 부츠는 영국에서 Wellies 부츠, 호주는 gum boots, 우리나라는 rain boots로 통칭되는 무릎까지의 장화로 영국의 군화, 승마용이자 레인부츠로 PVC나 할로겐화 폴리머로 만든다. 웰링턴 장군의 이름을 땄는데 18세기 제화공에게 자신의 헤시안 부츠를 변형해 탄생했고 제1차 세계대전 영국군 군화로 사용되며 널리 퍼졌다. 1852년 프랑스의 히랑 허치슨이 굿이어 타이어와 만나면서 방수용 고무장화가 만들어졌다. 카미크(kamik)는 에스키모인의 긴 구두로 물 속 작업이나 비올 때 신는다. 코투르누스(Cothurnus)는 고대 그리스 비극 배우들의 반장화이다. 크레피다(crepida)는 발 끝이 커트된 반장화로 고대 로마인이 신었다. 스타킹 부츠(stocking boots)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 모양의 부츠이다. 스톰 러버(storm rubber)는 고무제 오버슈즈로 앞 부분이 높고 깊은 반장화이다. 레이스 부츠(lace boots)는 정강이 높이 반장화의 총칭으로, 승마용 구두나 비행사의 구두 등이다. 워커는 한국전 당시 미군 월튼 워커 중장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일부는 작업화 "work boots"에서 와전된 것으로 본다. 원래 명칭은 combat boots, military boots(전투화), work boots, safety boots(작업화), hiking boots(등산화) 등이다.

부츠는 소재로도 구분된다. 매끈한 느낌과 보온성이 좋은 가죽부츠(leather boots), 물에 약하나 겨울용인 세무가죽의 스웨이드부츠(suede boots), 호주 양가죽으로 만든 목이 긴 어그부츠(ugg boots)는 2차 세계대전 때 조종사가 신발 안에 양털 안감을 댄데서 유래했다. 1950년 Mortel's Sheepskin Factory에서 ugh boots를 처음 생산했다. 이름에는 3가지 유래가 있다. 첫번째는, 호주에 처음 정착한 유럽인들이 신은 부츠를 보고 "Ey mate, thboots really 'ug your legs!"라 말해서(ug는 ugly) 이름이 탄생했다는 설이다. 두번째는, ‘Ugh’가 ‘당신의 발을 껴안는다’란 hug를 호주 발음대로 표기하며 탄생했다는 설이다. 세번째는, 털부츠를 신던 에스키모의 말에서 유래됐다. 털실로 만든 스웨터부츠(sweater boots), 종아리나 부츠 전체를 모피로 감싸 에스키모부츠라 불리는 먹클러스부츠, 고무로 만든 방수성 좋은 레인부츠(rain boots), 여름용인 마로 만든 마부츠 등이 있다.

디자인으로 구분하면, 자연스런 구김과 빈티지 느낌 슬러치부츠(slouchy boots), 카우보이용 슬릿 장식의 투박한 웨스턴부츠(western boots), 승마용과 비슷한 라이딩부츠(riding boots), 끈으로 묶은 레이스업부츠(lace up boots) 등이 있다.

부츠의 역사를 보면, B.C 1,000년경 레깅스, 밑창, 갑혁으로 분리됐던 이전 부츠가 하나로 통합되어 발에서 무릎까지도 덮었다. 부츠의 최초 착용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었다. 크레타인들은 샌들과 굽 신발 외에 남자들은 발을 끈으로 종아리까지 매는 반부츠나 샌들을 신었다. 그리스인 대부분은 샌들을 신었으나 부츠는 코투르누스와 버스킨이 있었다. 코투르누스는 굽 높이 7.5~9cm 정도의 연극배우들 신발로 발목 위까지 갑피가 올라왔다. 원형극장 위쪽의 관객들에게 인체를 과장시킬 목적으로 가면과 함께 신었다. 귀족용 버스킨은 여행용, 군인용으로 목이 길고 발가락이 나와 있고 끈으로 조절했으며 재료는 가죽, 파피루스였다.

북유럽 고트인이나 앵글로색슨인들은 추운 날씨에 장거리 외출 시 발등, 발목 보호용으로 방한용 반부츠나 긴부츠 갈리께(gallicae)를 신었다. 갈리께는 두장을 맞붙여 발목까지 오고 윗부분을 접어내린 신발로 로마 황제 Gaius Caeser Caligue가 신었는데 로마 병사들이 caligula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된다. 이집트는 800년경 착용했다. 부드러운 가죽의 동아시아 유목민들의 앵클부츠는 1,200~1,500년경 몽고군들에 의해 중국, 러시아로 전해졌다. 알라스카 원주민 이누이트족과 알류트족은 순록이나 물개가죽 혹은 개 털로 만든 전통 겨울 부츠를 발전시켰다. 네덜란드 장인들은 당시 프랑스인이나 포르투갈 선원들이 부츠라 인식했던 신을 바탕으로 유럽의 부츠 도해를 처음으로 규정했다. 1630년대는 끈으로 묶는 방식의 가죽소재 반장화가 나타났고, 바로크시대는 부드러운 가죽의 롱부츠가 유행했고 후에는 반부츠와 앵클부츠가 유행하였다. 자연스런 형태의 신발은 16세기 말부터 나타났고 부츠의 진정한 역사도 이때 시작됐다. 1702년에 스웨이드 소재의 긴 부츠가 나타났다. 1700년대 넓적다리까지 오는 높은 부츠를 미국 독립전쟁 때 독일병정들이 신으면서 카우보이 부츠로 발전했다. 18세기 남성들이 부츠를 패셔너블한 신발로 인식하여 일반 구두보다 더 착용했지만 여성용은 승마부츠만 있었다. 1830년대에는 여성들도 부츠를 신었다. 1850년대는 부츠와 가벼운 펌프스가 공존했고 발목을 감싸야 건강에 좋다는 관념 때문에 긴 구두가 유행했다. 1875년 자수와 리본 장식의 벨벳부츠가 나왔고, 1900년에는 섬세한 투톤 앵글-하이 부츠가 나왔다. 1914년 여성부츠가 처음으로 패션계에 등장했고 신 소재와 스타일 그리고 굽 높이 등이 점차 혁신을 했다. 1925년 이브닝 부츠가 등장했고 1950년대에는 발등이 종아리와 거의 수평상태를 이루는 하이힐 부츠가 등장했다. 부츠는 19세기 중엽까지는 남성의 신발이었으나, 이제는 의복과 디자인의 발달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각광 받는 패션 아이템이다.

악천후일수록 빛을 발하는 신발 ‘부츠(boot/ boots)’는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부츠(boot/ boots)’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bhewt-(to strike, push, shock)’가 게르만 조어 ‘buttaz/ butaz(cut off, short, 무딘)’가 되었다. 이 말이 고대 프랭크어 ‘butt’로 유입되면서 고대 프랑스어 ‘bot(club-foot)/ bot(fat, short, 무딘)’와 연관이 있는데 고대 프랑스어 ‘bote(a high, thick shoe)’가 됐다. 이 말이 중세 영어 ‘boote/ bote(shoe)’가 되면서 최종 ‘boot/ boots’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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