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서거 소용돌이 치는 군부 [김문 작가 칼럼]

김문 작가l승인2018.12.19l수정2018.12.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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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김문 작가가 쓰는 격동의 현대사를 주도한 군장성들의 이야기]

▲ 사진=ktv 화면 캡처

박 대통령 서거 소용돌이 치는 군부

1979년 2월 청와대는 대대적인 군인사 개편을 단행한다. 이 때 육본 참모차장이었던 이건영 장군은 3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정승화 장군이 참모총장, 김학원 장군이 1군사령관에 새로 부임했다. 3군사령관은 예나 지금이나 수도권 전역을 관할하는 핵심직책으로 야전지휘관으로서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자리였다. 따라서 이 장군도 군생활의 마지막 정력을 쏟는다는 자세로 임했다. 그러나 12.12로 정승화 총장과 함께 보안사 서빙고분실에 갇히는 신세가 될 줄은 미처 예상도 못했다.

1979년 한 해는 우리 현대사 중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격랑이 심한 해였다. 6월29일 내한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만나 인권문제를 놓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면서 악수만 한 채 한국측의 제의를 거절하고 숙소를 미 7사단 영내로 정해버렸다. 뒤이어 카터 대통령은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했다. 8월11일에는 경찰병력이 신민당사에 진입, 당사내에서 농성 중이던 YH무역 여공 200여명을 강제해산시키면서 발생한 불상사로 국내 시국이 뒤숭숭하게 얽혀갔다. 10월4일 국회에서는 김영삼 의원이 제명처분되는 일이 벌어졌다. 10월18일에는 일련의 학생시위로 부산지역에는 계엄이, 마산과 창원 지역에는 위수령이 선포됐다.

카터 미대통령 “주한미군 철수하겠다” 으름장

▲ 사진=ktv 화면 캡처

이러한 와중에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천명했다. 그러자 이 장군은 북한군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면서 3군휘하 전 부대에 대북 경계태세 및 진지보수공사와 땅굴 발굴작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렇게 1979년의 국내 상황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특히 10.26과 12.12 등 현대사의 커다란 소용돌이로 이 장군은 조기퇴진하는 불운까지 겪어야 했다.

10월26일 저녁 8시10분쯤 이 장군이 자신의 공관에서 쉬고 있을 때 정승화 육군총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매우 다급한 목소리였다. 충정부대(33사단)를 급히 출동준비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이 장군은 왜 그러는냐고 반문했으나 정 총장은 나중에 설명해주겠다며 출동대기를 명령했다.

이 장군은 서둘러 참모진을 비상소집했다. 장봉천(張奉天 육사8기)부사령관, 신재성(辛在 成 종합2기)참모장, 한철수(韓哲洙 육사12기)작전참모, 박세직(朴世直 육사12기)정보참모 등 속속 지하벙커로 모여들었다. 영문을 모르는 이들 역시 이 장군처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진돗개’(비상사태의 정도)가 발령됐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장군은 혹시 전방부대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황영시 1군단장을 전화로 불렀다. 대답은 ‘이상무’였다. 이번에는 차규헌 수도군단장을 불렀다. 역시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이 장군은 박준병(朴俊炳)20사단장한테 전화를 걸어 출동준비 명령을 내렸다. 20사단은 계엄 등 비상시국때 맨 처음 수도권에 투입되는 예비사단이었다. 이 장군은 또 이같은 사실을 한미1군단장에게 통보했다. 3군 예하의 병력을 출동할 때에는 사전에 알리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장군이 ‘대통령 유고’라는 사실을 안 것은 밤 11시 무렵이었다. 그러나 ‘사망’은 상상도 못했다. 이 때만 해도 이 장군은 박 대통령이 시위학생들이나 간첩에 의한 피습으로 부상당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로부터 2시간 뒤인 새벽 1시쯤 이 장군은 비로소 박 대통령의 사망사실을 육본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 김재규 중정부장한테 총을 맞고 쓰러졌다는 것이다. 이 장군은 예하부대에 즉각 출동명령을 내렸다. 20사단은 태릉으로, 가평에 있는 임시 헌병중대는 서울 외곽도로에, 60, 63, 72, 99, 100훈련단 병력들은 관공서, 방송국 및 국가 주요시설을 장악케 했다.

▲ 김문 작가

[김문 작가]
전 서울신문  문화부장, 편집국 부국장
현) 제주일보 논설위원

김문 작가  gamsam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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