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사주를 보러 오셨다가 명리를 배우시는 분이 계시다. 40대 초반의 여성분인데 순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금기운이 강한 달에 태어난 금기운의 간여지동(하늘과 땅이 모두 자신의 기운)인 사주였다. 그래선지 금기운인 나와는 제법 얘기가 잘 통한다.

수업반 상담반 수다반이 적절히 섞이다 보니 이래저래 개인적인 얘기가 많이 오고 간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공감도 있지만, 조금 복잡할수도 있는 가정사에 대한 가감없는 진솔함에 가르치는 입장인 내가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가 있을 정도로 솔직하신 분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내가 오히려 도움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분 역시 그런 분 중 한분이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아서일까 아니면 타고난 심성이 고와서일까, 다소 고집스러운 면이 있을지는 몰라도 계산적인 측면이 없는 분이다.

이분은 오행 중 목기운과 화기운이 없다. 목기운은 이분에게는 재성, 즉 목표를 설정해 그것을 이루려고 하는 욕망계이고 화기운은 관성, 자신을 통제하며 주변의 상황에 따라 자신의 고집을 꺾을수도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어떤 직장에 얽매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해나가는 성분은 부족한 것이다.

오행은 장기의 특성을 나타내는 지라 금기운이 강하면서 목기운이 없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간기운이 약함을 의미한다. 금기운은 목기운을 극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목기운은 토기운을 극하는데 극하는 기운이 약하면 반극을 당해서 이중으로 극을 당하는 형국이다. 지금 현재 건강이 상당히 안좋은 상황이긴 하다. 그런 중에도 늘 웃으며 오히려 나를 격려해주는 분이다.

아버님이 운영하시던 병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던 중 내 능력의 한계 때문에 스승님께 자문을 구했는데 세상에 어찌 이런일이. 스승님이 몇십년전 병원홍보잡지를 만들 시절에 인연이 있던 원장님의 따님이었던 것이다. 작년에 이 일을 시작하면서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그 많은 상담소를 두고 나를 찾아온 손님들은 분명 나와 인연이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안좋은 인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게 힘을 주는 인연들이었다.

명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불교와의 접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전생, 업, 윤회 등등 종교는 다를지라도 살면서 이런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타고남이 욕망하는 존재로 태어난지라 인간이라 함은 그 자체가 ‘고’라는 불교의 사상에 나는 너무나 동의한다. 매순간 채워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그 자체로는 불완전한 존재...이런 시각으로 보면 누구 하나 안쓰럽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니 모든 사람을 측은지심으로 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이 좋은 인연으로 인도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 분은 앞으로의 대운(10년을 관장하는 기운)에 목기운이 들어와 성격적으로는 목표하는 바가 생기고 건강적으로는 간기운이 회복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스승님은 병원 경영에 참여해보는게 어떠시냐 권했지만 아직은 아이도 어리고 건강적인 문제 때문에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사람은 내일 벌어질 일도 모르는 존재아닌가. 내가 명리학을 공부하고 상담할줄 어찌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람이고 인연이다. 그것은 스승님이 늘 강조하시던 부분이었고 매일 몸소 체험하면서 살아간다. 금기운들은 사실 사람과의 관계가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측면들이 많다. 기가 세다는 것은 금기운이 많은 사람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하지만 겉으로 세보이는 사람 중 속마음은 부드러운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음과 양이다.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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