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 그 녀석’, 미스터리 스릴러 속에 피는 예쁜 ‘애정꽃’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9.04.15l수정2019.04.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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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tvN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tvN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의 인기의 중심은 아무래도 이안(박진영, 21살)과 윤재인(신예은, 21살)의 사랑이 비극일지, 축복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검사 강성모(김권, 31살)와 형사 은지수(다솜, 31살) 사이를 오가는 팽팽한 긴장과 미스터리가 재미를 더해준다.

안은 8살 때 화재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성모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17살에 다시 그를 만나 친형제처럼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상대방과 피부를 접촉하면 그의 기억을 읽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성모와 경찰을 돕고 있다. 재인의 아버지는 화재사고 범인으로 몰려 영어의 몸이 됐다.

그 후 재인은 이모 오숙자(김효진)와 함께 살았다. 현재 수습경찰로 안과 함께 강력계에 입성하는 게 꿈이다. 안과 재인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다. 안은 재인의 아픔을 달래주고, 재인은 특유의 능력 때문에 외톨이로 산 안의 외로움을 어루만져 준다. 그런데 안이 재인 아버지를 알게 된다.

성모도 안처럼 고아로 자랐다. 그가 검사가 된 이유는 오로지 엄마를 앗아간 11년 전의 미제 사건을 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것과 똑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수수사본부에 성모는 지수와 함께 배치된다. 지수는 성모 엄마 강은주(전미선)가 다른 이름으로 생존한 것을 확인한다.

▲ 출처=tvN

더불어 성모가 그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도 파악한다. 둘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안과 재인 커플처럼 사랑의 아지랑이도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성모는 주인공들의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강근택(이승준)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는 2005년 성모와 은주가 살던 집에 침입한 바 있다.

또한 영성아파트 사건 때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안을 칼로 찔렀었는데 그 수법이 영성아파트 사건, 한민요양병원 사건 등의 피해자들의 결정적 사인인 오른쪽 복부 자상과 동일하다. 과연 성모와 은주는 뭘 감추고자 하는 것일까? 재인 아버지는 진범일까? 근택의 정체와 네 주인공의 사랑은?

왜 하필 사이코메트리일까? 사람들에겐 누구나 양면이 있다. 다중인격이 종종 드라마의 소재일 정도다. 그건 인간이란 본성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사람들의 선과 악의 이분법을 우주에 투사하지 말 것을 엄중하게 경고했다. 아름다운 사랑 노래는 연인에겐 팡파르지만 외로운 이에겐 장송곡이다.

더구나 주인공들에겐 모두 아픔이 있다.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핸디캡도 있다. 안은 영성아파트 화재 때 부모를 잃었지만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얻었다. 엄마가 있음에도 고아원에서 자란 성모는 자신이 안을 살렸다는 주변의 편견과 달리 안 때문에 자신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고마워한다.

▲ 출처=tvN

재인의 아버지는 마음 따뜻한 경찰이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수많은 사람을 죽인 방화범이 돼 감금됐다. 겉으론 똑 부러져 보이는 재인은 그러나 부족한 게 많은 아주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게다가 아버지와의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닌, 트라우마로 남아 내내 가슴앓이를 한다.

지수의 아버지는 퇴임을 앞둔 자랑스러운 경찰청장이지만 영성아파트 사건에 대해 뭔가 숨기는 게 있다. 겉으론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에 경찰 내에서 촉망받는 지수지만 아버지에 대한 의심과 불신은 경찰로선 배신감이고, 딸로선 부끄러움이다. 게다가 성모를 향한 연모는 감당하기 힘들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연기를 하는 동물은 극히 드물지만 선의든, 악의든 거짓말을 단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없다. 안은 타인과의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그가 숨기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런 설정은 타인의 아픔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며, 달래주라는 메시지다.

어린 시절 그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그러나 이젠 그가 주도적으로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치유해주려 노력하기도 한다. 또 다른 메시지는 남의 비밀을 굳이 알려 하지 말라는 경고다. 비밀은 지켜져야 한다는 논리다.

▲ 출처=tvN

“목숨처럼 지켜야 하는 비밀이 있다”라는 대사다. 알렉시티미아(감정표현 불능증)는 다소 뜬금없는 도입 같지만 “아픈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라는 대사와 함께 그 명제와 연계된다. 머피의 법칙은 사실 법칙이 아니라 일상적이거나 다소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이 더 오래 남는 심리에 근거한다.

선과 악, 미와 추, 정의와 비리 등이 공존하는 이 이원론적 세계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일 뿐이니 서로서로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고통을 위무해주라는 주제가 드라마를 관통한다. 초능력을 지닌 안조차도 칼을 쥔 자는 볼 수 있지만 정작 그 피해자는 볼 수 없는 결정적인 핸디캡을 지녔다.

그래서 그는 “왜 과거를 볼까? 미래가 아니라”라며 아쉬워하고, 궁금해한다. 그건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신의 능력을 갖게 된다면 우주의 질서는 무너지게 된다는 기계론적 이념이다. 청소년을 주 시청층으로 하는 드라마에도 이제 심오한 철학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이다.

안과 재인의 위태위태한 사랑이 매우 안타까우면서도 예쁘고, 성모와 지수의 ‘썸’도 흥미진진하다. 여기에 수시로 이혼한 아내로부터 부당한 돈을 뜯길 수밖에 없어 괴롭고 외로운 대남에게 슬며시 밥상을 차려주는 숙자의 애정공세까지 미스터리 스릴러 속에 피는 ‘애정花’가 아름다운 드라마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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