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K-Pop이 붐을 일으키며 아이돌이라는 말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요즘 특히 10대들에게 장래 희망을 꼽으라면 아이돌 스타가 되고 싶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돌’은 무엇인가?

아이돌은 철학 용어로 ‘우상’이라는 의미인데 이제는 ‘하이틴 스타’라는 말을 제치고 10대들에게 우상의 대상이 되는 인기있는 연예인을 의미한다. 특히 어린 인기 가수에게 아이돌이라는 말을 붙인다. 우리나라의 ‘아이돌’은 서양의 개념과 일본의 개념이 혼합된 단어이다. 서양의 ‘틴 아이돌(Teen Idol)’은 10대들에게 인기있는 가수, 배우, 운동선수 등을 지칭하며, 일본의 ‘아이도루’는 기획사가 육성한 10대들에게 인기있는 가수를 뜻하는데, 우리는 일본에 가깝다. 한국에서 아이돌이라는 개념에 부합한 최초 그룹은 1996년에 데뷔한 H.O.T다. 연기돌은 아이돌 중 연기 활동을 하는 스타를 지칭한다. 한류 열풍으로 아이돌 스타가 출연하면 드라마 수출 단가가 3~4배 뛰자 아이돌을 드라마에 캐스팅되기 시작한 것이다.

역사를 보면, 현재와 같은 보이그룹과 걸그룹 시초는 1980년대에 데뷔한 소방차와 세또래로 본다. 댄스음악 장르가 1980년대 중반부터 유행했고, 1990년대 초반부터 하우스, 테크노 등 전자 댄스음악의 반복적 리듬에 미국 힙합의 영향으로 랩이 추가된 음악이 10대들에게 유행했다. 대표적 댄스음악 가수는 서태지와 아이들, 잼, 듀스, 노이즈, 룰라 등이 있다. 이들은 1세대 아이돌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 사진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1989년 설립된 SM기획은 새로운 방식의 오디션으로 선발한 이들에게 노래와 춤을 연습시킨 뒤 가수로 데뷔시켰다. 이런 체계로 처음 등장시킨 아이돌이 H.O.T였다. 1세대 아이돌은 5명 전후로 구성됐으며 리드 보컬, 댄서, 래퍼 등 역할을 분담했다. 1세대 아이돌은 H.O.T, 젝스키스 신화. god, S.E.S, 핑클, 코요테 등이 있다.

2000년대 초반 1세대 아이돌이 쇠퇴하고, 2004년 동방신기, 2005년 슈퍼주니어, 2006년 빅뱅이 데뷔했고, 2007년 원더걸스가 인기를 끌면서 2세대 아이돌의 유행이 시작됐다. 2세대들은 6인 이상이며 유닛이라는 ‘그룹 속 그룹’을 결성해서 활동했다. 기획사는 소속 아이돌을 철저히 관리해 문제 발생을 방지했다. 음악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 서양 팝 음악처럼 작곡했다. 신비주의 전략의 1세대와 달리 2세대들은 예능에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로 중장년층에게도 자연스레 다가갔다. 그래서 30-40대 남성 팬덤을 뜻하는 ‘삼촌팬’이 등장했고 ‘여덕’이라는 걸그룹을 좋아하는 여성 팬이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씨스타, AOA, 샤이니, 2PM, FT 아일랜드 등이 있다.

2010년대에 데뷔한 이들을 3세대 아이돌로 보는데, 보이그룹은 EXO를 기점으로 보고, 걸그룹은 2014년 이후 데뷔한 이들을 3세대로 본다. 아이돌의 친근화 전략은 TV 예능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한 자체제작 콘텐츠와 아이돌 멤버가 SNS에 직접 글을 올려 팬들과 거리 좁힘을 시도한다. 기획 측면에서는 외국 멤버를 그룹에 포함시켜 국외에서 활동하는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되었다. 3세대 보이그룹으로는 EXO,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이 있으며, 걸그룹으로는 트와이스, 마마무, 아이오아이, 러블리즈 등이 있다.

10대들이 열광하는 ‘아이돌(idol)’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idol’은 ‘eîdos(모양, 형상)’에서 유래한 고대 그리스어 ‘eídōlon(image만 있는 유령, 우상)’이 어원이다. 이 말이 라틴어로 유입되어 ‘idolum(우상)’이 됐고 다시 고대 프랑스어 ‘idole’로 변형되었다. 이 말이 영어로 유입되어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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