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창은 동물을 잡거나 전쟁 등에서 상대방을 살상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이다. 옛날에는 긴 나무 등을 뾰죽하게 갈거나 깍아서 사용했고 혹은 나무의 끝에 돌을 묶어서 사용했지만 청동과 쇠가 발명되면서부터는 이들을 끝에 끼워 붙여서 더욱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창은 먼거리의 동물이나 적군을 던져서 살상하거나 근거리의 상대방을 찌르는데 사용한다.

흔히 날(촉)이라 불리는 나무자루 끝의 쇠는 보통 뾰죽하지만 삼지창이나 언월도 모양의 날 등 모양이 다양하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전쟁에서 칼과 같이 가장 많이 사용된 무기가 창이다. 창은 칼에 비해서 다루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병사들이 전쟁에서 창을 사용했다.

칼은 상대방과 바짝 붙어서 싸우다 보니 힘과 기술이 승리에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담력이 있어야만 되는 것이다. 상대의 눈을 보면서 체취를 맡으면서 근거리에서 생사를 결판 낸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거리를 더 두고 창을 사용한 싸움은 상대적 부담감이 덜 가는 것이다.

또한 무기중 제작하기가 가장 쉬운 것도 창이다. 칼은 수많은 담금질과 재련을 거치고 날이 상하면 수리하는데도 어렵고 복잡하지만 창은 단순공정으로 만들었고 쇠도 소량만 사용해도 된다. 그만큼 경제적으로도 유용한 무기인셈이다.

‘창(spear)은 어디에서 파생된 말일까? 창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spar-(짧은 창, 가시)’가 ‘sparron’이 되어서 게르만 조어 ‘speri(창)’로 유입되었다. 이 말이 고대 영어로 들어와서 ‘spere’가 되고 최종 ’spear’로 정착을 하였다.

우리 고등학교시절 영어 시간에 영국의 대 문호이자 희극계의 거성인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정확한 철자를 묻는 문제가 시험에 나오곤 했다. 그 때 영어 선생님이 이 단어를 외우라고 비유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세익스피어는 원래 직업이 창을 휘두르는 군인이어야 했었는데 펜을 휘두르는 문인이 되어서 인생이 에러(e)가 나다 보니 지금의 이름이 됐다는 것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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