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봉황각] 서울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서 천도교종학대학원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대학원 뒤편의 단아한 한옥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1912년, 천도교 3대 교조 의암 손병희 선생이 건립한 봉황각이다.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이 건립한 봉황각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이 건립한 봉황각

봉황각은 당시 천도교 지도자를 양성하고 훈련시키기 위한, 천도교 수도원이었다.

최제우의 시문에 자주 나오는 ‘봉황’을 따서 이름 지은 ‘봉황각’(좌측) / 천도교 지도자들의 훈련 장소(우측)
최제우의 시문에 자주 나오는 ‘봉황’을 따서 이름 지은 ‘봉황각’(좌측) / 천도교 지도자들의 훈련 장소(우측)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봉황각은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큰 건축물이다. 민가풍의 외관에, 실내에는 궁궐의 부속건물 양식이 가미돼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건물 평면을 ‘궁을(弓乙)’자 형으로 한 것은 천도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궁을(弓乙) 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궁을(弓乙)자형’의 한식 목조건물 / [궁을]: 교조 최제우가 하늘에서 받은 명부의 모양으로 우주 만물의 순환 작용과 활동을 형상화한 것
‘궁을(弓乙)자형’의 한식 목조건물 / [궁을]: 교조 최제우가 하늘에서 받은 명부의 모양으로 우주 만물의 순환 작용과 활동을 형상화한 것

 

정면 5칸, 측면 2칸의 몸채 중앙에 대청, 좌우에 누마루와 방, 뒤편에 방 2칸을 배치
정면 5칸, 측면 2칸의 몸채 중앙에 대청, 좌우에 누마루와 방, 뒤편에 방 2칸을 배치

손병희 선생은 1912년부터 1914년까지 봉황각에서의 수련을 통해 483명의 천도교 지도자를 배출해냈다.

1912~1914년 동안 7회에 걸쳐 매회 49일씩 수련시켜 483명의 천도교 지도자 배출
1912~1914년 동안 7회에 걸쳐 매회 49일씩 수련시켜 483명의 천도교 지도자 배출

이들은 장차 3.1독립 운동의 주축 세력으로 활약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봉황각을 중심으로 한 천도교 인사들이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던 것이다.

봉황각 경내에는 구 천도교중앙총부건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舊 천도교중앙총부
舊 천도교중앙총부

 

천도교중앙대교당(좌측) / 천도교중앙총부(우측)
천도교중앙대교당(좌측) / 천도교중앙총부(우측)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건립된 천도교중앙총부, 1969년 우이동으로 이전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건립된 천도교중앙총부, 1969년 우이동으로 이전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를 선포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운 일은 ‘천도교 교당 건축 사업’이었다. 이는 중앙대교당 건축 성금 중 일부를 독립운동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이곳은 근대교육 사업이 이뤄진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잡지, 여성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한 '신여성' 등을 발행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잡지, 여성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한 '신여성' 등을 발행

3.1독립 운동 이후 천도교는 일제의 가혹한 핍박을 받았고, 손병희를 비롯한 천도교 지도자들 대부분은 체포당했다. 그리고 손병희 선생은 끝내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의암 손병희 묘소
의암 손병희 묘소
임종 전일 병상에 누운 의암 손병희
임종 전일 병상에 누운 의암 손병희

천도교의 구심점이자, 3.1독립 운동의 발원지가 되었던 봉황각.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의암 손병희.

100여 년 전 봉황각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3.1운동의 뜨거운 함성을 듣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봉황각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1152048
☞ 유튜브 : https://youtu.be/sWmCL7ihMLw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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