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우리나라 최초의 실업학교로 설립된 이래, 12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써 내려온 학교이다. 1899년 6월 ‘상공학교관제’가 공포됨에 따라 서울 명동에서 관립상공학교로 개교하였다. 1904년 9월 관립농상공학교로 개편되어 상과·공과를 두었다가 1907년 4월 상과가 독립하여 사립 선린상업학교로 개교하였다.

오늘날에는 IT 전문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 특성화고등학교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1899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실업학교 관립 상공학교
1899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실업학교 관립 상공학교

현재 선린상업학교 시절에 지어진 건물로는 단 하나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바로 영상교육관이 그것이다. 1925년 준공된 건물로, 당시는 강당으로 지어졌다.

연속된 3동의 건물 중 현재 한 개동만 남아있는 조적 건물로 조적 쌓기 방식과 볼록 줄눈, 굴뚝, 환기 구멍 등의 디테일이 매우 우수하며 근대기 학교 건물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강당(1920년대)_좌측 / 영상교육관(2000년대)_우측
강당(1920년대)_좌측 / 영상교육관(2000년대)_우측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5장의 설계도는 당시 선린상업학교 강당이 어떻게 건축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다.

1923~25년 사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린상업학교 강당 신축공사 설계도’
1923~25년 사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린상업학교 강당 신축공사 설계도’
2층 높이의 단층 건물로 설계. 철근 콘크리트조를 기본으로 외벽에는 벽돌을 사용
2층 높이의 단층 건물로 설계. 철근 콘크리트조를 기본으로 외벽에는 벽돌을 사용
세로로 길고 윗부분이 둥근 형태의 창호를 사방으로 설치
세로로 길고 윗부분이 둥근 형태의 창호를 사방으로 설치

100여 년 전, 학교는 절망의 시간들을 버텨내야 했다.

일제강점기 전국 각지에 생겨난 실업학교들. 일제의 목표는 조선인에게 저급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한국인을 열등생으로 만들고자 했던 일제의 차별교육
한국인을 열등생으로 만들고자 했던 일제의 차별교육

그러나 일제의 차별교육에 저항했던 선린상업학교.

격렬히 저항했던 선린상업학교의 청년들
격렬히 저항했던 선린상업학교의 청년들

“일본인 교사가 한국⦁일본 학생을
차별 취급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
해당 일본인 교사를 속출하라”
- 1921년 한인 학생들의 선언문

돌연 맹휴(동맹휴학) 다섯 가지 요구를 학교에 제출하고[동아일보] 1921년 6월 19일
돌연 맹휴(동맹휴학) 다섯 가지 요구를 학교에 제출하고[동아일보] 1921년 6월 19일

일제 식민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는 마침내 전국 규모의 학생항일운동으로 이어졌다.

참가 학교는 194개, 참가 학생 54,000여 명, 동맹휴학은 400건 이상의 규모였다.

1920년~1930년 사이의 전국 학생항일운동
1920년~1930년 사이의 전국 학생항일운동

선린상업학교는 해방 후 선린상업고등학교로 새 출발을 하며, 우리나라 실업교육의 선도자 역할을 해 왔다. 불의에 저항할 줄 알며,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되고자 했던 선린의 청년들. 바로 그 정신이 오늘의 학교를 지켜온 힘이 아닐까?

-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1461314
유튜브 : https://youtu.be/IistipZKm6E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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