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장욱진 가옥]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우리나라 1세대 서양화가로 손꼽히는 화가 장욱진.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에서 유학한 후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지만, 6년의 학교생활을 끝으로 그는 오직 그림에만 매달렸다.

그의 나이 70세 되던 1986년 봄, 화가 장욱진은 그간의 생활을 정리하고 용인의 한 한옥집으로 거처를 옮겨온다. 그리고 이곳에서 보낸 5년의 시간 동안 화가는 무려 200점이 넘는 작품을 쏟아냈다.

조선 말기 경기도 민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ㅁ자형 한옥 / 북쪽과 남쪽 모서리만 열린 구조
조선 말기 경기도 민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ㅁ자형 한옥 / 북쪽과 남쪽 모서리만 열린 구조
ㄱ자형 안채(좌상단) / ㄴ자형 사랑채(우상단) / 행랑채가 마주하여 열린 ㅁ자 형태로 배치(하단)
ㄱ자형 안채(좌상단) / ㄴ자형 사랑채(우상단) / 행랑채가 마주하여 열린 ㅁ자 형태로 배치(하단)

안채 뒤 후원으로 들어서면 정자를 만날 수 있는데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살고자 했던 화가의 이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후원 뒤 정자 그리고 화가 장욱진이 직접 쓴 현판 관어당(‘물고기를 바라보는 정자’)
후원 뒤 정자 그리고 화가 장욱진이 직접 쓴 현판 관어당(‘물고기를 바라보는 정자’)

정자를 지나 북쪽으로 더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2층 양옥집. 이곳은 장욱진이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다.

용인으로 이사 온 지 3년째 되던 1989년 한옥 뒤편에 붉은 벽돌의 2층 양옥집 완공
용인으로 이사 온 지 3년째 되던 1989년 한옥 뒤편에 붉은 벽돌의 2층 양옥집 완공

사실 이 양옥은 화가 장욱진의 그림 속 집을 바탕으로 건축된 것이다.

자동차가 있는 풍경 (1953년), 좌측) / 그림과 꼭 닮은 현관문과 창문 붉은 벽돌과 검은 지붕(우측)
자동차가 있는 풍경 (1953년), 좌측) / 그림과 꼭 닮은 현관문과 창문 붉은 벽돌과 검은 지붕(우측)

 

“6.25동란이 일어났을 때, 직접 50년대에 그리신 그림이었기 때문에
피난을 부산으로 갔었거든요. 그래서 집도 절도 없었어요.
아마 꿈이 이런 좋은 집을 짓는 것이 당신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아요.
한옥을 굉장히 좋아하시고 또 그 시기에 서양화를 공부하셨기 때문에
그러한 양면(한옥과 양옥)의 집을 많이 좋아하셨어요.
(용인의 양옥은) 아마 향수 어린 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장경주/故 장욱진 화백의 장녀 인터뷰 중

양옥을 완성한 이듬해 화가는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화가 장욱진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림을 그렸던 집

장욱진 가옥은 한때 개발 논리에 밀려 훼손 위기에 처했으나, 긴 논쟁 끝에 2008년 등록문화재로 선정됐다.

올해로 탄생 106년을 맞은 화가 장욱진. 자연이 어우러진 집을 화실 삼아,

그 집에서 평생 그림에 몰두했던 그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다시 묻는다.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 <장욱진 가옥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1495037
☞ 유튜브 : https://youtu.be/69s5RpwjqgU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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