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한무숙문학관] 혜화동 골목길, 양옥 건물들 사이로 고풍스러운 기와집 한 채가 들어서 있다. 소설가 한무숙 선생이 1953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40년 동안 살았던 집이다. 1993년 작가가 별세한 후 남편은 집을 문학관으로 개조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라 불리는 작가 한무숙. 그녀의 집은 재능 있는 문학도들의 아지트였다.
그리고 천상병이 시인이 남긴 추모시에도 드러나 있는데...
한무숙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우리를 남긴 채
내가 대학생 때
하숙 생활을 하지 말고
우리집에 와서
공부하라고 한 한 선생님
언제나 인자하셨고
그리고 다정다감하셨던 한 선생님
- 시인 천상병의 추모시 중(1993년)
펄 벅,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도 함께 어울린 곳
꼬불꼬불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한옥과는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나타난다. 양옥으로 지어진 2층 공간은 바로 작가의 집필실이다. 이곳에서 작가는 40년간 약 200여 권의 책을 써 내려갔다.
한무숙 선생은 학창 시절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불과 열아홉의 나이로 동아일보의 연재소설 ‘밀림’의 삽화를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그러나 화가의 꿈을 펼치지는 못했다.
스물둘 부모의 결정으로 진행된 결혼.
가부장적 집안의 며느리로 혹독한 시집살이를 겪어야 했다
“밤마다 잠자리에 누워 벽에 종이를 대고
나의 이야기를 썼다”
이후 국제신보의 장편소설 공모에서 <역사는 흐른다>가 당선되면서, 한무숙 선생은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문학관은 장남 김호기 씨가 어머니의 문학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을 이어받아 관리하고 있다.
“인성이 메말라가는 오늘날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영원에 이를 수 있는 가치에 있다는 것을
문학정신이 깃든 이 자리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함을
늘 강조하신 선생의 뜻이 널리 전파되어
화이부동(和而不同) 하며 향기로운 사회를 이루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장남 김호기(한무숙문학관장) 씨
2017년 인터뷰 당시-
※ 화이부동(和而不同) :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
‘내 의지가 참가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던 작가 한무숙.
자기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작가의 열정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뜨겁게 남아 있다.
- <한무숙 문학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1725512
☞ 유튜브 : https://youtu.be/3_Gd1Avn86Y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