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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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신수식의 세상읽기] 요즘 우리 대한민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잇따른 묻지마 흉기 난동으로 피해자들이 속출하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에 더해 온라인상에서 살인 예고가 속출하며 심각한 사회적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상황에 또한 놓여 있다. 여기에 특히 치안불안을 암시하는 부정확한 정보까지 무차별 확산하면서 시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에서 그 위험성이 심각하여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왜 대한민국 치안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까지 도달하게 된 것인지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치안은 대체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사회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으며 이러한 안전한 치안이라는 평가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는 의심하지 않고 인정하며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왜 최근에 이르러 우리 대한민국에서 잇따른 묻지마 흉기 난동이 일어나고 이에 더하여 온라인상에서 무차별적 살인 예고가 속출하고 있으며 부정확한 정보까지 무차별 확산하게 되면서 사회적 치안불안에 강한 의심을 갖게 되었는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번화가와 백화점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흉악 범죄가 벌어지고 전국 각지의 살인 예고에 따른 여진까지 겹쳐지면서 일반 국민,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에 의한 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자극인 불안의 역치가 크게 낮아지게 되었다고 진단했듯이 심각한 상황이다. 8월 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서 파악된 살인 예고 게시물은 187건이나 되며 이중 59명이 검거됐는데 57.6%가 10대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충격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10대 청소년들이 실행 의사가 없이 장난으로 올린 사례가 많다고 해도 사실 자기행위의 옳고 그름과 선악을 분별하는 마음인 양심에 따른 부끄러움이 없는 행동에 의한 결과라면 우리사회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8월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는 가스냄새가 난다, 난동범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앞뒤 사정을 모른 채 대피하는 승객들과 아수라장이 된 열차 안을 찍은 영상·사진이 퍼져나갔으며 사진과 영상에는 생화학 테러다, 칼부림이 났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덧붙으면서 사회적 공포는 배가되었던 것이다. 결국 오인 신고로 결론이 났으나 대피하는 과정에서 뒤엉킨 승객들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또 지난 8월 5일에는 경남 사천시와 진주시에서도 흉기를 든 채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모두 오인 신고로 판명 났다고 한다. 8월 4일에는 서울 구로구 개봉역을 지나던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도 난동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했지만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흉기난동 오인 신고로 인해 중학생이 경찰 진압과정에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시민들은 가뜩이나 불안하다 보니 평소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작은 소란도 쉽게 넘길 수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민들의 공포가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사회 전반에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속도의 세기인 오늘날 코로나19 유행과 이태원 참사 등으로 이미 사회 내 기저 불안이 높은 상황에서 연달아 강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보니 일반 국민,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에 의한 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자극인 불안의 역치가 크게 낮아지게 되었다며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불안이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상 공간에서 범죄가 벌어진 결과, 피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적 동일시 효과가 생겼고 주변 사람에 대한 불신과 전반적인 불안이 커지면서 112, 119 신고로 이어지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잘못되고 과중한 양의 정보가 퍼지는 인포데믹, 즉 왜곡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것이다.

따라서 허위 살인 예고나 부정확한 정보를 올려 인포데믹을 부추기는 사례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정치적, 사회적 안정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현실은 대립과 갈등으로 분열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권이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더 이상 정치적 이익을 위한 일부 과시성 정책으로 세대간,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여 국민분열에 나서는 행태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며 국민 도한 이성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필자는 강조하고자 한다.

신수식 정치학 박사
신수식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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