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쿵푸 허슬’(저우싱츠 감독, 2005)은 저우(주성치)가 연출은 물론 각색과 제작에 참여하고,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콜럼비아트라이스타가 투자, 배급한 블록버스터이다. 중국 B급 코미디의 대명사로서 엄청난 ‘팬덤’을 거느린 저우의 작품 중 가장 상업적인 만큼 많은 재미를 담고 있는 버라이어티 쇼이다.조직폭력배 도끼파가 경찰까지 쥐락펴락하는 1940년대 상하이. 도심에서 한참 벗어난 곳에 중년의 한 부부는 빈민이 사는 돼지촌을 만들어 운영하며 살고 있다. 고아로 자란 부랑아 싱(저우)은 공갈로 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케이 팩스’(이안 소프틀리 감독, 2001)는 리처드 쉔크만 감독의 영리한 철학 SF ‘맨 프롬 어스’(2007)에 필적할 만한 수작이다. 어느 날 맨해튼 기차역에 허름한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프롯(케빈 스페이시)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경찰은 신분증도 없이 횡설수설하는 수상한 그를 정신 병원으로 보낸다.첫 결혼에 실패해 아들과 등을 돌렸지만 두 번째 결혼에서 두 딸을 얻어 행복하게 사는 파웰(제프 브리지스) 박사가 그의 치료를 맡는다. 프롯은 지구로부터 1000광년 떨어진 거문고자리의 케이 팩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중 마지막인 ‘스파이더맨 3’(2007)는 흥행 성적 459만여 명이 증명하는 재미를 넘어선 수작이다. 피터(토비 맥과이어)는 ‘절친’ 해리(제임스 프랭코)가 자신이 아버지(악당 그린 고블린)를 죽였다고 오해하고는 공격해 오자 반격하다 그에게 중상을 입힌다.병원에서 깨어난 해리는 해리성 기억상실증으로 일부 기억을 잃고는 자신의 병석을 지킨 ‘절친’ 피터에게 고마워한다. 피터는 데일리 버글에서 프리랜서 사진 기자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데다 스파이더맨으로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가족과 그리움에 관한 신동민 감독의 자전적 영화이다. 혜정(김혜정, 노윤정)은 바람난 철부지 남편과 헤어진 뒤 큰아들 동민(신정웅)과 둘째 동휘마저 독립하자 홀로 노래방을 운영하며 산다. 보일러가 고장 났다며 동민을 부르자 그는 한걸음에 달려온다.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겠다며 “얼마 전 아빠가 술 한잔하자며 찾아왔는데 새 여자와 결혼식을 올린다.”라고 얘기했다고 말한다. 자신과는 결혼식을 안 올렸다고, 그 여자에게는 동민만한 딸도 있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혜정은 유방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담보’(강대규 감독, 2020)는 관객들을 울려 보겠다고 작정하고 만든 최루 영화이다.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열을 올리는데 의외로 어린 승이 역의 박소이(9)의 뛰어난 연기력과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의 귀여운 매력이 이 작품 속에 푹 빠지도록 만든다.1993년 인천. 중년의 두석(성동일)은 사채업을 하는 친구의 못 받은 돈을 대신 받아주는 일을 동거인 종배(김희원)와 함께 하고 있다. 3달째 이자가 밀린 조선족 명자(김윤진)를 길거리에서 마주친 두석은 그녀의 9살 딸 승이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전라남도 여수에서 3대째 돼지국밥 식당 동백을 운영하는 순철(박근형)은 곧 팔순이다. 워낙 인심이 사나워 친구가 없는 그의 팔순 잔치에 손님이 안 올 것을 우려한 환갑의 아들 남식은 주민들에게 공짜 술을 대접하며 참석을 부탁하지만 이를 본 순철은 행패만 부릴 따름이다.손님이 떨어지자 순철은 가족들에게 폐업 의사를 전하고, 남식 부부는 반발한다. 손자 귀태는 음악에만 관심이 있을 뿐 식당 운영에는 무관심하다. 그런데 어느 날 대명그룹 회장 장연실이 10살 손녀 혜지와 함께 동백을 찾는다. 죽은 아버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휴가’(이란희 감독)는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매우 아프고 처연하다. 홀로 고교 3년생 현희(김정연), 중학 2년생 현빈(이승주) 두 딸을 키우는 재복(이봉하)은 5년째 서울 강남역에서 부당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 중이다. 지친 동료 영석(서광택), 만용(황정용)과 갈등하다가 일주일간 휴가를 갖기로 결정한다.지방 소도시 허름한 집으로 돌아온 재복은 현희로부터 수시모집에 합격했으니 예치금 40만 원을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큰소리를 치지만 막막하다. 그 돈을 빌리기 위해 친구 우진(신운섭)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바그다드 카페’(퍼시 애들런 감독, 1987)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세 번째 개봉되었을 정도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작이다. 독일 로젠하임 출신의 야스민은 미국 여행 중 남편과 헤어지고 남편이 버린 커피포트와 여행 가방을 들고 라스베이거스 끝 황량한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있는 바그다드 카페에 들어선다.그곳 주인은 카페, 주유소, 그리고 모텔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허름한 숙소를 운영하는 브렌다. 무능한 남편은 며칠 전 싸운 뒤 집을 나갔다. 사춘기 아들 살은 벌써 딸을 낳았지만 온종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삼국지(연의)’라고 하면 흔히 유비, 관우, 장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심지어 중국 일부에서는 관우를 신격화해 제의를 지낼 정도이다. 그런데 ‘삼국지: 용의 부활’(리옌쿵-이인항-감독, 2008)은 기존의 삼국지를 다룬 콘텐츠와 다르게 조자룡과 더불어 그의 그늘에 가린 나평안, 그리고 조영에 초점을 맞춘다.상산 출신의 평안(홍진바오, 홍금보)은 출세의 꿈을 안고 촉나라 유비의 군대에 들어가 작은 벼슬을 얻는다. 그의 밑으로 같은 상산 출신의 자룡(류더화, 유덕화)이 입대한 뒤 그를 친형처럼 따른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8년 7월 23일 오전 9시 38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 N아파트 1층 현관 앞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다. 이곳은 노 의원의 동생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이다. 투신 장소로 보이는 17~18층 사이 계단에서 고인의 유물과 유서가 발견되었다.‘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대표는 필명 드루킹인 김동원)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공동경비구역 JSA’(2000)는 박찬욱 감독 개인에게는 계속 영화를 할 수 있게 해 준 계기가 되어 준 출세작이자 관객과 한국 영화계에는 남북 관계를 재조명하도록 만들어 준 전환점 측면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경비구역 내 북측 초소에서 한밤중 총격이 벌어진다.북측 최만수(김명수) 상위와 정우진(신하균) 전사가 사망하고, 오경필(송강호) 중사가 한쪽 어깨에 총상을 입는다. 남측 이수혁(이병헌) 병장은 한쪽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대한다. 북측은 수혁이 공격했다고, 남측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그대 너머에’(박홍민 감독)는 기억, 존재, 불공평 등에 대한 매우 독특한 판타지 미스터리 예술 영화이다. 중년의 영화감독 경호(김권후)는 자신의 이야기를 쓴 시나리오를 친한 형인 영화 제작자에게 건네지만 “재미없다.”라는 반응만 얻는다.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 각본을 의뢰하지만 역시 퇴짜.그는 대학 시절 친구였던 인숙(오민애)의 딸 지연(윤혜리)의 연락을 받고 만난다. 지연은 그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냐고 묻지만 그는 강력하게 부정한다. 하지만 그는 지연의 뒤를 따라간다. 인숙은 알츠하이머병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웅: 천하의 시작’(장이머우 감독, 2003)은 영화 자체로는 뛰어난 무협물이자 아름다운 여러 폭의 수채화, 수묵화이지만 정치적 의도는 매우 음흉한 괴작이다. BC 3세기 막강한 일곱 국가들이 군웅할거하던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천하를 통일하려는 진왕 영정(천다오밍)은 조나라 세 자객의 위협에 전전긍긍한다.그들은 불세출의 고수 장천(전쯔단), 파검(량차오웨이), 비설(장완위). 어느 날 무명(리롄제)이라는 시골의 하위 관리가 세 명을 죽였다며 그들의 무기를 들고 입궁한다. 지금까지 자신의 100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사랑의 블랙홀’(해롤드 래미스 감독, 1993)은 얼핏 보면 멜로 영화이지만 사실 무척 재미있고, 꽤 심오한 내용을 담은 삶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방송사 기상 통보관 필(빌 머레이)은 내일 성촉절(2월 2일)을 앞두고 4년째 취재에 나서기 위해 PD 리타(앤디 맥도웰),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펜실베니아 펑수토니 마을로 간다.다음날 길거리에서 우연히 고교 동창 네드를 만나지만 퉁명스럽게 물리친 뒤 취재를 마친다. 그리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거센 눈 폭풍으로 도로가 봉쇄되는 바람에 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제8요일’(1996)은 인생과 행복이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한 자코 반 도마엘의 작품으로 아픈 결말의 ‘토토의 천국’(1991)보다는 훨씬 따뜻하게 끝맺는다. 20살을 앞둔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파스칼 뒤켄)는 4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요양원에서 같은 환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중년의 아리(다니엘 오떼이유)는 성공한 세일즈 기법 강사이다. 아내 줄리(미우 미우)는 그의 차갑고 계산적인 삶의 태도에 염증을 느껴 두 딸을 데리고 친정 근처 바닷가 마을에서 살며 이혼을 준비 중이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더 기버: 기억전달자’(필립 노이스 감독, 2014)는 로이스 로리의 1993년 소설 ‘더 기버’를 원작으로 한 SF 영화이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때문에 전쟁을 겪은 먼 미래. 새로 형성된 커뮤니티라는 지도층은 다름을 제거한 상태인 늘 같음 상태라는 개념을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커뮤니티의 책임자는 수석 원로(메릴 스트립). 이 사회는 온갖 수단과 검열을 사용해 분란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제거해 버렸다. 날씨는 늘 생산에 좋은 상태로 조절되며, 생활 영역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김종재(33) 감독의 장편 데뷔작 ‘생각의 여름’은 독립 영화에서 상업 영화로 가는 진로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 주는 꽤 영민한 작품이다. 주제는 진지하지만 가벼운 웃음을 주는 시퀀스들로 잘 포장되었기에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상큼함이 두드러진다. 문예창작학과 출신 29살의 현실(김예은)은 시인 지망생이다.첫사랑 원창을 ‘절친’ 주영(한해인)에게 빼앗긴 뒤 그녀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최근엔 연인 민구(곽민규)가 떠나갔다. 시인 공모전에 출품할 시 5편을 써야 하는데 4편만 완성했을 뿐 5편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제리 맥과이어’(카메론 크로우 감독, 1996)는 멜로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꽤 심오한 영화이다. 제리(톰 크루즈)는 대형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SMI에서 잘나가는 35살의 매니저이다. 그는 점점 사기꾼이 되어 가는 데 환멸을 느낀다.그래서 회사의 미래를 제시하는, 진정한 인생은 더 적은 수입과 사람들을 향한 더 많은 관심에 있다는 내용의 ‘사명감 제안서’를 회사 중역들에게 제출한다. 그렇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멘티인 밥의 해고 통보. 그는 짐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암살자들’(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충분히 재미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입증한다.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인이 김정남을 살해한다.현지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 두 여인은 동시에 김정남의 앞과 뒤에서 그의 눈에 맹독성 화학 무기 VX 신경 작용제를 발랐고, 김정남은 1시간도 안 되어 숨졌다. 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크리스토퍼 놀란은 상업성과 완성도를 가장 완벽하게 동시에 갖춘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세계 3대 영화제는 그에게 주목하지 않는다. ‘로마’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상업적 성공으로는 놀란에 뒤지지만 작품의 철학적 가치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칠드런 오브 맨’(2006)은 쿠아론의 세계관과 종교관이 응집된 대표적인 작품이다. 2027년. 세계 각지에서는 폭동과 테러가 비일비재해짐으로써 정부가 무너지고 유일하게 군대가 살아남은 영국만 국가가 유지된다. 하지만 정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