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미국의 스파이크 리는 거의 매 작품마다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루는, 그에 관한 한 급진적이고, 때론 독선적인 흑인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다수의 관객에게 친절하지는 못한 편인데 ‘인사이드 맨’(2006)은 좀 다르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흥행 상위(북미 기준)에 올라 있다.맨해튼 신탁 은행에 러셀(클라이브 오웬)이 이끄는 4인조 강도가 침입해 직원 및 고객을 인질로 잡는다. 작업복,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정체를 숨긴 그들은 인질들도 똑같은 복장을 하게 만든다. 경찰은 유능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앤더스 토마스 옌센 감독, 2020)는 리암 니슨의 복수극과는 매우 다른 블랙 코미디로서 꽤 심오한 영화이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한 소녀가 할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전거를 사 달라고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덴마크의 하이틴 마틸드가 자전거를 도둑맞는다.엄마 에마가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하지만 자동차의 시동이 안 걸려 지하철을 탄다. 통계학자 오토와 해커 렌나르트가 1년 동안의 알고리즘 연구를 발표하지만 해고당한 뒤 오토가 지하철을 탄다. 오토가 자리를 양보하자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강대 본관] 신촌 중심가에 자리한 서강대학교. 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능선 위에 세워진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중심에 있는 건물이 바로 본관이다 엄격한 비율과 절제된 분할 미가 돋보이는 본관 건물은 건축가 김중업의 대표적인 초기작 중 하나이다. 본관은 1959년 11월에 건립된 것으로 연면적 4,184m2,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로서 이사장실, 총장실을 비롯하여 종합봉사실, 기획처, 교무처, 총무처, 대외교류처, 법인 사무처 및 80여 평 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LA 컨피덴셜’(커티스 핸슨 감독, 1997)은 LA가 상징하는 미국(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화려한 겉모습과 그 이면의 추악함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여 주는, 매우 재미있고 뛰어난 누아르이다. 1953년 크리스마스이브 LA. 최대의 범죄 단체인 미키 코헨 조직에 대한 경찰의 대규모 제거 작업이 시작된다.경찰서에서 파티가 열리고 버드(러셀 크로우) 형사는 술을 사러 나갔다 린(킴 베이싱어저)과 수전(엠버 스미스)을 본다. 술에 취한 형사들이 경찰을 공격해 붙잡혀 온 용의자들과 싸움이 붙는다. 그 혐의로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가난했던 1960년대, 연극인들의 꿈의 무대로 불렸던 남산 드라마센터. 다양한 창작극과 실험적인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며, 우리나라 현대연극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1962년 남산 자락에 건립된 드라마센터는 한국 최초의 연극 전문 공연장을 표방하며, 건립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극작가이며 연출가인 유치진 선생이 미국 록펠러재단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착공하여 1962년 준공되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2006)는 국내 개봉 때 배급사가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영화라고 홍보하는 바람에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고 혹평까지 받았지만 굉장한 걸작으로 평가가 바뀌었다. 1936~39년 발생한 스페인 내전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1944년 스페인. 내전으로 공화파를 물리친 파시스트 군부가 정권을 잡았지만 자유주의자 등으로 구성된 반군들이 군부에 대항하던 시절. 내전으로 남편을 잃은 카르멘은 비달 대위와 결혼해 임신하자 전 남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옛 광통관] 100여 년 전의 근대건축물 중 드물게 본래의 기능이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점포 중의 하나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광통관이 바로 그것이다. 1909년 신축된 이후 지금까지 은행 점포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대 건축물로는 보기 드물게 본래의 기능을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기 자국의 은행을 앞세운 일본의 경제 침략이 본격화되고 1899년 정부 관료와 조선인 실업가가 참여한 민족계 은행 대한천일은행이 설립되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2001년 ‘고양이를 부탁해’로 데뷔할 때부터 심상치 않은 연출 실력을 보인 정재은 감독의 다큐멘터리이다. 무대는 서울 동쪽 끝의 둔촌주공아파트. 단일 단지로서 최대 규모인 6000세대를 자랑하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낡아 재개발이 결정되었기에 거의 떠나고 17세대만 남았다.그러다 보니 곳곳에는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고, 밤에는 공포감마저 자아낼 정도이다. 이 슬럼화된 동네의 주인은 300마리 정도의 고양이들. 입주자 혹은 인근 주민들은 ‘둔촌냥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먹이를 주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리오네트’(엘버트 반 스트리엔 감독, 2020)는 그 주제 의식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꽤 흥미로운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미국의 아동 심리 치료사 메리언은 남편과 휴가를 떠났다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스코틀랜드로 이주한다. 그곳에서 말수 적고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는 10살 소년 매니를 담당한다.매니 역시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맥켈렌에게 입양되었다. 트라우마를 이겨 내지 못하던 메리언은 중고 서점을 운영하는 키런을 만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 그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중국의 전근대적 억압과 홍콩의 이면을 그려 온 여류 감독 쉬안화의 ‘양자경의 스턴트우먼’(1996)은 제목과 달리 액션물이 아닌, 꽤 찡한 드라마이다. 중국 본토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던 아진(량쯔충)은 홍콩으로 와 무술 실력이 무술 감독 동(홍진바오)의 눈에 들어 액션 영화의 대역으로 일하게 된다.스턴트우먼은 부상을 밥 먹듯 달고 살며 때로는 목숨의 위협도 느끼지만 생계를 위해 일하다 보니 동 이하 스태프들과 한식구처럼 친해진다. 촬영 현장에 잘생긴 술집 주인 샘이 나타나고, 그는 노골적으로 아진에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로봇 앤 프랭크’(제이크 슈레이어 감독, 2012)는 로봇이 나오지만 SF나 액션이 아닌, 잔잔한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나름의 스릴과 반전으로 의외의 재미와 훈훈한 감동까지 안겨 준다. 로봇이 생활화된 근미래. 금고털이범이었던 프랭크(프랭크 란젤라)는 치매에 걸린 채 혼자 시골에서 살고 있다.딸 메디슨(리브 타일러)은 여행 다니느라 바빠 전화로 안부를 묻고 주말에만 아들 헌터(제임스 마스던)가 왕복 10시간을 투자해 프랭크를 찾아온다. 아내와는 오래전에 이혼했다. 프랭크의 취미는 읍내 도서관에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이미테이션 게임’(모튼 틸덤 감독, 2014)은 실존 인물의 전기 형식에서 벗어나고, 특정 이슈를 부각하는 오류를 피해 미스터리 구조를 갖췄다, 1951년 영국 맨체스터의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 교수의 집에 도둑이 들자 노크 형사가 수사하고, 튜링의 과거가 인서트로 삽입된 형식으로 진행된다.도난당한 물품이 없다는 데 대해 노크는 직감적으로 튜링이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1912년 태어난 튜링은 수학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지만 비친화적인 성격 탓에 학창 시절 ‘왕따’였다. 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토탈 리콜’(렌 와이즈먼 감독, 2012)은 필립 K. 딕의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원작으로 한 폴 버호벤 감독의 동명의 SF 걸작을 리메이크했는데 내용은 가벼워졌지만 첨단 기술에 힘입어 비주얼과 재미는 확장되었다. 21세기 말. 화학 전쟁 탓에 브리튼 연방과 소도시 콜로니만 살 만한 환경이다.마티아스를 수장으로 한 테러 집단은 하우저라는 뛰어난 인물까지 영입해 날로 세력을 키우고, 코하겐 연방 수상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로봇 경찰을 대거 증원하려고 많은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로봇 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케빈 맥도날드 감독, 2009)는 정치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사실 언론의 사명을 웅변하는 장엄한 서사의 영화이다. 밤. 마약쟁이 드숀과 배달부 버논이 킬러 로버트에게 살해된다. 다음날 아침. 유부남인 스타 의원 스티븐(벤 애플렉)의 보좌관 소냐가 출근 중 지하철에 뛰어들어 죽는다.스티븐은 방위예산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민간 방위산업체 포인트코프의 비리에 대한 청문회를 주도하고 있었다. 언론은 소냐가 스티븐과 불륜 관계였음에 주목해 치정 문제에 의한 자살로 기사를 쓴다. 그날 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콜드 체이싱’(2019)은 기존의 리암 니슨의 액션을 기대한다면 실망하지만 블랙 코미디라는 기준으로 감상한다면 충분히 재미있을 영화이다. 넬스 칵스맨(리암 니슨)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스키 관광 소도시 키호에서 제설차를 운전하며 아내 그레이스, 공항에서 일하는 외아들 카일과 평범하게 산다.그런데 갑자기 카일이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다. 경찰은 단순한 약물 중독사로 처리하려 하고, 괴로워하던 넬스는 자살하려 한다. 그때 카일의 직장 동료인 단테가 나타난다. 그는 그동안 몰래 마약 운반에 가담하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퍼시픽 림’(2013)은 판타지에서 불가지론에 근거한 기괴한 상상력으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절반의 성공과 실패로 나뉜 블록버스터이다. 태평양 아래 다른 세계와 연결된 문을 통해 지구를 침략한 거대 괴물 카이주에 맞서 전 세계가 힘을 합쳐 7년째 전쟁 중인 2020년.전 세계는 그동안의 해묵은 경쟁에서 벗어나 연합 체제를 구성해 카이주에 맞서고 있는데 그건 예거 프로그램. 80m가 넘는 로봇 예거에 두 명의 파일럿이 승선해 예거와 신경을 연결해(드리프트) 조종하는데 예거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울도서관] 2009년 4월 등록문화재 52호 구 서울시청사가 일부 철거를 완료하고 4년여의 공사를 거쳐 2012년 10월 13일 서울시청 신청사가 개청되었다. 지금은 시민들의 공간이 된 서울도서관은 광복 이후 80여 년간 대한민국의 서울시청 건물로 사용되어왔다. 조선을 완전히 지배하게 된 1910년, 일본은 조선총독부령을 발포해 한성부를 경성부로 개칭하고 경기도의 부속 도시로 격하시켰다. 서울은 더 이상 조선의 수도가 아니라 식민지의 일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김복동’, ‘귀향’, ‘아이 캔 스피크’ 등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일련의 영화들은 매조지지 못한 역사 문제를 계속 환기시켜 왔다. ‘보드랍게’(박문칠 감독)는 같은 소재로써 보다 더 외연을 확장한 거시적 시선으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숙제 해결부터 그 이후의 역사적 상처까지 어루만지는 뛰어난 작품이다.김순악(1938~2010). 경북 경산의 가장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16살 때 일본의 처녀 공출의 희생양이 되어 공장에 취업하는 줄 알고 만주로 끌려가 위안부가 되었다. 해방이 되어 서울역에 내렸지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재기 발랄한 액션 마니아(‘짝패’)로 상업 영화계에 뿌리를 내린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으로 드디어 안정된 흥행의 교과서를 완성했다면 이젠 제 이념까지 설파할 만큼 당당한 위치에 우뚝 섰다. ‘모가디슈’( 2021)이다. 1990년. 참사관 강대진(조인성)이 소말리아 대사 한신성(김윤석)을 찾아 모가디슈로 온다.대한민국 정부는 UN 가입을 위해 소말리아 대통령에게 로비 중이었는데 대진이 그에게 줄 선물을 공수해 온 것. 그러나 신성은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길에 노상강도를 만나 선물을 빼앗긴다. 북측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500억 원의 제작비와 SF적 스케일을 자랑한 영화 ‘인피니트’(안톤 후쿠아 감독, 2021)는 그러나 유사한 제목의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와는 비교도 안 될, 시간이 남아돌 때에나 볼 만한 실패작이다. 전생을 기억하는 윤회자인 인피니트가 500여 명이 있는데 니힐리스트와 빌리버 두 파로 나뉜다.1985년. 니힐리스트를 지휘하는 배서스트(치웨텔 에지오포)는 지겨운 윤회를 막기 위해 전 인류를 멸절할 에그를 발명한다. 그러나 빌리버를 지휘하는 트레드웨이는 멸망을 막기 위해 에그를 탈취하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