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문래동 예술촌] 쇳소리로 시작하는 하루, 그리고 철공소 장인들의 분주한 손길... ‘대한민국의 철재는 문래동을 통한다’고 할 만큼 70~8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한 철공 단지. 빼곡히 늘어선 낮은 지붕들 너머로 고층 빌딩들이 마치 병풍처럼 에워싼 이곳은 문래동 철공소 단지이다.문래동의 특별한 풍경인 이 단층 건물들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것인데. 1940년대 일본이 문래동을 개발하면서 건설한 영단주택으로, 현재 그 일부가 철공소로 개조돼 사용되고 있다.또 1980년대에는 철공소 근로자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일민미술관] 주말이면 관광객이 넘쳐나는 세종대로 일대.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그 가운데 고풍적인 느낌마저 들게 하는 건물 하나가 있다. 바로 구 동아일보 사옥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131호로 건립은 1920년이고 준공당시 지하1층 지상3층의 건물이었다. 건립 당시 장안의 화제가 외었던 건물로 지금 보아도 견고하게 그 위용을 자랑한다.1920년 봄, 민족지를 표방하며 김성수를 주축으로 옛 중앙학교 교사에 창간 터를 마련한 동아일보가 당시의 경성부 광화문통에 건물을 신축해 옮겨온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 6가에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립 종합병원이다. 한국전쟁 직후 전상병(戰傷兵)을 비롯한 환자 진료 및 의료요원의 교육과 훈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당시 한국전쟁 기간 동안, 국내 의료진들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의료 구호에 힘입어 한결 수월하게 군 부상자와 민간인들을 돌볼 수 있었다. 그리고 휴전과 함께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스칸디나비아 3국은 의료단 철수를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폐허가 된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소문아파트] 서울 도심 속 고층 건물들 사이로 시간이 멈춘 듯 서 있는 낡은 아파트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1970년대 당시엔 최고급 아파트로... 이제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로...40여 년 세월을 지켜온 서울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1970년대 아파트.서대문구 미근동에 자리한 서소문아파트다.그런데 이 아파트의 주소가 좀 특별한데. 서소문아파트는 원래 이 자리를 흐르던 하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지어진 아파트이다.하천의 굽은 모양을 따라 아파트도 곡선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길 언덕 위에 자리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화려한 단청이 돋보이는 전통 목조건물로, 겉모습은 성당이라기보다 오히려 불교사찰에 가까워 보인다.강화성당은 오늘날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한옥 성당이다. 조선시대 말, 영국성공회 출신의 코프 신부(Corfe, C. J.)가 제물포항에 도착했다코프 신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강화도에서의 선교활동 그리고 1900년, 마침내 강화도의 첫 성공회성당이 건립되었다.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경농관] 1950년 서울농업초급대학을 설립해 대학으로서의 터전을 마련한 동대문 전농동의 서울시립대학교엔 그 시간보다 오래된 건물들이 남아있다. 96년 대학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세 개의 야트막한 벽돌 건물 경농관, 박물관, 그리고 자작마루가 그것이다. 서울시립대의 전신은 1918년에 개교한 경성공립농업학교로, 이 건물들은 1937년 캠퍼스를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세워진 건물들이다. 비슷한 시기 교정에 들어섰을 교사들은 모두 사라지고 마지막 건축물로 남아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모어’(이일하 감독)는 정말 독특하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모어(毛魚)라는 예명으로서 이태원 클럽 트랜스에서 공연을 하는 가운데 패션모델, 에세이스트, 뮤지컬 배우, 안무가 등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 온 성 소수자 모지민(44)의 이야기를 통해 고착된 이원론(이항대립)의 편견에 저항한다.모어는 1978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춤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을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정체성 때문에 따돌림과 폭력에 시달렸다. 발레리노가 아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바닷마을 다이어리’(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2015)는 고레에다의 영화 중 매우 잔잔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할리우드의 상업적 구문론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지루하겠지만 고레에다 팬이라면 매우 만족할 만한 가족 영화이다. 일상에서 마주칠 만한, 착하고 조용한 인물들이 의외로 큰 감동을 안겨 준다.조그마한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치(아야세 하루카),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 치카(카호) 자매는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야마가타의 장례식장으로 간다. 아버지는 바람이 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플레이그라운드’(로라 완델 감독)는 국내 관객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벨기에 영화인데 프랑스 영화 애호가라면 열렬히 환호할 만한 메시지와 예술성을 보장한다. 7살 노라(마야 반데베크)는 이제 막 입학한 소녀이다. 함께 등교하는 오빠 아벨(군터 뒤레)에게 학교가 두렵다고 토로하지만 아벨도 마찬가지.이미 아벨은 상급생 앙투완의 무리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처지이다. 친구를 사귀는 게 두려운 노라는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아벨에게 다가서지만 아벨은 앙투완 무리에게 노라마저도 폭행당할 것을 우려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보통사람’(김봉한 감독)은 2017년 3월 개봉 당시 515만여 명의 ‘미녀와 야수’, 292만여 명의 ‘프리즌’, 217만여 명의 ‘로건’, 168만여 명의 ‘콩: 스컬 아일랜드’ 등에 가려져 비록 38만여 명밖에 동원하지 못했지만 영화계와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은, 한국 현대사를 해부한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1987년. 서울 청량리 경찰서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은 자신의 박봉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봉투를 붙이는 농아 아내(라미란), 초등학생 아들 민국과 함께 허름한 집에서 살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퍼스트 러브’는 추종자들로부터 ‘츠츠미 월드’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뛰어난 작품 세계를 펼쳐 온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새 작품이다. 22살의 여대생 칸나(요시네 쿄코)가 아버지 나오토를 식칼로 살해하자 사진작가 가몬(쿠보즈카 요스케)의 아내인 상담심리사 유키(키타가와 게이코)가 취재에 나선다.그런데 담당 변호사가 시동생인 카쇼(나카무라 토모야). 사실 카쇼는 가몬의 친동생이 아니다. 자유분방한 어머니가 남자와 눈이 맞아 사라지자 그녀의 언니가 걷어 키운 것. 게다가 유키와 카쇼는 대학 동기생으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금까지의 배트맨 영화 중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 최고 점수를 줘도 반박할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클로버필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혹성탈출: 종의 전쟁’ 등을 연출한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을 그 옆에 슬쩍 세워도 역시 불쾌해할 관객도 없을 듯하다.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은 20년 전에 시장 선거에 나섰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노상강도에게 잃은 뒤 오로지 복수심을 키우며 살아왔다. 이제 30대 초중반쯤 된 그는 고든 경위(제프리 라이트)와 도움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인천상륙작전기념관] 1950년 9월 15일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에 의해 시작된 인천상륙작전.“맥아더 원수 지휘하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함으로써인민군은 패퇴하기 시작했다. 저항하는 패잔병들을 무찌르면서한강을 도하한 국군은 서울로 진입했다.”민족의 증언3 中전세를 역전시키며 한반도를 지켜낸 최고의 작전으로 평가되는 인천상륙작전.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관이 있다.인천 송도 청량산 중턱에 우뚝 서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호국용사들이 새겨진 거대한 반원형의 아치로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이종석 별장] 한양도성 북쪽에 있다는 뜻의 성북동. 성북동 성곽 길을 따라 걷다 만나게 되는 덕수교회, 그 뒤편에 웅장한 가옥 한 채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종석 별장이다. 이종석 별장의 화려함은 당대에도 큰 주목을 받았는데...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성북동 이종석 별장에 숨겨진 역사를 만나본다. “이 부자의 별장은꼭 왕공(王公)이 사는 집 같이호거장려(豪擧壯麗)하다“-삼천리 제7권 제5호 (1935.6.1.)1900년경 건립된 이종석 별장. 별장의 주인 이종석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아치의 노래, 정태춘’(고영재 감독, 5월 18일 개봉)은 생활에 찌들어 일시적으로 망각했던 인권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뿐만 아니라 아쉬웠거나, 아름다웠거나, 혹은 암울했던 시절의 추억과 기억을 소환해 주는 정말 소중한 다큐멘터리이다. 정태춘(68)과 박은옥(65)은 불멸의 포크 부부이다.두 사람은 1978년과 79년 1년 차이로 각각 데뷔했다. 70년대의 대한민국 문화는 분노와 저항의 사조가 강했다. 민중의 항거는 이승만의 독재를 무너뜨렸지만 박정희가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마땅할 군대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애프터 라이프’(아그네츠카 보토위츠 보슬루 감독, 2009)는 제목만 보면 사후 세계를 다룬 듯하고, 내용을 보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의 사기극 같기도 하지만 의외로 내용이 깊다. 초등학교 교사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연인인 변호사 폴(저스틴 롱)에게 점점 심드렁해져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폴은 시카고의 본사로 발령이 나자 생각 끝에 이참에 아예 애나와 결혼하려 마음먹고 저녁 식사 약속을 한다. 레스토랑에서 폴이 ‘함께 가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애나는 지레짐작으로 이별 선언이라 착각해 화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지옥행 특급택시’(D. C. 해밀턴 감독, 2018)의 원제는 ‘The Fare’(운임)이고, 내용은 판타지 멜로이니 얼마나 한심한 작명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무지한 왜곡과 달리 의외로 볼 만하다. 택시 기사 해리스(지노 앤서니 페시)는 늦은 밤 매니저의 명령대로 미모의 페니(브리나 켈리)를 태운다.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불이 꺼지며 페니가 연기처럼 사라진다. 당황한 해리스가 매니저의 조언대로 미터기를 재설정하자 그는 이전 기억을 잊은 채 페니를 태운 장소로 되돌아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늘부터 우리는!!’(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니시모리 히로유키의 코믹 학원물 만화를 원작으로 한 키치적 감성이 풍부한 B급(‘병맛’) 코미디이다. 아케히사 고교, 난요 고교, 베니 고교가 인접한 한적한 마을. 아케히사의 양대 ‘짱’ 사토시와 사가라가 떠난 이후 난요의 미츠하시와 이토가 패권을 잡았다.둘은 불량스럽지만 천성이 착한 데다 베니 ‘짱’ 이마이와 친구 사이라 동네는 평화롭다. 그런데 이웃 동네의 호쿠네이 고교가 화재를 당하는 바람에 그 학생들이 아케히사의 빈 교실에서 수업을 받게 되면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복지식당’(정재익, 서태수 감독)은 식당과는 상관없고, 장애인의 복지 문제에 관한 영화이다. 86년생 재기는 사고로 중증 장애를 입는다. 입원 중 홀어머니는 사망하고, 아들을 키우며 사는 유일한 가족인 누나 은주가 그의 병시중을 해 준다. 그런데 관계 기관은 그에게 경증(5급) 판정을 내린다.한편 장애인 브로커 병호는 친한 후배 봉수에게 엄살을 지시해 2급 판정을 받도록 도와준다. 재기는 자신의 몸 상태와 다른 장애 등급 탓에 장애인 콜택시를 부를 수도 없고, 도우미의 돌봄도 받을 수 없으며, 취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舊 용산철도병원] 용산역과 신용산역이 자리 잡은 한강로 3가 일대에 낡은 벽돌색 건물 한 채가 눈에 뜨인다. 현재는 ‘옛동’이란 이름 하나만 남아있는 방치된 서울의 등록문화재 舊 용산철도병원이 그것이다. 사업비 30조 원에 육박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용산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2014년 1월 코레일 측은 용산부지 등 부동산 자산 매각 추진하면서 구 용산 철도병원은 매각 대상에 놓이게 된다. 1904년 만주와 한반도의 지배권을 두고 벌어진 러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