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덴마크의 시골 스키비 주민들은 1978년부터 생산과 소비를 공유하는 공동체 스반홀름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에서 일을 하더라도 이 공동체 안에서의 경제적 여건은 동일한 게 원칙이다. 아나키즘 자치 구역이다. 영화 ‘아나키스트’를 제작했던 이준익 감독은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 혹은 왜곡된 역사 교육의 수정이란 사명감을 지닌 듯하다.‘사도’와 ‘동주’, 그리고 ‘박열’(2017)이 그 증거이다. 개인의 자유와 경제 생활의 유대를 추구하는 무정부주의 이념인 아나키즘은 고대 그리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미국의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정면 도전하는 것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이 미국의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600억 원을 지원받아 찍은 ‘옥자’(2017)는 어쩌면 아이러니이다.10년 전. 창업주 아버지, 2대 CEO 언니 낸시에 이어 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경영권을 쥔 루시(틸다 스윈튼)는 혁신적인 사업 계획을 내놓는다. 칠레의 한 농가에서 우연히 발견된 슈퍼 돼지의 개체 수를 늘려 26마리를 얻었는데 그걸 미란다 지사가 있는 나라의 농가에 각각 분양해 10년간 키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K-팝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잇따라 건강 문제로 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걸 그룹 레드벨벳 조이는 지난 4월 26일 컨디션 난조로 병원을 방문해 상담과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다며 당분간 활동을 쉬며 휴식을 취할 것을 알렸다.그녀는 레드벨벳의 네 번째 단독 콘서트는 물론 고정 MC로 출연 중이던 SBS 'TV 동물농장' 촬영도 불참하기로 결심했다. 'TV 동물농장' 제작진은 부랴부랴 (여자)아이들 멤버 미연으로 대체했다.걸 그룹 에스파 멤버 지젤은 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탑(최승현)이 지난달 31일 보이 그룹 빅뱅의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서 ‘빅뱅을 떠났는가?’라는 질문에 “이미 탈퇴했다.”라고 단호하게 확언했다.그는 지난해 2월 7일 YG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하지 않고 한 달 뒤 자신의 레이블 티스팟을 설립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빅뱅 활동이라면 언제라도 합류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실제 그해 4월 4년 만에 '봄여름가을겨울'을 발표할 때 지드래곤, 태양, 대성 등과 함께했다.다만 불미스러운
[유진모의 무비&철학] 음주 운전이 적발되어 재판 중인 가수 이루(본명 조성현·40)의 선처 호소 배경은 합리적인가?지난 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정인재 부장판사)에서 범인 도피 방조, 음주 운전 방조,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및 과속 등 4개 혐의를 받는 이루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10만 원을 구형했다.그런데 당시 이루 측 변호인이 선처를 호소한 배경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인도네시아에서 한류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국위 선양에 공로가 있는 점, 모친이 치매를 앓고 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하루’(조선호 감독, 2017)는 서사의 울림이 만만치 않다. 출세와 돈을 마다한 채 전 세계 분쟁 지역을 돌며 정치와 종교를 떠난 히포크라테스적 봉사 인술을 펼쳐 저명한 준영(김명민)은 UN 인권 포럼에 참석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은 12살 딸 은정(조은형).한창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할 은정은 큰돈을 벌지도 못하면서 외국을 싸돌아다니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아빠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질 대로 팽배한 상황. 취재진이 공항으로 몰려들어 기자 회견이 진행된다. “왜
[유진모의 무비&철학] 보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YG엔터테인먼트나 블랙핑크 제니 입장에서는 지난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돋보인, 그래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장본인은 제니라고 여길 듯하다. 그녀의 사진이 25억 원의 가치가 매겨질 정도로 미디어 가치 창출에서 최고라고 외신에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그녀가 칸의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 HBO 시리즈 ‘디 아이돌’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데뷔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블랙핑크라고 하더라도 배우가 아닌 이상 칸에 배우 자격으로 등장할 수는 없다. 에스파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미이라’(1999)는 이집트 역사를 왜곡했지만 1편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리롄제(이연걸)를 끌어들인 3편까지 내달렸다. 돈은 벌었지만 평단의 혹평과 식자들의 불평은 피해갈 수 없었다. ‘미이라’(알렉스 커츠만 감독, 2017)는 유니버설픽쳐스가 고전 몬스터 영화들을 리부트한 프로젝트 다크 유니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첫 번째 작품이다.‘스타 트렉: 다크니스’와 ‘나우 유 씨 미’ 1, 2편을 연출한 커츠만 감독의 세계관은 크리스토퍼 놀란에 가깝고, 언제나 그렇듯 톰 크루즈의 선택은 탁월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페미니즘을 앞세운 액션 영화라고 하면 리들리 스캇의 ‘에이리언’이고, 누아르를 꼽으라면 ‘델마와 루이스’dl다. 그 철학과 정신을 이어받아 재미를 더한 정점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이고, 여기에 공간과 시간에 의한 존재의 의의와 역사를 첨가한 작품은 최초의 여성 인류 화석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에 붙은 이름을 제목으로 한 뤽 베송의 ‘루시’이다.이런 작품들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한 ‘악녀’(정병길 감독, 2017)는 한 마디로 재미있고, 덧붙이자면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디지
[미이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의혹 등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 어쩔 수 없이 활동을 중단한 가수 황영웅이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모친까지 가세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황영웅은 MBN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되었으나 상해 전과가 드러나는 한편 학창 시절의 폭력, 데이트 폭력, 허술한 군 복무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작진과의 협의 끝에 프로그램에서 중도에 빠졌다. 그럼에도 논란 발생 두 달만에 소속사와 함께 활동 복귀 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원더우먼’(패티 젠킨스 감독, 2017)은 매번 마블에 뒤진 DC가 그나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던 슈퍼 히어로 블록버스터이다. 갤 가돗을 원 톱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대담하게 구약성서에 맞선 ‘종의 기원’부터 밑밥으로 내던진다. 그리스 신화 전쟁의 신 아레스는 제우스와 아내 헤라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전쟁의 여신 아테나는 제우스와 티탄 신족 메티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무식하고 포악한 아레스는 닥치는 대로 인명을 살상하고 도시를 파괴하지만 지략과 전술로 무장한 아테나는 오히려 그런 아레스로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요아킴 뢰닝, 에스펜 잔드베르크 감독, 2017)는 장단점이 확실한 시리즈의 5번째로서 그나마 미덕을 갖추려 애를 쓴 기색이 역력하다. 바다의 살인강도 해적을 낭만과 결합한 시도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상업주의의 돈에 눈먼 상투적인 수법이다.영화의 태생부터 불편한 결정적인 핸디캡이다. 아무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지적인 만족을 찾는 게 무리하고 하더라도 이 시리즈는 지나치게 드러내놓고 ‘나 돈 벌겠다, 어쩔래?’라고 뻔뻔스러운 장삿속을 드러내는 것 같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대립군’(정윤철 감독, 2017)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건 16세기 말 임진왜란으로 멸절의 위기에 처한 조선이 배경인데 한국 전쟁이나 최근의 상황이 엿보인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선조는 18세의 어린 광해(여진구)에게 임시 조정인 분조를 맡긴다.자신은 명나라에 가서 원군을 요청하겠다며 의주로 피란하는데 속셈은 다른 데 있었다. 광해의 목적지는 신철 장군이 이끄는 주력 군대가 머무는 강계. 그들의 고난스러운 여정에 북방 국경 지대에서 여진족을 상대로 맹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SF 괴수 공포 영화의 대명사인 ‘에이리언' 시리즈는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시작해 이후 각기 다른 유능한 세 감독이 번갈이 연출을 맡아 ’전설‘이 됐다. 그러나 원작자인 스콧은 불만이 많았던 듯 프리퀄 세 편을 기획해 먼저 ‘프로메테우스’(2012)를 내놓은 뒤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인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해 오리가에 행성을 목적지로 2000명의 이주민과 15명의 승무원을 태운 거대 우주선 커버넌트를 발사한다. 수십 년을 항해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 2017)은 기시감을 많이 준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의 누아르를 기본으로 ‘무간도’, ‘프리즌’,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의 감옥 액션, 조폭 액션, 언더 커버(위장 잠입), 그리고 남자들의 진한 의리에 대한 철학이 콸콸 쏟아진다.류승완이 타란티노식 액션을 오마주했다면 변성현은 몇 계단 뛰어 한국적 누아르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별성 높은 연출 솜씨를 보여 준다. ‘게임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서스펜스 소설의 거장 빌 S. 밸린저의 ‘이와 손톱’을 각색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정식 김휘 감독, 2017)은 오랜만에 한국 영화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이다. 특히 2개의 시공간을 교차 편집해 마치 ‘사건 속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듯한 병치적 장치는 관객의 지적인 호기심을 한껏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비교가 될 듯하다.1945년 경성. 클럽에서 마술사로 일하는 압둘라 리(고수)는 찻집에 앉아 있다 갑자기 안으로 뛰어 들어온 미모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보안관은 각 행정 구역 최소 단위 지역의 안전과 질서를 맡아보는 민선 관리 제도가 있는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의미로 널리 통용된다. 동네에서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에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며 대소사를 챙겨 주는 오지랖 넓고 인맥이 매끄러운 사람이다.영화 ‘보안관’(김형주 감독, 2017)은 그런 정서에서 출발한 유쾌한 코미디를 표방한다. 2011년. 대전경찰서 강력계 형사 대호(이성민)는 파트너 종철과 함께 정체불명의 마약계 대부 뽀빠이의 뒤를 캐던 중 그의 ‘배달부’인 일식(정만식)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콜로설’(나초 비가론도 감독, 2017)은 제목에서 이미 ‘거대한’(Huge)이란 뜻으로 커다란 사이즈의 괴수와 로봇의 등장을 예고한다. 앤 해서웨이가 이 B급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사실부터 관심을 끌지만 결론부터 내리자면 ‘소리는 요란하지만 내용물은 글쎄’에 가깝다.25년 전 서울. 공원에 있는 어린 딸을 데리러 왔던 어머니는 딸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한다. 가까운 곳에 거대한 정체불명의 괴수가 등장한 것. 현재의 뉴욕. 글로리아(앤 해서웨이)는 연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 2017)은 무겁지만 매우 흥미롭다. 변종구(최민식)는 서울 문래동 공장 노동자를 거쳐 집권 여당 새자유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현재 두 번째 서울시장을 맡고 있고, 곧 있을 지자체 선거에서 3선을 겨냥 중이다. 다음 목표는 대통령이다.그의 캠프의 본부장은 검찰 출신 2선 국회의원 심혁수(곽도원). 경쟁자는 야당의 양진주(라미란)와 무소속의 허만길. 양진주 곁에는 야무진 브레인 임민선(류혜영)이 있다. 방송국 베테랑 여기자 정제이(문소리)는 종구의 적인 듯 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문현성 감독, 2017)은 허윤미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기초로 해 예종(이선균)과 신입 사관 이서(안재홍)가 콤비를 이루는 코믹 액션 추리극의 형태를 띤다. 국가 고시에 장원 급제한 이서는 예문관의 임금 언행 기록 담당으로 입궐해 예종과 마주한다.숫기가 없고, 다소 어설픈 행동을 보이지만 남다른 능력이 있으니 그건 바로 한 번 보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외우는 집중력과 암기력이다. 이런 능력을 인정해 예종은 항상 자신의 곁 5보 안에 머물라는 특명을 내리는데 이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