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청계천 광통교 지나니 개천의 시작인지 끝인지 물길이 보이지 않는다. 청계천 물은 어디서 오는걸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이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산들이 빼꼼이 보인다. 광화문 광장으로 나서니 눈앞에 궁궐이 보이고, 반쯤 핀 모란 같은 산은 궁궐을 감싼 듯하다. 광화문 향해 걸음을 옮기니 경복궁 뒤로 백악산이 기다린다. 왼쪽에 세 개의 봉우리 사이로 나무와 바위들이 다가서는 듯 인왕산도 가깝다. 인왕산과 백악산을 바라보며 한걸음 들어가니 경복궁 정문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마틴 에덴’은 피에트로 마르첼로(44)가 왜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 중 한 명인지 증명해 주는 철학의 보고다.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나폴리. 선박 노동자 마틴은 주먹이 세고 외모도 뛰어나 여성에게 인기가 좋아 카페 웨이트리스인 마르게리타와 만나자마자 하룻밤을 보낸다.마틴은 깡패에게 폭행당하는 부잣집 아들 아르투로를 구해주고 그의 집에 초대된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 엘레나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미술, 음악, 문학 등 모든 지적인 분야에서 뛰어난 수준을 보이고 마틴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산부인과] 퇴계로를 따라 신당동 쪽으로 가다 보면 광희문 맞은편으로 묘하게 생긴 건물이 눈길을 끈다. 삼각형 예각의 좁은 땅이지만 대로변에 자리 잡아 건축 당시엔 인근의 랜드마크로 계획됐다. 한눈에도 파격적인 조형미를 뽐내는 건물은 ‘선과 지붕으로 기억되는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 이 산부인과로 지은 것으로 지금은 디자인 회사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김중업이 역점을 둔 곳은 건물의 수직 동선을 담당하고 있는 램프실. 환자들을 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알폰소 가브리엘 카포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악랄한 마피아 두목으로 악명이 높다. 마피아 영화로는 알 파치노가 ‘대부’, ‘칼리토’, ‘스카페이스’ 등을 통해 영원히 기록될 명연기를 남겼는데 ‘스카페이스’(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1983)의 주인공 토니는 제목과 달리 알 카포네가 아닌 가공인물이다.카포네는 1029년 ‘성 밸런타인데이의 대학살’ 등의 숱한 무자비한 악행 뒤 1932년 투옥됐다, 1939년 석방 후 마이애미의 저택에서 FBI와 경찰의 감시 하에 살다 매독, 심장질환, 정신착란 등으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은 김영삼 정부가 ‘국제화 시대’를 외치던 1995년 을지로에 사무실이 있는 삼진전자를 배경으로 얘기가 펼쳐진다. 감독은 당시 실제로 있었던 상고 출신 고졸 사원들을 위한 토익반과 공장의 폐수 유출 사건이라는 두 축을 베이스 삼아 시나리오를 꾸몄다.실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현실은 커피 타는 업무가 가장 중요한 생산관리3부 이자영(고아성), 비서실 출신 마케팅부 ‘돌직구’ 정유나(이솜),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회사에선 가짜 영수증 꾸미기의 달인인 회계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구 제일은행 본점] 일제강점기, 경성의 중심지로 떠오른 남대문로 일대 중앙은행을 마주 보고 남대문로에 들어선 대표적인 민간은행. 서민금융의 전당 舊 제일은행 본점.화려한 파마머리를 휘날리는 모던걸이다리에 힘을 주어 포장도로를 밝고 간다이 일대는 경성의 센터이다.고층건물이 즐비하여 남대문통이라는 거리를 만들어근대적 문화도시다운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미츠꼬시 백화점 건너에는 조선은행 앞 광장이 전개되고광장 동편에 붉은 벽돌로 치장한경성우편국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 1930년대 남대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안녕까지 30분’(하기와라 켄타로 감독)은 추억과 시간에 관한 영화다. 록 무비처럼 화려한 음악이 펼쳐져 귀를 호강시켜주는 한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표를 잃은 현대 젊은이들에게 방향 표시등을 켜준다. 2013년 고교 3학년 아키는 친구들과 링고 페스티벌에 갔다 카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아키를 리더로 5인조 록밴드 에콜이 결성돼 링고 페스티벌을 목표로 매일 트레이닝을 한다. 아키는 카세트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해 카나에게 선물해 주는 한편 자작곡 역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는 버릇이 있다. 20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반포대교] 100년 근현대사의 영욕이 새겨진 한강 다리 중 침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잠수교. 그렇게 낮은 잠수교 위로는 강남 발전을 가속화한 반포대교가 놓였다. 대한민국 최초의 복층(2층) 교량인 반포대교는 대한민국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한강의 교량으로 1층의 잠수교 위에 강합성 상형교(Steel Box Girder Bridge)로 가설되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당시, 반포 한강공원을 조성하면서 반포대교에 설치된 야경 명소로 유명세를 달리하는 달빛 무지개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콤플렉스 사용설명서’? 제목이 어색해 입에서 몇 번 굴려봤다. 그래도 혀끝에 착 달라붙지 않아 저자를 만나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한달음에 달려갔다. 정영희 작가와 서 너 시간 수다를 떨다 보니 책장을 넘기지 않았는데도 내용이 짐작된다. 그래선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펼쳐 든 산문집이 참 잘 읽힌다.우리 삶에서 누구나, 언제든지 맞닥뜨리는 시간의 미분(微分)을 그는 용케도 잘 걸러내 글로 녹인다. 세월이 지날수록 촘촘해지는 생각의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시청률이 30%에 근접한 데 이어 나훈아 콘서트의 뒷얘기를 담아 지난 4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도 18.7%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안방극장에 ‘나훈아 광풍’이 몰아쳤다.나훈아가 슈퍼스타인 건 사실인데 왜 그의 돌풍이 새삼스러울까? 그 바람의 근거는 뭘까?1970년대 언론은 남진과 나훈아를 라이벌로 만들어 당사자들은 물론 언론사와 방송사의 수입을 불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나훈아가 15년 만에 KBS에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다. MBC에 출연한 지는 14년 됐다. 나훈아는 TV는 물론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대표적인 스타다. 안성기는 지금까지 드라마에 단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 조용필과 서태지는 ‘선언’까지는 안 했지만 노골적으로 TV 출연을 멀리해왔다.나훈아, 조용필, 서태지는 초기에 TV를 통해 활동 무대를 가졌고 그래서 인기를 높인 대표적인 스타다. 그런데 왜 정상에 올라간 뒤 TV를 꺼렸을까? 안성기는 왜 평생 영화에만 출연했고, 앞으로도 드라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래퍼 마이크로닷이 자신의 SNS를 통해 새 음반 발표를 알리며 활동 속개의 의지를 피력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그는 부모가 20년 전에 벌인 사기 행각이 드러난 2018년 활동을 중단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신이 저지른 죄는 아니지만 그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입으로는 반성하는 듯하면서도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는 강력한 의혹이 제기됐었다.그가 맹활약을 펼치던 2018년 11월 그의 부모가 1990년대 충북 제천에 거주할 당시 친인척 및 지인 등 14명에게 약 4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건축공학자 존(제라드 버틀러)은 앨리슨(모레나 바카린)과의 사이에 7살 아들 네이슨이 있는데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집에서 쫓겨났다 아내의 배려로 재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 시작은 이웃과의 홈 파티. 열심히 음식을 준비 중이던 존의 휴대전화로 대통령과 국토안보부의 비상 대피 메시지가 온다.다른 은하계에서 생성된 혜성 클라크의 파편들이 지구를 향해 돌진 중인데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켰던 행성보다 더 큰 파편이 48시간 뒤에 서유럽에 떨어질 급박한 상황인 것. 그렇게 되면 지구 생명체의 75%
[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효창운동장] 지금의 효창공원은 1944년 이전에는 정조의 장남 문효세자가 묻혀있는 효창원이었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문효세자의 묘역은 강제 이장되었고 그로 인해 효창원에서 효창공원으로 격하되었다.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 그리고 김구 선생 등... 다행히 광복과 함께 공원은 애국선열묘역이 되고 그로부터 10년 뒤 이곳엔 10만 관중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효창운동장은 1960년 10월 최초의 국제규격의 축구전용 운동장으로 완공되었다. 2만3000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한강을 따라 옛길을 걷다 보면 용산강 지나 작은 섬이 보인다. 가을이 오니 나무 숲속에 사람의 흔적도 보이는 듯하다. 밤섬이다. 밤을 닮아 밤섬인가, 밤나무가 많아 밤섬이었던가? 철새 도래지가 된 밤섬을 지나면 한강은 어느새 하류다. 강폭이 넓어지고 강물이 많아져 바다 같다. 난지도를 지나니 한강변 양쪽에 야트막한 산이 보인다. 덕양산과 궁산이다. 한강 하류에서 한양도성으로 가는 길목에 한반도의 목구멍 역할을 한 오래된 지역이다. 이곳이 바로 한강을 사이에 둔 행주(幸州)와 양천(陽川)이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SBS ‘불타는 청춘’에서 ‘밥 잘 해주는 누나’로 맹활약 중인 양수경이 오랜만에 신곡 ‘사랑하세요’(김종환 작사, 작곡)를 발표하고 본업인 가수로 복귀했다. 이 곡은 지난 8월 공개했지만 코로나19의 재창궐로 인해 예정했던 스케줄을 다소 미뤘다. 그럼에도 ‘존재의 이유’의 김종환과의 컬래버레이션이란 다소 이례적인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아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에게 재미있는 인연이 있다던데.김; 제가 무명 때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선웨이란 라이브 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SBS ‘불타는 청춘’에서 ‘밥 잘 해주는 누나’로 맹활약 중인 양수경이 오랜만에 신곡 ‘사랑하세요’(김종환 작사, 작곡)를 발표하고 본업인 가수로 복귀했다. 이 곡은 지난 8월 공개했지만 코로나19의 재창궐로 인해 예정했던 스케줄을 다소 미뤘다. 그럼에도 ‘존재의 이유’의 김종환과의 컬래버레이션이란 다소 이례적인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아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번 협업을 계기로 웬만한 친남매 이상의 사이가 됐다.김; 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SBS ‘불타는 청춘’에서 ‘밥 잘 해주는 누나’로 맹활약 중인 양수경이 오랜만에 신곡 ‘사랑하세요’(김종환 작사, 작곡)를 발표하고 본업인 가수로 복귀했다. 이 곡은 지난 8월 공개했지만 코로나19의 재창궐로 인해 예정했던 스케줄을 다소 미뤘다. 그럼에도 ‘존재의 이유’의 김종환과의 컬래버레이션이란 다소 이례적인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아 인터뷰를 했다. -김종환 씨 가사가 언제나 그렇지만 ‘사랑하세요’의 가사 역시 정말 아름답다.양수경(이하 양); ‘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MBC 혹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뚝심은 정말 대단했다.지난달 11일 네이버 웹툰에 게재된 ‘복학왕’에서 20대 여성 인턴사원 봉지은이 40대 노총각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추측하게 만드는 내용 등으로 여성 혐오 논란에 휘말려 한 달간 ‘나 혼자 산다’에서 어정쩡하게 빠졌던 기안84가 지난 18일 컴백했다. 기안84가 우긴다고 복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프로그램 제작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그에 대한 MBC 고위층의 암묵적 승인 혹은 찬동이 없인 있을 수 없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인혜(향년 36살)는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박철수 감독의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주연배우로서 레드 카펫을 밟을 때 역대 가장 파격적인 노출의 드레스를 입고 일약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난 14일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전하며 팬들의 곁을 떠났다. 부검 결과 타살은 아니었다.결국 경찰이 추측한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났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 하루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혀 어두움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글과 사진을 올렸던 그녀는 왜 하루 만에 그런 선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