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파라다이스 힐스’(앨리스 웨딩턴 감독)는 지난 3월 개봉됐는지도 모른 채 사라진 영화인데 비주얼 하나만큼은 봐줄 만하다. 웨딩턴 감독은 광고계 출신답게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노골적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를 좇는다. 23살 우마는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장소에서 깨어난다. 화려한 시설의 고립된 섬.그곳은 우아한 공작부인이 지배하는 교양 여성 양성소. 보호자들의 의뢰를 받아 소녀부터 결혼 적령기까지 여성들의 미모와 교양 등을 갖추게 만들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부족한 점을 치료해 주는 곳이다. 아름다운 정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노아’(2014)는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그런데 창조주가 타락한 인간을 벌한다는 기본 뼈대는 어쩐지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연상케 만든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을 창조주의 신하인 감시자들이 도와준다.그 벌로 빛이었던 감시자들은 돌덩이 거인으로 변하고 아담의 유배지에 고립돼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들은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을 도와준다. 카인의 후예들은 감시자들로부터 모든 지식을 전수받자 강하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블과 DC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라이벌이다. 일부 작품을 제외하곤 DC가 마블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예외는 있다. 바로 ‘매트릭스’와 크리스토퍼 놀란(50) 감독의 작품이다.따라서 DC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와 놀란 감독은 유난히 끈끈한 사이다. 그런데 놀란 감독이 최근 워너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나섰다.그 배경은 워너브러더스가 내년 개봉 예정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퀄, ‘고질라 vs 콩’, ‘듄’, ‘매트릭스 4’ 등의 블록버스터를 포함한 17편의 영화를 극장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세스 그레이엄-스미스는 영화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원작 소설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험 링컨’의 원작자이자 영화 ‘다크 섀도우’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또 제인 오스틴의 고전 ‘오만과 편견’에서 영감을 얻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를 썼는데 버 스티어스 감독이 동명으로 영화화했다(2016).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죽은 자들이 좀비로 되살아나 사람들의 뇌를 먹고사는 19세기 영국. 베넷 가문의 제인, 리즈, 키티, 샬럿, 리디아 등 다섯 딸들은 소림사에서 무술을 익힌 뒤 좀비 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마지막 휴가’(노거경 감독)는 평범한 소재와 캐릭터지만 그래서 더욱 친숙한 우리 이웃, 더 나아가 우리의 얘기이기에 폐부 깊숙이 찌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만든다. 하나뿐인 아들의 교육을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 5년 차의 오 부장은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다.의사는 3개월 시한부의 위암 말기 판정을 내린다. 평소 회사를 위해 성실하게 일했고, 부원들을 알뜰하게 챙겨줬으며, 한눈팔지 않고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그는 모든 의지를 잃고 사직서를 던진 뒤 변두리 셋방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방탄소년단이 드디어 해냈다. 새 앨범 ‘BE (Deluxe Edition)’의 한국어 가사로 된 타이틀곡 ‘Life Goes O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 한국어 가사로서는 최초이기에 그 의미가 엄청나다.이로써 방탄소년단은 ‘Dynamite’와 피처링한 Jason Derulo의 ‘Savage Love (Laxed ? Siren Beat)’ 리믹스 버전으로 ‘핫 100’ 1위에 세 번째로 등극했는데 이번은 그 의의가 사뭇 다르다. 한글 가사 위주의 노래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존 와츠 감독, 2019)은 12살 이상 관람 가 등급에서 보듯 청소년 취향이 다분하면서도 마블의 우주관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작은 어벤져스’이기도 하다. 5년 전 타노스의 블립으로 우주 인구의 절반이 사라진 뒤 6개월 전 어벤져스의 활약에 의해 사라진 생명들이 부활했다.사이클론으로 멕시코의 한 마을이 초토화되자 쉴드의 퓨리와 힐이 현장에 출동해 뭔가 수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블립 덕에 아직 16살인 피터는 5년 전 우주 공간에서의 치열했던 전쟁에 넌더리가 나 평범하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앤드류 스탠튼 감독, 2008)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E.T.’, ‘A.I.’ 등이 던진 메시지가 노골적인 썩 강력한 환경보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BnL이라는 대기업이 장악했다. 비엔엘은 날로 황폐해지는 지구 청소 계획이 실패하자 우주 이주 계획을 실행한다.엄청나게 큰 전자동 시스템의 우주선 액시엄에 전 지구인을 태워 우주 공간에서 지내게 만든 지 700년. 사람들은 지구를 떠날 때 모든 기계의 전원을 껐지만 실수로 폐기물 처리 로봇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오지환이 병역대체제도의 수혜를 입자 대표팀에 발탁된 배경에 대해 많은 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실제 대회 내내 그리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인 바 있다. 그 후 방탄소년단 등 국위를 선양하고 외화를 많이 벌어들인 연예스타에게도 병역대체제도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중이다.키움 히어로즈의 내야수 김하성은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외국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로그’는 B급 판타지 블록버스터 ‘솔로몬 케인’(2009)으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진 마이클 J. 버세트 감독의 최신 액션 영화로 역시 B급 정서가 강하다. 샘(메간 폭스)은 뭣이든 해결해 주는 용병단체 로그에서 한 팀을 이끈다. 그녀는 납치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지사 딸 아실리아 구출 임무를 맡는다.아실리아는 남아공 특정 지역을 장악한 자람의 무장 세력 알샤바브에 잡혀있다. 자람은 불법 사업을 마음대로 펼치기 위해선 주지사를 제어해야만 하기에 그 딸을 납치한 것. 샘 일행은 침착하게 자람의 아지트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런’은 ‘서치’(2017)로 국내(2018) 관객 295만여 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린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미혼모 다이앤이 선천적 중증 장애인 딸 클로이를 출산한 뒤 17년. 휠체어와 네블라이저에 의지하고, 많은 약을 복용하는 클로이는 워싱턴대학의 입학통보서를 기다린다.교사인 다이앤에게 잘 교육받은 이유도 있지만 클로이는 물리학, 화학 등에서 특히 돋보이는 수재다. 다이앤은 심한 당뇨병을 앓는 클로이가 저혈당이 왔을 때를 대비해 초콜릿 등을 사 온다. 그녀가 전화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나이스 걸 라이크 유’(크리스 리델, 닉 리델 감독)는 요즘같이 우울한 때에 어른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가볍게 즐길 만한 로맨스물이다. 하버드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루시는 금발에 미모까지 그야말로 지성과 외모를 겸비한 완벽에 가까운 여자다. 그런데 애인 제프는 그녀에게 얹혀산다.어느 날 제프는 루시가 섹스에 별로 관심이 없다며 이별을 통보하고 짐을 싼다. 루시는 50대 유부녀 프리실라, 30대 자유연애녀 네사, 미혼남 폴 등과 함께 쿼텟을 결성, 결혼식 등에서 연주한다. 이 동료들에게 자신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버든: 세상을 바꾸는 힘’(앤드류 헤클러 감독)은 1996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로렌스 카운티가 배경이지만 백인 경찰이 무고한 흑인에게 거리낌 없이 총질을 해대는 현재와 별다를 바 없다. 영화 ‘그린 북’(2019)에서 보듯 남부는 노예 제도를 고집했던, 인종차별이 굉장히 심한 지역이다.청년 버든은 가전제품 대여업체에서 일하면서 탐이 이끄는 KKK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고아인 버든에게 탐은 아버지와 다름없는 인물. 버든은 대여료가 밀린 집에 가전제품을 회수하러 갔다 초등학생 아들 프랭클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8일 개봉될 영화 ‘마리 퀴리’는 2008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애니메이션 ‘페르셰폴리스’의 마르잔 사트라피 감독의 작품으로 몽환적이면서도 현사실적이다. 마리는 1867년 3개국이 분할 지배하던 폴란드의 제정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압정을 겪으며 성장했다.10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17살 때부터 가정교사 등을 하며 독학했지만 당시 폴란드와 독일에서는 여자가 대학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1891년 파리 소르본 대학에 유학했다. 수학, 물리학을 전공해 수석 졸업했을 만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1일 개봉되는 영화 ‘안티고네’는 시나리오 집필과 촬영을 직접 하는 소피 데라스페 감독의 5번째 장편이다. 그리스 신화의 가족을 위한 희생의 아이콘 안티고네와 인종차별 및 인권유린의 현실을 접목했는데 유려한 연출에 타이틀 롤 나에마 리치의 연기 솜씨의 도움이 더해 문제적 울림을 준다.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알제리에서 처참하게 부모를 잃은 뒤 캐나다로 이민 온 17살 안티고네는 불어를 못 하는 할머니, 미장원에 취업한 언니 이스메네, 지역 축구단 선수면서 18살 오빠 폴리네이케스와 갱단에 소속된 큰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박지완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내가 죽던 날’은 미스터리 형식으로 펼쳐지지만 엄청난 눈물을 유발한 뒤 상쾌한 희망의 훈풍을 불어줄 애틋하고 따뜻한 내용이다. 여고생 세진(노정의)은 부잣집에서 자랐지만 사업가 아버지가 밀수로 입건된 후 사망하고 오빠는 마약 범죄로 수감돼 고아가 된다.엄마와 일찍 헤어진 아버지는 정미라는 젊은 여자와 내연의 관계였고, 그녀는 세진을 친딸처럼 다정하게 대했지만 사건 이후 잠적했다. 검찰과 경찰은 사건의 주요 증인인 세진을 ‘보호’하기 위해 전라도 외딴섬에 보낸다.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애비규환’(최하나 감독)은 심한 참상이라는 뜻의 아비규환에 아버지라는 애비로 변전한 말장난이라 살짝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외형은 매우 코믹하면서도 내용은 의미심장한 블랙 코미디의 묵직한 심도를 뽐낸다. 21살 대학생 토일(정수정)은 가정교습을 해 주는 고3 호훈의 아이를 임신한다.대구에서 남편과 이혼한 엄마는 토일이 6살 때 지금의 남편과 재혼해 서울로 올라왔다. 한문 선생인 계부는 토일을 친딸 이상으로 애지중지 키웠다. 토일은 임신 5개월이 돼 더 이상 부른 배를 숨길 수 없자 호훈을 데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00년 4월 4일 오후 5시께 서울 망우1동 염광아파트에 살던 5살 소녀 최준원은 제집처럼 드나들던 친구 집에 다녀오겠다고 했지만 집 앞 놀이터 부근에서 사라졌다. 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이 실종이 아니라 ‘증발’(김성민 감독)인 이유는 그녀의 가족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다.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김승우 감독, 2019)는 실종 아들을 6년째 찾아 헤매는 엄마의 얘기를 그린 픽션이지만 ‘증발’은 실화라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피붙이를 잃은 가족의 고통과 상실감 이상으로 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 출신 심령술사 리드는 마법서를 도둑맞은 후 자주 악몽을 꾼다. 죽은 딸 오드리를 부활시키기 위해 남편 제임스와 함께 바빌로니아의 저주받은 도시에 가서 고대 유적을 부수고 그 속에서 마법서를 찾아내지만 제임스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는 꿈.로스토브 총경은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연쇄적으로 살해당하자 좌충우돌 빈민가를 쑤시고 다니며 수사를 하고, 가닌 경위가 그림자처럼 뒤를 따르며 조력한다. 로스토브는 피해 여성의 사체 안에서 오각성이 그려진 달걀을 발견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내달 4일 개봉될 영화 ‘도굴’은 박정배 감독의 데뷔작인 데다 라인업이 엄청나게 화려하다고 하기엔 살짝 부족하긴 하지만 외형으로만 판단하면 큰코다칠 듯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 ‘몸비시즌’ 때 텐트폴 무비들과 맞대결하지 않은 게 의아할 정도로 화려하고, 재미있으며, 유쾌한 여운을 준다.흙에서 보물을 읽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는 한 천년 사찰에서 불상을 훔친 뒤 장안동 고미술상가를 휘젓고 다닌다. 어둠의 세계에서 돈을 번 진 회장은 골동품 모으는 게 취미다. 자신의 건물 지하에 철옹성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