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디아블로’ ‘런던 해즈 폴른’ 등 꽤 탄탄한 시나리오를 쓴 크리스찬 거드게스트의 감독 데뷔작 ‘크리미널 스쿼드’는 하이스트 필름으로선 흠잡을 데 없는 교과서적인 스토리와 외형을 지녔다. 여기에 선과 악이 애매모호한 현실의 아이러니를 살짝 꼬집고 니힐리즘을 덧대며 반전까지 버무렸다.하루에 9번씩 은행에 강도가 출몰하는 로스앤젤레스. 중화기를 든 대담한 강도단이 은행을 터는 사건이 번번이 발생하자 LASD(LA카운티 셰리프국 경찰, NYPD 다음으로 큰 지방경찰 조직) 소속 범죄수사국의 리더 닉(제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프닝부터 질펀한 베드신으로 시작되는 프랑스 영화 ‘렛 더 선샤인 인’(클레어 드니 감독)은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겸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의 책 ‘사랑의 단상’을 영화적으로 각색했다. 평범한 멜로가 아니고 성애물은 더더욱 아니다. 소통을 위한 대화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남편 프랑수아와 이혼하고 10살 딸 세실을 키우며 사는 화가 이자벨(줄리엣 비노쉬)은 유부남 은행가 뱅상과 한낮에 뜨거운 정사를 나눈 뒤 주말 약속을 재확인한다. 그러나 전화 한 통 없이 주말은 흘러갔다. 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지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에 참가한 최진희는 자신의 히트송 ‘사랑의 미로’와 더불어 장덕의 ‘뒤늦은 후회’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었기에 북측의 선곡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현이와덕이는 ‘한국의 카펜터스’라 불리던 남매 듀엣이다. 오빠 장현(1956년생)과 여동생 장덕(1961년생)으로 구성됐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천재성을 드러낸 장덕의 작곡 솜씨에 장현의 서정적인 작사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이어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멜로 영화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람~’은 일단 코미디로써 관객을 끌어당기지만 결국 사랑과 인생의 얘기다. 예의에 대한 준엄한 교훈이다.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2008)는 무겁지만 일맥상통한다.지난 그래미 어워드에서 환갑에 ‘쓰리 빌보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맨드가 타이틀 롤을 맡은 ‘미스 페티그루~’는 코미디는 많지 않지만 ‘바람~’과 매우 유사한 철학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어 제목이 ‘Mothers’인 영화 ‘당신의 부탁’(이동은 감독, CGV아트하우스 배급)은 다양한 엄마들을 통해 모든 인간의 생존의 틀인 모성애에 대해 얘기하는 듯하지만 그런 1차원적 근시안으로만 볼 평작이 아니다.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과 관계에 관한 꽤 심도 있는 고찰과 시선이다.32살 효진(임수정)은 2년 전 사고로 남편 경수(김태우)를 잃은 뒤 친구 미란(이상희)과 함께 공부방을 운영하며 사는데 임대료가 더 싼 곳을 알아볼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 게다가 심신 양쪽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정재윤(프로듀싱, 보컬) 김조한(리드 보컬) 이준(랩, 보컬)으로 구성된 솔리드가 데뷔한 1993년부터 마지막 앨범을 낸 1997년까지 국내 가요계는 댄스 그룹의 전성기였다. 랩이 주도하는 댄스 뮤직의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를 연 서태지와아이들, 정통 힙합을 제대로 보여준 듀스 등을 비롯해 그야말로 춤추는 음악이 창궐한 시대였다.국내 뮤지션들의 소울 이력은 신중현에서 비롯돼 김추자로 끝나는 듯했지만 이때 김건모라는 만능 뮤지션이 본격적인 유행을 열고, 솔리드가 확고한 스타일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지난달 29일은 고 최진영이 39살 1개월로 세상을 떠난 지 8년째 되는 기일이었다. 많은 매체와 팬들이 그의 요절을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그가 스카이(SKY)란 프로젝트 그룹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취입한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영원’을 기억해내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지난 1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는 그와 더불어 고 김성재의 무대를 소환해 생전에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들을 추억했다. 한날 문시온(보컬, 기타)과 강지욱(랩, 베이스), 그리고 객원 세션맨들로 구성된 신예 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머니백’(허준형 감독)은 마치 선댄스영화제에서 봤음직한 상업영화의 틀을 비튼 독립영화적 성격을 지녔지만 꽤 많은 시퀀스와 대사가 상업적 재미를 지녔다.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7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을 통해 약자에 대한 페이소스와 강렬한 사회적 풍자를 흩뿌린다.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민재(김무열)는 엄마에게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거짓말한 탓에 매달 사채를 빌려 월급이라고 건넨다. 그러던 중 엄마의 수술비 1000만 원이 급하게 필요하자 사글셋방을 빼서 간신히 맞추지만 때마침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3월 28일 한날 개봉돼 박스오피스 1~3위에 위치한 ‘곤지암’ ‘레디 플레이어 원’ ‘7년의 밤’이 30일 총 38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았으니 일부 매체의 보도대로 폭발적이라고 할 수 없는 극장가다. 이 와중에 4월 5일 개봉될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솟구치고 있다.선택 기준은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결국 탄착점은 재미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긍정적인 것이다. ‘스물’로 관객들의 배꼽을 뺀 바 있는 감독이다. 언론시사회 후 반응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재미있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1일은 만우절에 사망 소식을 전한 장궈룽(장국영)의 15주기였다. 아직도 그를 못 잊는 수많은 팬들이 그리움과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영웅본색’ ‘천녀유혼’ ‘패왕별희’ ‘동사서독’ ‘해피 투게더’ 등 그의 대표작들이 거론되는데 ‘아비정전’이 그의 생전의 고독과 오버랩될 만한 결정적인 작품일 것이다.‘아비정전’은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 홍콩을 대표하는 예술적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선언을 한 효시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주인공들의 라인업에 대단한 액션영화인 줄 착각하고 표를 산 관객들의 ‘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현재 극장가에서 흥행 중인 ‘레디 플레이어 원’은 1980년대의 각종 인기 영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거나 대사로 인용하는데 특별히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공포영화 ‘샤이닝’(1980)의 일부 장면을 구현한다. 이에 따라 공포영화의 교과서라 할 ‘샤이닝’에 대한 관심이 재현되고 있다.콜로라도 산맥의 오버룩 호텔은 5~10월 겨울엔 관리인만 남겨두고 문을 닫는다. 돈을 벌기 위해 교사를 때려치우고 소설가로 전업한 잭(잭 니콜슨)은 돈도 벌고 소설도 쓸 이 최적의 조건을 좇아 아내 웬디(셜리 듀발)와 아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이번 주 극장가엔 모큐멘터리 호러 ‘곤지암’(정범식 감독)과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7년의 밤’(추창민 감독)이 개봉된다. 살짝 장르는 다르지만 공포를 유발한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하는 두 영화다. 공포물은 겁과 고통을 통해 다른 상처를 치유하고 해소하려는 관객의 심리를 노린다.무섭다며 눈을 질끈 감거나 진땀을 흘리거나 오한을 느끼면서도 공포영화를 보는 심리는 연신 찬물을 들이키면서도 매운 음식을 즐기는 배경과 유사하다. 매운맛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라는 기본적인 미각과 달리 입안 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내달 1일과 3일 북측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에 남측은 싸이를 합류시키려 하지만 북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는 왜 싸이를 애써 평양 무대에 세우려 하고, 북측은 왜 반대하는 것일까?한 매체는 우리 정부가 평양 공연에 세울 K팝을 대표하는 가수 우선순위로 싸이를 꼽았다고 썼다. 흥을 돋워 남북이 소통하는 데 결정적인 인물일 것이란 판단이었다고. 2014년 북한에서 소녀시대의 ‘제기차기춤’과 싸이의 ‘말춤’을 가르치는 댄스 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은 아무 생각 없이 웃자고 봤다가 한쪽 가슴은 뭉클해서 뜨겁고, 다른 쪽 가슴은 찔려서 ‘앗, 뜨거워’라고 할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사유를 유발하는 봄바람 같은 작품이다. 50대 초반의 석근(이성민)은 아직도 아내 담덕(장영남)과 키스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다.문제는 ‘넘치는’ 정열. 지금까지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워왔다. 예전에 롤러코스터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를 떠돌며 화려한 여성편력을 자랑했던 그는 이젠 제주도에 택시 운전기사로 정착해 로컬 바람둥이로 활약(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정유정의 동명 소설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7년의 밤’은 시종일관 음울하다. 호러 장르가 아니지만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음산하고 괴기스럽다. 장동건 류승룡 송새벽 고경표, 4명의 남자가 펼치는 연기 대결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2004년.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은 세령호를 막아 건설한 세령댐으로 인해 수몰된 지역을 품고 있는 탓에 늘 어둡고 축축하다. 이 일대의 최고 권력자는 치과를 운영하는 부동산 갑부 오영제(장동건). 그는 사랑하는 하영과 결혼해 12살 딸 세령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퍼시픽 림: 업 라이징’(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은 ‘퍼시픽 림’을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자로 한 발 물러선 속편으로 사이즈를 더 키웠다. 외계 종족 프리커서가 인류 멸절을 위해 환태평양 지역의 차원 통로인 브리치를 통해 거대 괴물 카이주를 보냈던 2025년.인류는 범태평양연합방어군을 결성하고 카이주와 유사한 사이즈의 로봇 예거를 앞세워 승리한다. 그로부터 10년 뒤. 지구는 겉으론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내부적으론 몸살을 앓고 있다. 키 80m, 몸무게 2000톤의 예거들과 카이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미래형 SF다. 얼핏 외형상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초중고생 용인 듯하지만 1980년대를 중심으로 한 20세기의 문화를 담아 고른 연령층의 추억을 소환해줄 폭넓은 포용력을 자랑한다.공해, 인구 증가, 실업, 빈곤 등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을 향해 치닫는 암울한 2045년의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5년 전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를 만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잘 만든 공포 영화 ‘기담’의 정범식 감독이 또다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을 호러 ‘곤지암’을 들고 나왔다.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인 소위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가볍게 시작해 무섭고 무겁게 매조지는데 스타일은 익숙하되 세련됐고, 메시지는 확실하게 집중한다.남양신경정신병원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한다. 1980년대 후반 다수의 환자들이 집단 의문사한 가운데 원장이 자살했고, 1990년대 폐업했으며, 건물주가 해외로 도피함으로써 건물이 방치돼 폐가가 됐다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적지 않은 영화와 달리 드라마나 예능은 굳이 철학을 담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럴 여유도 없고, 그걸 원하는 시청자도 없기에 그랬다간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불이익이 오기 때문이며, 그런 예술적이고 작가적인 인력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지난 16일 마지막으로 방송된 tvN ‘윤식당2’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매우 심오한 철학적 설파를 남겼다. 바로 행복의 조건과 자신만의 삶에 대한 고찰이었다.스페인 가라치코에 차려진 ‘윤식당’을 찾은 한 현지 손님이 “한국은 세계에서 일을 가장 많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언제부턴가 ‘힐링’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메마른 도시생활과 빡빡한 경제활동에 지친 현대인의 육체적, 정신적 휴식과 치료를 의미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가 흥행에 성공한 건 그만큼 현대인의 힐링에 대한 갈증이 심하기 때문일 것이다.‘리틀 포레스트’는 외형적으로 ‘N포세대’의 고민과 그 설루션에 대한 이상적 정답을 담았는데 사실 그 대상은 젊은이뿐만 아니라 현대인 대부분이다. 서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대학을 다니면서 준비해온 임용고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