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피터 잭슨 각본, 제작의 ‘모털 엔진’(크리스찬 리버스 감독)은 ‘터미네이터’보다 밝고, ‘매트릭스’보다 쉬우며, ‘A.I.’보다 희망적인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다. 미래의 암울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생존경쟁을 외형으로 한, 의외로 따뜻한 그리스신화의 재구성이다.야욕에 물든 고대인(21세기 인류)이 메두사라는 양자 무기로 지구의 지도를 바꾼 뒤 각 도시는 거대한 기관에 의해 이동하면서 서로 약탈하며 살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런던이 소도시들을 삼키며 세력을 키우는 가운데 그에 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시 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부탁 하나만 들어줘’(폴 페이그 감독)는 가정주부를 통해 미국 사회를 풍자한다는 점에서 썩 세련됐다. ‘나를 찾아줘’ ‘서치’ ‘사라진 밤’ 등의 일정 부분이 연상되지만 매우 미국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시각으로 미국 사회를 해부하는 점이 아주 영리하다.스테파니(안나 켄드릭)는 교통사고로 남편과 오빠를 잃은 뒤 어린 아들 마일스와 둘이 산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요리 솜씨를 많은 누리꾼과 공유하는 취미생활로 외로움을 달랜다. 패션회사 중역 에밀리(블레이
[미디어파인=유성호 문화지평 대표의 문화‧관광이야기]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파주장단콩축제를 끝으로 올 41개 문화관광 축제가 막을 내렸다. 필자는 관광문화축제 평가위원으로 평가 배정된 축제 이외에도 몇 곳의 축제를 다녀왔다. 일반 방문객으로 접했던 축제와 평가위원의 시각으로 보는 축제가 확연히 다르단 것을 체감한 시간이었다. 축제를 종합해 본다.파주장단콩축제는 수도권 인접지역이라는 장점과 어느 때보다 훈훈한 남북화해 무드에 힘입어 마지막 날까지 상당한 방문객이 다녀갔다. 전날 오전 강설로 주춤했던 인파가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승동교회] 탑골공원을 지나 인사동으로 접어드는 초입, 작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인사동이 그 이름을 갖기 전부터 이곳에 있던 터줏대감 승동교회가 있다. 지금이야 고층 빌딩에 가려져 놓치기 쉽지만 건립 당시엔 북한산을 배경으로 솟아난 기념탑처럼 웅장했다.승동교회는 1893년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 사무엘 포먼 무어 목사가 곤당골 교회를 설립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시엔 최하층 신분의 백정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해 별칭 ‘백정교회’라 불리기도 하였다.1904년 승동(現 인사동)에 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달 29일 개봉된 ‘소녀의 세계’(안정민 감독)와 오는 6일 개봉되는 ‘다영씨’(고봉수 감독)는 사랑을 소재로 하기에 멜로 영화가 점점 사라져가는 극장가의 단비 같은 작품이라는 관객들의 반가움과 기대를 받고 있다. 아무리 저예산 독립영화라지만 왜 하필 고색창연한 ‘순수한’ 사랑일까?‘소녀의 세계’의 무대는 한 여자고등학교 연극반. 1학년 선화(노정의)와 단짝 지은은 교내 우상인 3학년 하남(권나라)을 우러러본다. 선화 언니 3학년 선주는 급우 수연(조수향)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다. 교내 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사람들 간의 따뜻한 정을 그리기로 유명한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베일리 어게인’에게 배정된 상영관과 횟수가 안타깝다는 관객들에게 그가 시각효과의 거장 조 존스턴과 공동 연출한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선물이 될 듯하다. 게다가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크리스마스이브. 소녀 클라라(매켄지 포이)는 언니 루이스, 남동생 프리츠와 함께 아버지로부터 세상을 떠난 엄마 마리가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을 받고 뜯어본다. 루이스는 엄마가 가장 아끼던 옷을, 프리츠는 호두까기인형을, 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이 개봉 이틀째인 지난 29일 누적 관객 수 50만 2008명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는 전작 ‘오늘의 탐정’ 마지막 회 2.1%의 2배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두 작품은 전혀 다르지만 닮았다.40대 중후반 이하의 연령층에게 ‘평생직장’이란 말은 어색할 것이다. 비정규직, 연봉협상, 고용 재계약, 해고 등의 단어가 익숙할 것이다. 말로는 정규직이라지만 매년 연봉을 조정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해야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음식이 정치다’란 책이 있다.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 연구교수로 계시는 송영애 교수가 지었다. 송 교수는 책에서 ‘음식과 정치는 적어도 본질적인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음식의 본질은 먹어서 생명을 유지하고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있다. 정치와 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 또한 국민들을 잘 ‘먹고’ 잘 사는 데 있지 않는가. 음식이 정치고, 정치가 음식인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송 교수가 말한 ‘음식이 정치다’라는 말은 춘추시대 정치가 관중이 말한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능지천지천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개 같은 내 인생’, ‘길버트 그레이프’ 등의 라세 할스트롬의 신작 ‘베일리 어게인’은 원제 ‘A dog's purpose’에서 보듯 개가 인간의 삶에 주는 의미가 앞선 주제다. 애견인이라면 이유 없이 미소가 번질 테고, 생활에 찌든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삶을 되돌아보게 될 만큼 유쾌하고 따뜻하며 아름답다.어린 레드 리트리버 베일리는 한 불량배에게 붙잡혀 차 안에 갇힌다. 더운 날씨에 목이 말라 탈진한 그를 소년 이든이 발견하고, 그의 엄마 엘리자베스가 창문을 깨 구해준다. 사내 최고 우수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전쟁 스릴러 ‘헌터 킬러’(도노반 마시 감독)는 적지 않은 영화 등 창작물들이 단골 소재로 상상력을 더하는 제3차 세계대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만 내용은 꽤 충실하고, 뭣보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긴장의 장치가 썩 훌륭하다. 특히 사람 사이의 신뢰를 부각하는 메시지는 따뜻하다.러시아 영역 심해. 미군 잠수함 템파베이가 러시아군 잠수함을 쫓아 작전을 수행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러시아 잠수함이 폭발해 침몰하고 템파베이는 외부에서 날아온 어뢰에 의해 파괴된다. 미국은 합참의장 도네건(게리 올드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현실 공포 스릴러 영화라는 수식을 달고 있는 ‘도어락’(이권 감독)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기는 공포 중 하나인 1인 가구라는 형태에 의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두려움을 다룬다. 외출 후 돌아오면 아늑하고 따뜻해야 할 집이 누가 침입한 듯 어두우면서도 싸늘한 냉기까지 뿜어낸다면?은행 계약직 사원 경민(공효진)은 안전 및 편의성 때문에 봉천동의 한 오피스텔로 옮겼으나 매일 아침 온몸이 찌뿌듯하다. 은행에선 같은 처지의 후배 효주(김예원)와 친하게 지내는데 계약 연장 혹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은행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영씨’는 ‘델타 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등으로 독립영화계에서 돋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고봉수 감독이 연출, 편집, 촬영, 원안/각색의 1인4역으로 완성한 무성흑백영화다. 대사 없이 최소한의 음향효과만 삽입하고, 조연들의 다소 과장된 연기로 포장함으로써 드라마를 극대화한다.튼튼배송 직원 민재(신민재)는 배송업무 중 알게 된 삼진물산 말단 직원 다영(이호정)을 짝사랑한다. 물건을 배송할 때마다 마주치는 그녀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하다. 생각 끝에 그는 튼튼배송에 사직서를 낸 뒤 삼진물산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10대들이 거액을 보유한 눈먼 노인을 우습게 여기고 재산을 털기 위해 그의 집에 들어갔다가 엄청난 공포를 겪게 되는 얘기를 담은 뛰어난 스릴러 ‘맨 인 더 다크’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의 최신작 ‘거미줄에 걸린 소녀’는 매우 스피디하고 스타일리시한 첨단 디지털 액션 스릴러다.16년 전 스톡홀름. 러시아 출신 범죄조직 두목 아버지를 둔 리스베트(클레어 포이)와 카밀라(실비아 획스) 자매는 쌍둥이답지 않게 다르다. 카밀라는 괴물 같은 아버지에게 친근하지만 리스베트는 꺼리더니 결국 홀로 도망친다. 현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후드’(오토 바서스트 감독)는 12세기 잉글랜드 셔우드 숲을 근거지로 활약한 문학상의 의적 로빈 후드를 모티프로 하는데 앞서 널리 알려진 케빈 레이놀즈의 ‘로빈 훗’보다 진지하고,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와는 시선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단 재해석 혹은 리부트로서의 자격은 갖췄다.노팅엄의 귀족 록슬리 가문의 20살 철부지 로빈(태런 애저튼)은 마구간에 말을 훔치러 숨어든 평민 마리안(이브 휴슨)과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이후 그는 아버지가 물려준 대저택에서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록슬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은 김영삼 정권의 말미인 1997년 말의 불과 며칠을 다룬다. 정부의 경제 호황이라는 선전과 달리 나라가 부도 사태에 직면한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야욕과 소신이 다투는 절체절명의 플롯이 손에 땀이 흥건하게 만든다.공권력과 재벌 등의 카르텔로 나라 경제가 엉망이 돼 외국 자본이 속속 빠져나가고, 외국 언론은 한국 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이 이런 현황을 행장에게 보고하자 청와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동명의 자서전을 스크린에 옮긴 ‘새벽의 약속’(에릭 바르비에 감독)은 어둡고도 밝으며, 퇴폐적이고도 아름답다. 천박하면서도 숭고하다. 어려울 듯하지만 매우 쉽고, 예술영화인 줄 알았더니 외려 블록버스터 쪽에 더 가까운 상업영화다. 자본주의적이면서도 진보적이다.1914년 러시아(현재 리투아니아)에서 사업가 아버지와 무명배우 엄마 니나와의 사이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 로맹 카체프는 11살 때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힘든 유소년 시절을 보낸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모자는 폴란드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소녀의 세계’(안정민 감독)는 곱다, 아름답다, 숭고하다. 유명한 스타가 나오는 것도,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것도,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화려한 것도 아니지만 이런 저예산영화라면 여느 상업영화와 견줘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만듦새는 매끄럽고, 메시지는 깊고도 강렬하다.고1 선화(노정의)는 밥상에서 어제 쓴 돈을 고백하는 검소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살지만 고3 언니 선주에게는 불친절하다. 선화의 단짝 지은(김예나)은 후배들의 우상인 고3 하남(권나라)을 짝사랑한다. 선화는 졸업 연극 ‘로미오와 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프리퀄 5부작 중 두 번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데이빗 예이츠 감독)는 첫 번째 얘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오묘하며 신묘하다. ‘해리 포터’나 전편을 못 봤든, 봤든 재미는 보장하지만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더 큰 재미를 놓칠 수 있으니 집중, 또 집중!1927년. 미국 마법부는 뉴트(에디 레드메인)의 활약으로 잡힌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에게 가혹한 죗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유럽으로 이송하는데 그린델왈드는 마법으로 간단하게 탈출한다. 그는 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이나영(엄마)이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선택한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는 흥행 성적을 떠나 최근의 한국 예술영화 리스트에서 주목받아 마땅할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끝날 때까지 장르를 규정하기 힘든 묘한 분위기, 그리고 인생과 가족의 얘기를 담아 전하는 메시지는 장엄하다.2017년. 중국의 19살 조선족 젠첸(장동윤)에게 병든 아버지(오광록)가 “살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엄마를 보고 싶다”며 엄마의 사진을 내놓는다. 사진 뒤에는 엄마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쇼호스트 스타 유난희가 최초라는 명함을 더 썼다. 지난달 18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케이블TV 롯데홈쇼핑과 CJ오쇼핑을 옮겨가며 생방송되는 ‘유난희 쇼’(제작 더파워셀러-TPS)로 한 프로그램의 두 채널 편성, 케이블TV 홈쇼핑 사상 첫 외주제작 프로그램,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형 홈쇼핑 방송 등의 최초 기록을 또 올린 것.유난희는 ‘대한민국의 최초 쇼핑호스트’ ‘뉴미디어 케이블TV 아나운서’, 그리고 그 이력으로서의 ‘최초의 화장품 전속모델’ 기록 보유자다. 방송사 아나운서 시험에서 22번 낙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