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7일 첫 방송된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은 6.7%의 시청률로 1위에 올랐다. 기득권을 지닌 MBC ‘나쁜 형사’와 SBS ‘복수가 돌아왔다’가 압도적으로 강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대체적인 총평은 조들호 혹은 박신양의 2년 10개월 만의 귀향이 반갑다는 분위기다.전편의 17.3%의 최고 시청률에 비교하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이제 첫걸음이란 점을 감안할 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우선 시청자들이 강점으로 꼽은 건 군더더기 없이 스피디한 진행,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9일 개봉될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는 장르, 흥행 성적, 평가 내용 등을 모두 떠나 한국 영화사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하고, 한국 영화인들이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값어치를 지녔다. 그 이유는 국어학이나 철학 등에서나 다룰 법한 내용을 독립정신에 연결해 주체의식을 고취하고 있기 때문이다.때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말. 일제는 조선의 민족정신을 멸절시키기 위해 창씨개명과 조선말 금지 정책을 폭력적으로 실시한다. 하지만 지식인 정환은 지하에 조선어학회를 설립해 8도의 사투리를 모으고 그중에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00년. 러시아 해군 북방함대 소속 대위 미하일(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은 전우들과 함께 한 전우의 결혼식 축하연 준비 중 샴페인을 사는 데 돈이 부족하자 손목시계를 풀러 해결한다. 8월 10일. 미하일 등 118명을 태운 축구장 2개보다 큰 핵잠수함 쿠르스크가 북극해 남쪽 바렌츠해로 훈련차 출항한다.이틀 후 어뢰 하나가 과열돼 예정된 훈련 시각보다 빠른 발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함장은 매뉴얼을 고집하고, 어뢰는 이내 폭발한다. 전 선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첫 폭발의 영향으로 나머지 어뢰들이 연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영화 ‘1987’ ‘1급기밀’ ‘광해, 왕이 된 남자’, 드라마 ‘대장금’ ‘올인’ ‘야인시대’. 새해를 맞아 데뷔 32년째인 배우 서진원(50)이 출연한 작품들이다. 서진원은 연극배우로 출발해 시나리오 작가를 겸한 다작 배우로 맹활약 중이지만 다수의 대중에게 그는 아직도 무명 배우고, 스스로는 신인이라 말한다.그는 결혼해 고교생 아들도 하나 있다. 아무리 아내가 맞벌이를 한다고 하지만 유명 연예인만큼 풍요로울 순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아내에게 생활비 걱정 한 번 시킨 적 없다. 그만큼 배우의 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8년 끝 무렵 지상파 방송 3사는 예외 없이 ‘연기대상’ ‘연예대상’ ‘가요축제’ 등의 자체 행사를 성대하게 열었지만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시청자는 SBS의 이승기 연예대상 수상의 취소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요구할 정도다. 자체적인 문제 인식이 시급하다. 시청자들은 SBS 연예대상에서 백종원이 소외된 데 대해 아쉬움을 넘어 분통을 터뜨린다. 그게 거창한 시상식 뒤의 의례적인 양비론이라고 애써 외면하려 든다면 행사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시청자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그린 북’은 ‘덤 앤 더머’,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으로 코미디에 일가견을 보여 온 피터 패럴리 감독이 이제 거장의 반열에 오를 준비가 됐다는 걸 대놓고 으스대는 듯한 영화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의 재미와 감동에 지성과 감정, 예술과 감성, 그리고 인종차별 등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웅변한다.1962년 뉴욕.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비고 모텐슨)는 사랑하는 아내 돌로레스(린다 카델리니)와의 사이에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친척들과 대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떠버리 토니’로 불리는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내안의 그놈’의 티케팅을 결정하는 키는 강효진 감독이 ‘조폭마누라’(2001‘의 각본가이고, 혼수상태에 빠진 미혼 변호사의 영혼이 아줌마의 몸에 들어가는 ’미쓰 와이프‘(2015))의 연출자라는 데 있다. 판타지와 코미디가 결합한 휴머니즘 드라마인데 박성웅에게 기대를 ’거느냐, 마느냐‘도 관건이다.40대의 H기업 사장 판수(박성웅)는 젊은 시절 건달이었고 사랑하는 여인 미선(라미란)이 있었지만 출세를 위해 H그룹 회장(김홍파)의 딸과 결혼한 뒤 사업가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부하 현철(이준혁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코미디에 강세를 보인 뒤 ‘타짜-신의 손’으로 스케일의 확장마저 성공한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는 썩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흥행에선 ‘범블비’ ‘아쿠아맨’은 물론 ‘마약왕’과 개봉한 지 한참 된 ‘보헤미안 랩소디’에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153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의 평가와 흥행이 다른 표리부동의 현상은 유물론과 관념론의 대립 같다.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은 긍정이 강세다. 재미와 감흥, 메시지까지 모두 잡았다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다잉’(페르난도 프랑코 감독)은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뱅갈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은 스페인 영화다. 제목은 삶과 죽음이 결코 다르지 않고 서로 깊게 연관된다는 이항대립, 양가성, 모순, 역설 등을 내포한다. 스산한 겨울 날씨만큼이나 가슴이 시리고, 콧등이 시큰해지는 심리적 멜로다.전문직 여성 마르타(마리안 알바레즈)는 연인인 대중음악가 루이스(안드레스 게르트루디스)와 한적한 해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행복한 여행에서 돌아온 루이스는 건강검진 결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음을 뒤늦게 고백한다. 루이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코어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 ‘스윙 키즈’가 강적 ‘마약왕’과 ‘아쿠아맨’ 사이에서 선전 중이다. 내년 1월 3일엔 구소련의 저항과 자유의 아이콘 빅토르 초이를 내세운 록 무비 ‘레토’가 개봉된다. 음악은 영화의 유닛이지만 연출이나 배우 못지않게 중요하고 때론 절반 이상이다.퀸의 리드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북측 군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전과를 올린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로기수, 펑크록그룹 키노의 리더 겸 유명 영화배우 빅토르 초이의 공통점은 시대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PMC: 더 벙커’(김병우 감독)는 군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식 팝콘 액션 무비다. 124분의 러닝타임 내내 영화에 몰입돼 잡생각이 개입할 틈이 없고, 마치 현장의 요원이 된 듯 생사의 기로에 서서 게임인지 전쟁인지 모를 액션에 심취하게 된다. 하정우의, 에 의한, 를 위한 원맨쇼다.남과 북의 화해모드가 무르익는 중인 가까운 미래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맥그리거는 재선을 위해 발악하지만 떨어진 지지율 회복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망명을 요청한다. CIA 팀장 맥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일제 강점기 우리말을 지키려는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말모이’(엄유나 각본, 감독)는 재미나 완성도를 떠나 미국이 ‘늑대와의 춤을’이나 ‘포카혼타스’를 만든 걸 거울삼아 한국 영화계가 본받아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교훈적이다. 주시경이 우리말을 지키려 애쓰다 세상을 떠난 뒤 1941년.경성제일중고 이사장 류완택은 친일매국노지만 아들 정환(윤계상)은 조선어학회 대표가 돼 문당책방 지하에서 은밀하게 국어사전을 만들고 있다. 아내를 잃고 중학생 덕진(조현도)과 7살 순희(박예나) 남매를 키우는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스핀오프 ‘범블비’(트래비스 나이트 감독)는 일단 오리지널의 장황하고 황당하며 억지스러운 허점과는 거리를 둔다는 게 보기 좋다. 단순함과 기초에 충실해 오직 로우틴용 오락물이란 정체성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충분히 먹힐 듯하다.1987년.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은 사이버트론에서의 디셉티콘과의 지루한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자 은신처를 마련하라며 병사 B127을 지구로 파견한다. B127은 번스(존 시나) 요원이 이끄는 지구 군대의 공격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스윙 키즈’(강형철 감독)가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KBS2 ‘땐보걸즈’가 지상파 월화드라마 중 성적은 꼴찌임에도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의 외형이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거제도의 ‘루저’ 청년들의 춤에 대한 열정을 다룬다.‘스윙 키즈’의 무대는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다. 전직 브로드웨이 탭 댄서인 흑인 병사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새로 부임한 소장의 승진을 목적으로 한 명령에 따라 포로 로기수(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은 전작 ‘내부자들’보다 누아르적 색채를 더 진하게 띠며 암울한 시대를 더욱 풍자적으로 그린다는 점에서 좀 어렵다. 컬트적 분위기의 미술과 미장센이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연극적 장치까지 강조돼 중반 이후 내내 어둡더니 끝부분에서 송강호의 초월적 연기가 방점을 찍는다.박정희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크게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유신헌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장기집권 시대를 연 1972년. 부산의 이두삼(송강호)은 사촌동생 두환(김대명)과 함께 밀수로 돈을 벌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레토’(카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는 칸국제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핸디캡일 만큼 재미를 갖춘 아트버스터다. 아직도 많은 러시아인들의 가슴속에 우상으로 남아있는 한국계 로커 빅토르 초이를 기리는 차원을 넘어선 ‘택시운전사’와 ‘1987’의 메시지를 담은 판타지-컬트-록 무비다.1981년 레닌그라드. 인기 로커 마이크(로만 빌릭)는 자신의 밴드 주파크 멤버 및 그들의 연인들과 바닷가로 놀러 간다. 멤버 중 펑크가 초대한 촌뜨기 청년 빅토르 초이(유태오)와 리오샤가 합류한다. 그 자리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아쿠아맨’(제임스 완 감독)은 매번 MCU에 자존심이 상했던 DCEU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외형으로만 봤을 땐 그나마 호평을 얻었던 ‘원더우먼’에 비교해 훨씬 호화롭고 웅장하다. ‘스타워즈’를 넘어 폴리네이시안을 정복한 하와이, 뉴질랜드, 호주의 신화를 미국식으로 완성한다.1985년. 아틀란티스의 공주 아틀라나(니콜 키드먼)는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육지로 도망친 뒤 등대지기 톰과 사랑에 빠져 아들 아서(제이슨 모모아)를 낳는다. 그러나 왕의 친위대가 나타나 위협하자 톰과 아서를 위해 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애니메이션 ‘그린치’(스콧 모지어, 야로우 체니 감독)는 론 하워드 감독, 짐 캐리 주연의 동명의 실사영화(2000)에 비하면 한결 간단하고 쉬우며 밝다. 유머는 일루미네이션답게 극대화했다. 눈의 마을 후빌에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오고 사람들은 코앞에 닥친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들떠있다.도나는 밤에는 일을 하고 낮에는 딸 신디 루의 뒷바라지와 쌍둥이 형제의 육아를 하는 ‘슈퍼 맘’이다. 활발한 성격의 신디 루는 엄마에게 힘을 보탤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와 직접 대면할 결심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이쯤 되면 ‘냄비근성’이란 말이 결코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들불처럼 화르르 일어났다 언제 그랬냐 싶게 잠잠해지는 특유의 바람몰이. ‘빚투’가 연예스타의 도덕성을 검증하거나 훼손하고 있는데 ‘미투’가 권력의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일으킨 것과는 좀 다른 양태다.연예인의 부모에게 돈을 빌려줬거나 유사한 도움을 줬지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폭로와 고소가 줄을 잇고 있다. 팩트 자체야 과할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 다만 모든 걸 떠나 미필적 고의로, 혹은 고의적으로 연예인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윙 키즈’는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을 모두 제치고 강형철 감독의 대표작으로 당분간 기록될 만큼 재미, 드라마, 메시지, 캐릭터들이 탄탄하다. 이 영화는 역사고, 뮤지컬이다. 오락물이자 교양서적이다. 온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향락이자 가슴이 미어지는 비극이다.한국전쟁 끝자락. 실질적인 결투 세력인 미국과 중국은 서로 자신들의 포로수용이 제네바협정에 따라 인도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여론몰이용 언론플레이 대결을 하는 중이다. 미군이 통제하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엔 북측 군인을 비롯해